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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대 할렘가의 마약 보스와 경찰 부패 스캔들 "아메리칸 갱스터" 본문

문화/영화

70년대 할렘가의 마약 보스와 경찰 부패 스캔들 "아메리칸 갱스터"

風林火山 2008.07.21 0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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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평

2008년 3월 31일 본 나의 2,710번째 영화. 영화를 고를 때 주연 배우를 보고 고르는 경우가 있다. 주연 배우가 유명해서 그렇기도 하지만 때로는 어떤 배우와 같은 경우는 영화의 내용이 무엇이든 간에 기본 이상의 재미와 감동을 주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조니 뎁도 그러하고 이 영화에서 나오는 덴젤 워싱턴도 그러하다.

항상 善한 배역을 맡았던 덴젤 워싱턴이 이번에는 惡한 배역을 맡았다. 바로 주인공 프랭크 루카스 역이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는 갱스터 프랭크 루카스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엮어내고는 있어도 프랭크 루카스의 일대기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지 않나 싶다. 실제 영화에서 메인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뉴욕 최대의 경찰 부패 스캔들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이 영화는 흥행성을 고루 갖춘 영화다. 그에 반해 영화 내용에 대한 깊이는 그다지 없다. 이런 사건이 있었다는 것을 영화로 재밌게 구성한 작품 정도다. 그래서 감동이 있는 영화라기 보다는 재미있는 영화라고 보는 편이 좋을 듯 싶다. 그래도 재미있게 볼 수 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이 영화는 볼만하다고 본다.

개인적으로는 여기에 나오는 캐릭터들의 모순성(그건 결국 인간의 모순성)이나 대사들이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그런 부분을 본다면 이 영화가 결코 흥행만을 위해 끄적끄적댄 것은 아니라는 생각도 한다. 문제는 그것을 유심히 살펴보지 않고서는 그다지 발견하기는 힘들고 지나치기 쉬울 뿐이라는 거다.


인간의 모순성

사실 이 얘기는 영화에서 보이는 부분이 있어서 하는 것이긴 하지만 역사 속에서 무수히 많은 사례들이 있다. 비교해서 생각해볼 만한 화두를 던지고 싶지만 영화에 충실해서 인간의 모순성에 대해서 언급만 하는 수준에 머무르려고 한다.

01. 범피 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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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수감사절에 범피 존슨(프랭크 루카스가 모시는 두목)은 할렘가 빈민들에게 먹을 식량을 준다. 1968년 뉴욕판 홍길동이다. 마약으로 돈을 벌어 그 일부를 선하게 쓴다? 그 일부마저도 선하게 쓰지 않는 갱스터가 많은데 그나마 착한(?) 갱스터라 할 수 있을까?

여기서 3인칭 관점에서 생각하지 않고 2인칭 관점에서 생각해보자. 즉 식량을 받는 사람들의 입장에서 생각해보자는 거다. 이게 옳니 저게 옳니 떠드는 지식인들은 정작 자신들을 도와주지도 않는데 이렇게 먹을 거라도 주는 갱스터가 그들에게는 더 나아 보이지 않을까?

02. 리치 로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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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에서 리치 로버츠는 고지식할 정도로 깨끗한 사람이다. 당시의 뉴욕 경찰은 부패할 대로 부패했는데 털어서 먼지 하나 나오지 않을 정도로 깨끗한 형사다. 뇌물수수야 그렇다 쳐도 수사하다 발견한 100만 달러를 서로 들고가는 것은 정말 이해하기 힘든 구석이다.

만약 당신이라면 저 상황에서 어떻게 했을 것 같은가? 그냥 내가 가져가도 누구 하나 뭐라 할 수 없는데 말이다. 길가다가 동전 주운 것과 매한가지인데. 액수의 크니 동전 주운 것과는 다른 것인가? 수사하는 중이니 그렇게 하는게 당연하다 생각하는가? (수사 중에도 얼마든지 동전을 주울 수 있는데)

만약 이 돈을 개인이 가져갔다고 해서 그것을 비도덕적이라고 할 수 있는가? 만약 그것이 비도덕적이라고 한다면 왜 그렇게 판단을 하는 것인가? 이 영화를 보면서 나는 사실 이러한 부분들을 많이 발견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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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적으로는 깨끗한 리치 로버츠는 이혼 소송중이다. 일에 미쳐서 가정을 돌보지 못한 것까지는 이해를 해도 아내와 공원을 같이 거니는 중에도 다른 여자에게 한 눈을 팔고 자신의 변호사와도 관계를 가지는 등 여자 관계에 있어서는 결코 바람직한 인물로는 비춰지지 않는다.
 
