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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싸이월드 동영상 메인에 뜬 후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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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전화 한 통화가 왔다. 후배 호열이한테서... 싸이월드 메인에 동영상이 떴단다.
그럼 좋은 일 아닌가? 그런데 꼭 그런 것은 아닌 듯 하다.
이리 저리 사람들한테서 전화를 받고 알았다는데 그다지 좋은 분위기는 아니었던 듯.
그래서 동영상 내용을 확인해 봤다. 도대체 무슨 동영상이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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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을 다 보고 나니 싸이월드 동영상 메인에는 사라지고 오른쪽 사이드에만 보인다.
어쨌든 동영상 주소는 다음과 같다. 퍼가기가 안 되어 링크로 대신한다.

http://video.cyworld.com/clip/view?video_seq=200898795

동영상을 보면 알겠지만 케이블 TV에서 하는 시티헌터라는 프로그램이다.
케이블 TV에서 마치 실화처럼 꾸민 이런 프로그램들이 꽤나 있는데 정말 실화일까?
어제 호열이 녀석에게 들은 것대로 전달한다면,

01. 넌픽션인가?

프로그램 끝에 시청자 참여에 대해서 글이 올라가는 거 보면 마치 넌픽션인 듯 보인다.
실제로 넌픽션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내 후배가 참여한 그 프로그램은 픽션이었다.

02. 상대방은 서로 알았나?

군대 제대 하고 얼마 되지 않아서 연락을 받고 용산역에 나오라고 해서 나갔단다.
거기에 나가서 이러한 프로그램이라는 것을 처음 알았고 상대 여자애도 처음 봤단다.

호열이한테 얘기듣고 가장 웃겼던 것이(말하는 본인 조차도 웃겼던 얘기)
그 날 처음보고 좋아한다는 고백을 하고 사귀기로 했던 그 사이가
촬영이 끝나고 한다는 소리가 이거였단다. "수고하셨습니다."

03. 대사가 있었나?

리얼리티를 위해서 대사는 없었다고 한다.
그냥 자연스럽게, 상황에 맞게 얘기를 하면 되는 거였다고...
내가 왜 이것을 물어봤냐면 대사 중에 꽤 괜찮은 멘트가 나온다.
그래서 그럼 이건 대사가 아니라는 거냐? 그랬더니 그렇단다.

그 대사는 이거다.
"어떤 걸 먹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누구랑 먹느냐가 중요한 거야"

다시 보니 이 대사 이후에 여자 애가 웃는다. 뭐랄까 이게 넌픽션이었다면
좋아서 웃겠거니 하겠지만 픽션이라는 것을 알고 보니 촬영은 하지만
우스워서 웃은 거겠거니 하는 게 티가 팍~ 난다.

04. 김밥, 떡볶이 정말 샀을까?

내용 중에 여자 애가 김밥, 떡볶이를 사게 되는데 이거 제작진에서 냈냐고 물었다.
제작진이 낸 거란다. 그렇다면, 대사가 없이 진행되는 촬영이었기에
만약 호열이가 김밥, 떡볶이가 아닌 비싼 음식을 말했다면 그것을 먹지 않았을까?

여자 애의 대사가 생각난다.
"어 근데 왜 이런 거 먹어? 내가 패밀리 레스토랑 가서 스테이크 사줄려고 그랬는데"
그래 너는 그게 먹고 싶었던 게로구나... 나라도 그랬겠다. ^^

05. 일당 얼마?

이렇게 하루 정도 찍고 얼마를 호열이는 벌었을까?
20만원이란다. 오~ 거 괜찮네. 하루 찍고 2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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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녀석이 이 녀석이다. 이름은 강호열. 최근에 개명을 해서 강창민으로 아는 사람이 더 많을 듯.
대원외고에 한양대 출신에 아직 한 학기가 남았지만 사회 생활을 하면서 경험을 쌓고 있다.
대학 때 연극에 빠져서 지내다가 군대 제대한 2006년도 11월 경에 찍은 거란다.

프로그램을 보고 힘들어도 이 쪽 길로 나가지 왜 그만 뒀냐고 물었다.
물론 힘들고 먹고 살기 힘든 길이라는 것은 잘 아는 바지만 자기가 생각할 때는
연기자로 성공하기 보다는 PD로 성공하는 게 더 빠르겠다고 판단했단다.

그래서 내가 했던 얘기가 이거다. 선택의 폭이 넓으니 너는 그런 생각을 하겠고
다른 이들은 이거 아니면 할 게 없으니 힘들어도 죽어라 그것을 하는 거겠지.
뭐 공부도 좀 했던 녀석이고 이미 SBS 에서는 합격이 된 상황이라 충분히 가능성은 있다.

그러나 평범한 길을 살 녀석은 아닌지라 두고 봐야 알겠지만
이 녀석도 나와는 어떠한 부분에서 똑같은 인생의 길을 걸어가는 부분이 있는지라
지금 순간부터의 생활들에 따라 진로가 많이 바뀌지 않을까 한다.

항상 호열이를 부를 때 "꼴통"이라고 부르긴 하는데 맘에 드는 녀석이다.
믿음도 가고, 잘 따르고... 가끔씩 내가 있는 자리에 와서 "담배 한 대 피우시죠."
하면서 일을 무척이나(?) 방해하는 녀석인데 사실 호열이보다 내가 더 방해하는 편이다. ^^

사내에서도 나는 호칭이 실장님인데 이 녀석 만큼은 "형"이라고 부른다.
사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이것이 메인이지만 이것만 하는 것은 아니다) 시작 전에
알아서 그런 거지만 저번에 내 옆에 와서 "실장님" 하길래 뭐라 했다.
"형이라고 해 새끼야. 형이면 형이지 실장님? 줏대있게 하나로 써"

마스크도 괜찮은 편인지라 사실 그런 쪽으로 가도 고생은 하겠지만 괜찮을 법한데...
어쨌든 이 녀석은 평생 볼 놈이라는 것만은 확실할 거 같다.
일을 같이 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말이다. 최근에 내 핸드폰 수신 내역 보면
이 녀석 전화가 가장 많다. 사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살다보면 나랑 잘 맞는 코드의 사람들이 있다.
요즈음 들어서는 그런 것들을 매우 유심히 살피곤 한다. 나름 이유가 있다. ^^
이 녀석은 코드가 잘 맞다. 또한 충돌나는 부분도 그리 없다. 그러니 오래 갈 수 밖에 없다.
좋은 관계에서 일도 공유를 하면야 더욱 좋겠지만 꼭 그렇게 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형 동생으로서 오래도록 지낼 사이라고 생각한다.

호열이도 볼 것이라 이 포스팅을 빌어 호열이에게 얘기하자면,
"행복해라. 그리고 나같은 실수는 절대 하지 마라. 어떤 일이 있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