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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후달렸던 한판 승부 그래도 마무리는 기막혔던...

風林火山 2009.01.14 16:43
며칠 전에 한방블르스님이랑 다시 한판 승부를 가리게 되었다.
그렇다. 당구다. 연승 행진이 깨지고 나서는 별 재미를 못 느끼긴 했지만
한 번 지고 나서 그 이후로는 또 계속 연승 행진이긴 하다.
그래 봤자 두 판 밖에 안 되는 것이긴 하지만 말이다.

그래도 1:1이라면 한방블르스님과는 자신있었다.
전적을 봐도 그렇다. 그 이유는 술에 취한 것은 아니지만
항상 나랑 당구를 췰 때는 술을 드시고 오시기 때문이다.

역시나 첫판은 가볍게 승리. 그리 잘 맞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잘 안 맞지도 않아서 적정한 수준으로 당구를 쳤다.
뭐 당구를 치다보면 좀 될 때가 있고 안 될 때도 있으나
나는 기복이 워낙 심한 편이었는데 최근에는
기복이 별로 없는 편이다. 빡이 없다는 것이 그것을 증명해주는 듯.

어쨌든 두번째 판. 이기고 있었는데 역전을 당했다. 어허~
뭐랄까 지금까지 봤던 한방블르스님의 당구 실력이 아닌데...
작정을 하고 오셨나? 예전과 사뭇 다른 모습을 선보이셨다.

보통은 내가 많이 이기는 데도 이기고 있는 데도 항상 나보고 하는 소리가 있다.
"졌다 하지?" 내가 이기고 있는데 왜 졌다 하냐고~
그런데 이 날은 "너 잘 치는 거 알아~" 오~ 멘트부터 다르다.
근데 멘트만 다른게 아니라 당구 치는 것도 예전과 사뭇 다르다.

어쨌든 결승. 이 한판에 모든 게 결정이 된다.
그냥 치던대로 최선을 다해서 치면 된다는 생각에
다마 차이는 10개 정도 나고.10개지만 우리는
쿠션볼을 자기 다마의 반을 놓고 치기 때문에
엄청난 차이다. 근데 무섭도록 따라잡는다.

두번째 판에서 끝낼 수 있었는데 결승까지 가니
참 치고 싶지가 않은 마음이었는데 간만에 긴장된다.
내가 못 치는 것도 아닌데 한방블르스님도 예전과 다른
모습을 보여주시니 결과를 떠나서 "세번째 판 재밌네"라고
읊조리기 까지 했을 정도니 말이다.

마지막 쿠션이 떴다. 빵쿠 길볼이다. 근데 허걱~ 놓쳤다.
히까끼는 내 주무기고 빵쿠도 못 치는 게 아닌데 길볼을 놓치다니.
거의 다 따라잡은 한방블르스님. 2개 남았다. 나는 쿠션이고.
그런데 나도 스스로 놀란 샷. 길은 있지. 근데 그게 어렵운 길인지라.


내 주무기인 히까기(걸어치기)가 나오긴 했지만
보통 이런 각에서는 넓게 돌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다만 다이에서 조금 떨어져 있는 적구인지라 새기도 쉽지만
감으로 어느 정도 히네루를 주고 조금 땡기면서 쳐야하는 지에
따라 적구가 맞고 안 맞고 하지만 충분히 칠만한 공이다.

근데 키걸이가 안 나오는 거다. 키걸이만 나오면 새기는 쉽지만
그래도 칠만한 공인데 하는 아쉬움에 다른 각을 봤는데 이것도 히까기(걸어치기)다.


각이 결코 쉬운 공이 아니다. 위의 것이 더 치기가 쉽다.
우선 다이에 너무 붙어 있는 노란색 공과 이렇게 코너에
몰려 있는 경우에는 각 계산하기가 여간 까다롭지가 않다.
그렇다고 세게 칠 수 있는 공이 아니었던 지라
정확하게 치겠다는 생각에 오시 히네루를 주고 이리 저리
몸을 틀면서 이 정도면 되겠다 싶어서 쳤는데 들어가는 거다.

헐~ 그래. 각은 있지. 길은 있지. 근데 치기 힘든 공인데...
그래도 칠 게 없어서 쳤던 것인데 들어갈 줄은 몰랐다.
한방블르스님도 담배를 태우시면서 그냥 보고만 계신다.
당연히 안 들어가리라 생각을 하셨던 듯. 나도 들어갈까 싶었는데
들어가서 다소 놀라기는 했지만 어쨌든 깔끔하게 들어갔다.


이기고 지는 것은 둘째치고 이번에는 개인적으로 후달렸다.
예전 모습이 아니었던지라... 다음부터는 긴장하면서 쳐야할 듯.
조만간 복수전에서 당하는 날이 올 듯 싶다.
간만에 긴장된 당구 재밌네~ 또 치고 싶네~ 오늘 치자고 할까?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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