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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사람의 얼굴은 자신이 만들어 가는 것

주민등록증을 분실한 지가 꽤 된 듯 하다. 지금 들고 있는 지갑을 선물 받은게 작년 7월 즈음이니 그 이전에 지갑 분실과 동시에 주민등록증을 잃어버렸다고 생각하면 꽤 오랫동안 주민등록증을 소지하지 않고 있었던 셈이다.

그래도 신분 확인을 할 일이 있으면 운전면허증이 있어서 불편함을 몰랐다. 그런데 최근 LG텔레콤에 신규 가입을 하려고 운전면허증을 제시하니 내가 소지한 구 운전면허증은 신분증으로서의 효력이 없다는 거다. 새로 나온 운전면허증(사진 두 개 부착되어 있는)이래야 가능하다는 거다.

원래 운전면허증 갱신이 원래 2007년 7월 27일이었지만, 그 때 당시 우편으로 갱신이 2년인가 연기되었다는 통보를 받은 것으로 기억한다. 현재 갖고 있는 운전면허증으로는 신분 증명을 할 수가 없다니... 주민등록증을 만드는 수 밖에 없었다.

아주 오래 전에 주민등록증을 분실하고 재발급 받으면서 적어두었던 글 "주민등록 분실시"라는 글을 한 번 확인하고 그냥 동사무소에 갔더니 최근 6개월 이내에 찍은 3X4 사진 1매가 필요하다는 거였다. 그래서 동사무소 인근의 스튜디오에 갔다. (그래서 "주민등록증 재발급 절차"란 새로운 글을 적고 기존 "주민등록 분실시" 글은 수정했다.)

스튜디오에서 음악이 흘러나온다.
복의 근원 강림하사~ ... 고마워라, 임마누엘 예수만 섬기는 우리 집 ...
나 : 교회 다니세요?
주인 : 예.
나 : 어느 교회 다니세요?
주인 : 벧엘교회요. 교인이신가 보네요?
나 : 집안은 기독굔데요 저는 신은 믿지만 종교는 갖고 있지 않습니다.
주인 : 나중에 하느님께 큰 벌 받아요. (웃음)

위 찬송가는 내가 잘 기억하고 있는 찬송가다. 교회에서 가끔씩 가족 합창 대회와 같은 것을 할 때가 있다. 내가 기억하기로는 초등학교 6학년 때에 친척들과 다함께 불렀던 찬송가가 바로 저 찬송가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어쨌든 같은 교회는 아니지만 교인인지라 퍽이나 친절하셨던 주인분이셨는데, 사진도 참으로 잘 찍어주셨다. 뽀샵 처리까지...

사진을 보고 나서 어머니께서 그러신다. "운전면허증 사진 그거는 절대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지 마라. 혐오감을 심어준다." ㅋㅋㅋ 어떤 사진이길래? 사실 나도 운전면허증을 신분증 대신으로 보여주기가 싫다. 이유는 사진 때문이다. 도둑놈 같이 보인다. ^^ 아래가 바로 그 사진들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번에 찍은 증명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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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면허증에 있는 예전사진

단순히 뽀샵을 처리해서 그런 것일까? 아니면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인상이 달라져서 그런 것일까? 운전면허증에 있는 그 사진 당시에도 나는 주변에 연배가 있는 손윗 분들에게 이런 소리를 들었다. "승건이, 너도 늙어가는구나." 처음에 볼 때는 독사눈이었는데 점점 눈에서 살기가 빠지는 것을 보고 하는 소리였다.

고등학교 때는 찍은 사진이 별로 없지만 그 때 사진들 몇 개 보면, 눈 아래쪽에 흰자위가 보이는 아주 매서운 눈이었다. 반쯤 뜬눈에 째려보는 듯한 매서운 눈매. 사진에 나온 내 모습들을 보면서 그런 인상은 자신이 만들어가는 것이라는 것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