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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영화

영화보다는 책으로 읽어야 될 듯한 "신과 나눈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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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5월 24일 본 나의 2,727번째 영화. "신과 나눈 이야기", "신과의 대화" 한글 제목으로는 이렇게 표기되는 영화다. 평점이 괜찮아서 봤던 영화인데 이런 내용인 줄은 몰랐다. 제목에서 느끼기에는 어떤 잔잔한 성공 스토리가 아닐까 했었는데 말이다. 뭐 내용을 보면 그렇게 볼 수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나랑은 조금 맞지 않는 부분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실화를 책으로

실제 체험한 것을 기록한 책이 "Conversation with God"이라는 책이다. 이 책은 전세계적으로 1,000만부 이상 팔린 초특급 베스트셀러로서 이 영화의 원작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번역되어 팔리고 있다.

신과 나눈 이야기 1
닐 도날드 월쉬 지음, 조경숙 옮김/아름드리미디어
신과 나눈 이야기 2
닐 도날드 월쉬 지음, 조경숙 옮김/아름드리미디어
신과 나눈 이야기 3
닐 도날드 월쉬 지음, 조경숙 옮김/아름드리미디어

이 영화는 기독교 영화?

이 영화를 기독교적 색채의 영화로 봐야할까? 기독교인이 이 영화 보면 틀림없이 기독교 영화라고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분명 이 영화는 기독교인인이 봤을 때는 하나님의 역사를 체험한 간증으로 볼 것이다. 그러나 꼭 그렇게 볼 수 없는 것이 기독교인들은 자신이 기독교를 믿기 때문에 기독교라는 틀 속에서 이 영화를 해석해서 그런 것이지 엄밀히 말을 하면 이것은 기독교에서 말하는 하나님을 신이라고 얘기하고 있지는 않기 때문에 오히려 반기독교적이라고 볼 수도 있다.

저자의 얘기가 사실일까?

저자는 실업자였고 자신의 인생을 원망하던 때에 신과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고 한다. 일반인들이 경험하기 힘든 경험을 자신은 했다고 하니 그것을 두고 뭐라할 수는 없겠지만 우리가 그것을 믿고 안 믿고는 우리의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적어도 나는 그러한 것을 사실로서 받아들이기는 힘들다. 나의 종교관이나 신에 대한 나의 생각을 차지하고라도 말이다.

조양은도 출소 이후에 영화 찍었을 때는 감옥에서 하나님의 빛을 보고 개관천선의 계기로 삼았다고 했다. 물론 다시 범죄를 저질러서 감옥에 가게 되었기에 그의 말에 설득력이 잃은 것은 사실이긴 하지만 진짜 자신은 그런 경험을 했다고 한다면 그것이 진실이라 하더라도 그것을 보는 우리들은 여러 가지 정황상 못 믿을 수 밖에 없는 것처럼 믿음이라는 것은 개인의 선택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적어도 나는 이런 얘기는 내가 경험하지 않은 이상 믿지 않는다. 또한 아무리 책을 통해서 읽는다 하더라도 그가 겪은 경험을 내가 믿기는 힘들 것 같다. 이는 내 가치관의 문제이기도 한데, 믿는 사람이 있으면 그것을 이용하는 사람 또한 생기기 때문이다. 그는 좋은 의도로 그럴 지 몰라도 그것을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나름 나는 중립적이다.

그러나...

영화는 책에 실린 내용을 전달하기 보다는 책을 내게 된 저자의 인생 과정에 포인트를 두고 있다. 그래서 휴먼 드라마와 같이 보이기도 하지만 조금은 믿기 힘든 부분들이 있어서 꺼려지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영화가 아닌 책은 한 번 볼 필요가 충분히 있을 듯 하다.

p83
"옳음"이나 "그름"은 본래의 상태가 아니다. 그것은 개인의 가치체계 속에만 있는 주관적인 판단이다. 너희의 주관적인 판단들로 너희는 자신의 자아를 창조한다. 너희는 너희 개인의 가치들로 '자신이 누구인지' 판단하고 증명한다.

세계는 너희가 이런 주관적인 판단들을 내릴 수 있도록 하려고 지금 같은 모습으로 존재한다. 만일 세계가 완벽한 상태로 존재한다면 자기창조라는 너희 삶의 과정은 종막을 고할 것이다. 그것은 끝날 것이다. 더 이상 소송이 없다면 변호사가 할 일은 내일이면 끝날 것이다. 더 이상 병이 없다면 의사가 할 일도 내일이면 끝날 것이다. 더 이상 의문이 없다면 철학자가 할 일도 내일이면 끝날 것이다.

이 책의 내용 중의 일부로 온라인 서점에서 소개된 부분이다. 이런 내용들로 가득한 책이라면 책으로서는 정말 보고 싶을 정도다. 매우 철학적이라 책을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이 영화를 보지 말고 차라리 책으로 읽기를 권하는 바이다.(물론 나는 아직 읽지 않았기 때문에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책 목차등을 훑어보면 충분히 가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인상깊었던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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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출판권 계약을 150만 달러에 계약하고 나서 저자 인세로 번 돈을 자신이 힘들 때 같이 했던 사람들을 찾아가 나눠준다. 위의 사진에 있는 봉투는 돈이 들어있는 봉투다.

한 가지 걱정

책을 읽으려고 한다. 그래서 1권을 주문했다. 1권은 개인 차원에서의 질문들에 대한 진리를 다루고 있다. 그러나 한 가지 걱정이 되는 것은 "시크릿"과 같은 류의 책이 아니기를 바란다. 많은 사람들이 "시크릿"과 같은 류를 좋아하기 때문에 이 책도 혹시나 하는 생각이 든다. 나는 적어도 이 책은 그런 류의 서적과는 분명 다를 것이라 생각하기에 구매를 했지만 읽어보고 판단할 일이다. 1권이 괜찮아야 2권, 3권도 사지...

*  *  *

저자가 경험한 것에 대해서는 사실 나는 믿지 못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책을 왜곡된 시선으로 바라보지는 않을 것이다. 즉 책의 내용과 저자의 경험은 별개라는 것이다. 책의 내용은 내용으로만 볼 생각이고 그것이 나에게 도움이 되던지 사유의 폭을 넓히는 것이라면 책은 추천할 생각이다. 마찬가지로 책 내용이 좋다고 해서 또 저자의 경험이 믿을 만하다고 생각치는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