어떠한 케이스를 두고 볼 때는 문제가 간단해진다. 그러나 총체적으로 보게 되면 복잡해지는 경우가 생긴다. 한 행위가 아니라 리치 로버츠라는 인물을 놓고 본다면 그는 도덕적인가? 비도덕적인가? 어떤 면에서 도덕적이고 어떤 면에서 비도덕적이라면 무엇을 더 우위에 두는 도덕성이라고 할 수 있는가?

영화의 대사 하나를 소개한다. 이 대사는 리치 로버츠의 아내가 법정에서 리치 로버츠에게 한 대사이다. "당신이 뇌물을 안 받는 이유는 딱 하나지. 그래야 다른 일에서 불성실해도 되니까! 뇌물 수수보다 그게 더 나빠! 임자없는 마약대금, 도박자금이 어때서? 차라리 뇌물 받고 나한테 잘해봐!"

이렇듯 인간은 모순된 존재다. 이게 옳니 저게 옳니 하는 사람들조차도 자신은 모순을 범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그것은 결코 나쁜 것이 아니다. 인간이기 때문에 당연한 것이다. 단지 더함과 덜함이 있을 뿐이다. 그리고 그러한 속에서 우리는 일면을 보고 판단하고 스스로 옳다 그르다는 잣대를 들이대기 시작한다. 그런데 웃긴 것은 모두 다 옳다. ^^

* 이제 영화 얘기하자. 이런 얘기는 지인들과 담론할 때나 하는 얘기꺼리다.


할렘가의 새주인을 알리는 신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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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랭크가 모시던 범피 존슨의 장례식에 참석한 탱고가 술잔을 받침대가 아닌 테이블에 올려놓는다. 이것을 본 프랭크. 가뜩이나 장례식에 참석한 많은 조직 보스들이 자신이 모시던 범피 존슨에게 빚이 있다는 것 때문에 마음 불편해 하고 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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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블에 맺힌 물을 닦아내고 받침대 위에 잔을 다시 올려 놓는 프랭크. 그런 프랭크에게 탱고는 이렇게 얘기한다. "불 좀 갖다줘" 아마도 프랭크 이렇게 생각했을 꺼다. '난 니 밑이 아니다. 날 X으로 보지마라.' 그러나 눈빛으로만 보여주고 참는 프랭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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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렘의 주인은 자신이라며 20%의 세금을 내라고 강요당하는 프랭크. 이제부터는 동등한 입장임을 프랭크가 피력한다. 이 장면에서 보면 프랭크 루카스가 커피에 설탕을 붓는데 붓는 양이 좀 장난이 아니다. 영화 본 사람들은 알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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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들의 사촌과 같이 있는 자리에서 탱고를 보고 밖으로 나가 시비를 걸고 모든 이들이 보는 할렘가 길거리에서 총을 겨눈다. 탱고가 하는 말 "다들 보는데 쏘려고? 어? 쏴봐!" 바로 방아쇠를 당겨버리는 프랭크. 프랭크의 시대가 왔음을 할렘가에 알리는 신호탄이다.


초도 물량

방콕에 있는 사촌을 통해서 태국으로부터 헤로인을 뉴욕으로 들여오는데 프랭크는 전재산을 다 쏟아붓는다. 전재산이 얼마였을까? 그리고 초도 물량으로 받는 마약은 몇 kg 일까? 영화를 보면 100kg 이라는 것은 대사로 나와서 쉽게 알 수 있지만 가격은 나오지 않는다. 잠깐 스치는 장면으로만 나올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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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UR HUNDRED THOUSAND DOLLARS. $400,000. 지금 환율로 계산해도 4억이다. 그러나 영화의 배경은 70년대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당시에는 어마어마한 액수일 듯. 4억을 올인하고서 얻은 100kg. 순도 100% 헤로인 1kg당 가격은 현재 시가로 400만원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블루 매직: 마약의 새로운 역사

