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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해외

[금강산 여행] 10. 얘네들은 인간이 아니더라~ 환상적인 교예공연

금강산 관광 중에서 가장 놀라웠던 것이 바로 금강산 문화회관에서 하는 교예공연이었다.
단순히 할아버지나 할머니가 좋아하는 서커스류라고 생각했던 내 예상을 여지없이 깨버리고
환상적인 공연으로 나의 입에서 탄성이 나오게끔 만들었던 공연이었다.
안 보고는 그 맛을 모를 것이요. 보고 나서는 놀라움에 탄성이 절로 나올 수 밖에 없는 공연이다.
같이 보러간 많은 동료들도 이 공연만큼은 누구나 이구동성으로 이런 얘기를 했다. "죽이네~"


공연장소 : 금강산 문화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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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정각 서관쪽에 있는 문화회관이다. 돔 형식으로 되어 있는 회관으로
겉보기는 매우 그럴싸하나 내부는 그리 좋다라고는 말하기 힘들다.
그렇다고 좋지 않다는 것 또한 아니다. 그냥 그저 그렇다는... 장소는 그렇지만
공연 내용은 지금까지 본 어떤 공연보다도 최상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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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회관 내부에 들어서면 볼 수 있는 벽화다. 촌스럽기 그지 없다.
벽화만 보면 마치 3류 서커스 같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지만 결코 아니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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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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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은 북한 사람일까요? 남한 사람일까요? 남한 사람이다. 근데 북한 사람처럼 보인다. ^^
현대 아산 직원이다. 무슨 팀장이라고 하던데 기억이 잘 안 난다는...
공연 시작 전에 주의 사항과 함께 설명을 하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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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 전에 전부 나와서 이렇게 차렷 자세로 서 있고, 한복을 입은 여자가 마이크를 들고 소개를 한다.
혹시라도 금강산 관광을 가는 사람이라면 마지막 사진에 있는 맨 앞줄 중간에 있는 여자를 주목~!
아줌마처럼 보이는 이 여자. 내 입에서 탄성이 나오게 만들었던 여자다. 뭘 했길래? ^^


교예공연 사진

공연 시작할 때 현대 아산 팀장이 얘기를 해줬다. 사진 못 찍는다고... 그래서 사진이 없다.
물론 그런다고 내가 안 찍을 놈이 아니지. 시도는 했다. 그 사진이 첫번째 공연이었던
"눈꽃조형"이라는 공연인데, 흔들려서 제대로 찍지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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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찍을 때 카메라 플래시도 터뜨리지 않고 찍었다. 왜? 들킬까봐서...
내가 맨 앞줄 바로 다음줄에 앉아서 대부분의 공연을 고개를 들고 봐야했다.
그러다 보니 카메라로 찍으려면 카메라를 들 수 밖에 없었던 자리였기에
내가 찍는 것을 본 직원이 뒤에서 뛰어와서 나보고 한다는 소리가
"사진 찍으시면 안 돼요." "예에~"

금강산 관광을 가 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뭐 잘못하면 벌금이다.
그래서 '벌금 내겠군' 생각하고 사진 찍는 것은 포기했었다.
그래서 위 사진 한 장 그것도 제대로 찍히지도 않은 게 전부다.
근데 중요한 것은 나는 시도라도 했다는 거다. 아무도 시도한 사람이 없었다는 점.
적어도 내가 관람할 때는 말이다. 다행인 것은 벌금은 물지 않더라는...
아쉽다. 계속 시도할껄~~~


뭐가 대단한가?

사실 위의 첫번째 공연은 나에게 그리 대단하지 않았다. 서커스구먼. 참 잘 하네.
뭐 그런 수준의 것이었다. 그러나 공연이 진행될 수록 점점 달라져갔다.
하다못해 저글링을 하더라도 이게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류의 저글링이 아니었다.
상상을 거의 초월할 정도 수준이라는 거다.

그래서 공연을 보다보면 점점 사람들이 기대를 하기 마련이다.
분명 뭔가가 있을 꺼라는 기대. 그리고 그 기대 이상을 충족시켜준다는 거다.
그러니 대만족할 수 밖에 없는 공연이다. 이런 공연은 세계 어디에 내놔도
성공을 할 수 밖에 없을 텐데...  통일이 되면 이건 내가 볼 때 매우 좋은 문화 콘텐츠 상품이다.

행위 예술을 하는 것만 봐도 확실히 북한답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사람이 어떻게 저렇게 유연할 수 있을까 하는 부분이야 요즈음 요가도 성행하고 하니
별로 눈에 들어오지 않지만 유연성에 더해진 균형감각은 정말 사람으로서 이해하기 힘들 정도 수준.
정말 엄청난 노력을 하지 않고서는 그런 균형감각은 기르기가 힘들 듯 하다.
거기에 유연하면서도 힘이 있다. 유연하게 어떤 동작을 취하면서도 마무리는 절도 있게 끊는다.
유연함과 강함의 조화. 거기에 인간으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Balance.
직접 보지 않고는 느끼기 힘들 것이다. 돈을 줘도 아깝지 않을 공연이었다.


근데 점점 나오는 공연들이 인간으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행위 예술을 하는데 너무 멋졌다.
현대 아산의 금강산 관광 홈페이지에 보면 공연에 대한 소개가 나와 있는데
4개를 제외하고는 내가 관람할 때는 보지를 못했고, 내가 정말 대단하다 생각한 공연들
대부분은 여기에 소개되어 있지도 않다. 그래서 너무 아쉽다. 사진을 찍어와서
소개를 해줬으면 정말 좋았을 텐데 말이다.


기억나는 공연들

사실 내가 다 기억하지를 못한다. 공연들 각각의 공연명을 기억하지 못해서
나누어서 설명하기는 애매하기에 그냥 기술한다. 공연명 없이 숫자만 붙여서...
공연명만 기억하지 못하는 게 아니라 그 많은 공연들(아마 15~20여개 정도 되는듯 한데)
기억을 못해서 생각나는 것만 우선적으로 적는다. 기억나는 대로 업데이트 할 생각이다.

그리고 공연들 중에는 짠한 느낌이 드는 공연들도 있다.
그것은 통일을 염원하는 메시지가 담긴 공연들이 있는데
같은 민족으로서 가지는 어떤 공통된 정서를 자극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1.
위에서 사진에 한 여자를 주목하라고 했다.
교예공연을 보다 보면 공연 시작 전에 사회자(위에서 한복입은 여자)가 나와서
소개를 하는데 소개를 하면서 국제교예대회에서 무슨 상 수상 이런 소리가 나오면
일단 기대를 해야된다. 뭔가 대단한 것을 분명히 보여주기 때문이다.

이 여자가 나왔을 때도 사회자가 그렇게 얘기했다.
내심 기대를 하고 있는데 나오는 여자를 보고 몸매며 얼굴이며 아줌마네라는 생각에
뭐 별 거 있겠나 싶었다. 단검과 대검을 들고 나온다. 대검 뒤에는 쟁반이 있고
쟁반 위에는 유리로 된 잔이 있으면 잔 안에는 물이 들어 있다.
단검을 입에 문다. 그리고 대검의 날끝을 단검의 날끝에 댄다.

오~ 저게 가능한가? 단검을 물고서 단검 끝에 대검의 끝을 댄다.
그리고 손을 가볍게 뗀다. 단검 끝에는 대검이 있고 대검의 끝에는 쟁반 위에 물잔이 있다.
중심을 잡고 서 있는 거다. 이 정도만 해도 대단하다. 어찌 저게 가능할까 신기했다.
목이 무척이나 아플 듯 한데... 대단한 균형감각을 보여주는 듯 했다.