이렇게 공급받은 100% 순도의 헤로인을 희석시켜서 당시 뉴욕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보통의 헤로인 보다 두 배의 강력하고 가격은 반 가격인 헤로인을 공급하게 되는데 그 브랜드가 바로 블루 매직이다. 1970년대 뉴욕의 마약 시장에 브랜드 마케팅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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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퉁 브랜드

범피 존슨의 장례식에 잠깐 등장했던 닉키 반스(사실 프랭크 루카스보다 더 유명한 갱스터다) 역의 쿠바 구딩 주니어. 그가 블루 매직의 짝퉁을 팔아서 브랜드 가치를 떨어뜨리고 있다는 프랭크 루카스의 말. 정말 인상적이다. 위법에도 질서가 존재한다는 듯한 그의 말. 이 영화 속에서는 이런 수많은 모순을 볼 수 있었다. 그런데 웃긴 것은 우리가 사는 세상 또한 그러하다는 것이다. 그게 인간이 만들어가는 세상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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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키 반스의 얼굴 표정을 봐라. 이 표정을 짓는 것이 프랭크 루카스가 브랜드에 대한 장황한 설명을 할 때였다. 블루 매직은 펩시와 같은 브랜드다 어쩌고 저쩌고. 내가 들어도 참 어이가 없는... 그리고 한 마디 한다.

"What the fuck are you talking about, Frank" 그러자 프랭크가 하는 말. "상표권 침해" OTL 근데 닉키 반스의 해법이 참 재밌다. 그래서 상표를 바꾸는데 "레드매직"으로 한단다. 나이키가 나이스가 되는 것도 이와 유사하리라...


돈과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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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랭크는 막대한 부를 축적하고 한 여자와 결혼한다. 결혼 하기 이전에 같이 지내면서 여자는 프랭크가 바람직한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많은 곳에서 느꼈을 것이다. 또한 자신에게는 항상 잘해주곤 하지만 부하들에게 갑작스럽게 화를 낸다거나 하는 모습을 보면서 또 이런 저런 생각을 많이 했을 것이다. 그러나 결혼한다. 누구나 그렇게 얘기는 한다. 자신에게 잘해주니까 결혼한다고... 사랑하니까 결혼한다고...

더 웃긴 것은 트루포라는 부패한 마약반 형사가 집에 들이닥쳤을 때 하는 대사다. "지금 나가주면 프랭크가 죽이진 않을 거에요." 부부는 닮는다고 그랬던가? 아니면 인간은 누구나 뭔가를 가지고 나면 그것을 누리는 경향이 강해서 그러는 것일까?


만남 그리고 새로운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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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운명의 만남은 이루어진다. 공교롭게도 찬송가가 울려퍼지는 교회를 등뒤로 하고 마주하게 된 두 사람. 난 이게 끝일 줄 알았다. 근데 이것은 또다른 시작을 알리는 것에 불과헀다. 법정에서 이 둘의 독대를 듣다보면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둘 다 맞는 얘기를 하고 있고 이 말에 상대는 어떤 말을 할까를 생각하게 만들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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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심하여 부패한 경찰들을 잡아들이기 시작하는데 뉴욕 최대의 경찰 부패 스캔들이란다. 마치 해킹한 사람을 데려다가 보안 설계 하고 위조 수표범 데려다가 위조 수표범 잡는 식이다. 그나마 프랭크에게는 다행인 것이 자기와 같은 갱스터 부류가 아니라 자신과는 정반대의 삶을 사는 부패한 경찰들을 골라내는 역할이었으니 일이 신날만도 했겠다.


실존 인물들

01. 프랭크 루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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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니키 번즈와 프랭크 루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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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이 쿠바 구딩 주니어가 분한 니키 번즈, 오른쪽이 덴젤 워싱턴이 분한 프랭크 루카스. 영화에서는 마치 프랭크 루카스가 할렘가의 최고 갱스터로 보여지나 실제로는 니키 번즈에게 함부로 굴지 못하는 정도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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