그런데 갑자기 그네줄이 내려오고 그것을 잡는다. 그리고는 그걸 문 상태로
그네를 타는 거다. 그러면서 무대 위로 솟구친다.
이 때 난 소리 질렀다. 경악을 금치 못했다. 어찌 이럴 수가 있을까?
그냥 서있는 것만 해도 대단한데 그네를 타고 무대 높은 곳에서
왔다 갔다 하며 별의별 자세를 다 취하는 거 아닌가?

정말 놀라웠다. 잊을 수가 없다. 그 장면을... 그런 상태에서 그네를 탄다면
대검과 대검위의 쟁반 그리고 그 위에 물잔들이 어떻게 될까? 상상이나 가는가?
물 한 방울 떨어뜨리지 않고 하는 그 공연에 정말 박수를 쳐줄 수 밖에 없었다.
개인적으로는 이게 제일 기억에 남는 공연이었다.

2.
북한의 사람들을 보면 대부분 키도 작고 깡말랐다.
근데 우리보다 유일하게 몸 좋은 사람들이 교예공연단원들이었다.
특히나 장대재주를 하는 사람들의 몸은 거의 남자체조 선수들 정도.
이 공연도 사회자가 국제교예대회에서 수상한 작품이라고 소개를 했다. 내심 기대.

이 뭐하는 거냐면 TV에 핸드폰 선전으로 핸드폰 90도 꺾이는 것을 표현한 남자 기억할 꺼다.
길거리에서 봉을 잡고 자신의 몸을 바닥과 수평하게 만든 모습.
너무도 멋있어 보여서 동생도 그것을 한참 연습해서는 결국 하게 되었다는...
그런 거 하는 건데 TV 선전에 나왔던 그거는 애들 장난 수준이다.
갓 태어난 아이가 몸을 뒤집는 정도의 수준이고 여기 공연은 성인이 뛰는 수준.

별의별 자세에 별의별 포즈에 별의별 퍼포먼스를 선보이는데 정말 볼만하다.
그냥 웃음 밖에 안 나온다. 사람이 아니다. 다 원숭이다.
여러 명이 나와서 하는 거라 개인 특기를 보여주는 것도 있고
단체로 하는 것도 있는데 이 사람들 체조 경기 나가면 꽤나 성공할 듯. ^^

3.
남자와 여자 둘이서 원형 쇠틀 안에서 하는 행위 예술 이것도 참 놀랍다.
유연성 뿐만 아니라 절도 있는 몸동작에 정말 넋을 놓고 볼 정도 수준이다.
인간의 신체가 어찌 이리 아름다울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들게 만들었던...

4.
공연 중간 중간에 관객들 동원하는 공연이 있다.
무대 설치를 위해서 시간을 벌어야 하는 막간 공연인 듯 생각되는데 재미 위주로 구성되어 있다.
이 때 동원된 관객들 다 회사 사람들이었다. 회사 사람들이 앞줄을 거의다 차지하고 있어서...

아는 사람이 올라가서 우스개짓하니 얼마나 우습던지...
나중에는 그 때 했던 액션 따라하면서 놀리기까지 했던...


공연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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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이 끝나면 무대 위로 다 나와서 이렇게 인사를 한다.
이 때 흘러나오는 노래도 짠하다. 다시 만나자는... 통일되서 다시 만나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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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끝나고 일어서서 손 흔드는 밴드 구성원들.


공연단은 어떤 대우를?

셋째날 만물상 코스를 가기 위해서 버스로 이동 중에 이 교예공연단들의 숙소를 지나치게 되었다.
삼엄한 경비에 성과 같은(그렇다고 영국의 Castle을 상상하면 안 된다.) 곳에 합숙한다고 한다.
4살 때부터 발탁되어 와서 여기서 살면서 연습만 한다는데... 북한에서는 장관급 대우를 해준다고...

근데 여기서 드는 한가지 의문. 그러면 교예공연단은 교예공연단들끼리만 사랑(?)할까?
그들끼리만 결혼할까? 매우 궁금하다. 매우~ 차마 물어보지를 못했다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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