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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국내

호수공원: 아들과의 나들이

風林火山 2009.03.28 17:13
요즈음 주말이면 아들과 종종 인근에 바람 쐬러 나다니곤 한다.
아들은 정적이지 못하고 워낙 활동적인지라 바깥에 나간다는 약속을 하면
그 약속을 잊어버리는 적이 없다. 약속한 날 아침부터 부산스럽다.
보통 내가 오전 시간은 자는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와서 귀찮게 군다.

어쩌다가 급한 약속이 생겨서 약속을 하루라도 변경하려고 하면
안 간다는 둥, 혼자 가라는 둥, 담부터는 약속은 안 한다는 둥 그런다.
그래서 아들한테 하는 약속은 낙장불입이다. 미투데이인 셈~

아들과 놀 때는 가급적 둘이서만 움직인다. 같이 다니는 사람이 한명이라도 더 있으면
애가 투정을 부리거나 떼를 쓰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그건 내가 믿고 의지해야할 대상이 한 명이 아니라 여러 명이라서 그런 거다.
그래서 아들과 같이 있을 때는 가급적 둘만 다니는 게 애 다루기가 수월하다.

게다가 아들을 데리고 다닐 때는 탁 트인 공간이 좋지 건물 같은 곳은 별로 좋지 않다.
왜냐면 아들이 그런 데에 별로 관심도 없고 그런 건물을 가면 먼저 찾는 게 있다.
에스컬레이터와 엘리베이터다. 이거 타는 거 무척이나 좋아한다.
뭐 아무리 재밌는 놀이 기구 있어서 다 뒷전이다.
오직 에스컬레이터와 엘리베이터만 타고 올라갔다 내려갔다만 반복한다.

게다가 아들은 지하철, 버스, 차와 같은 교통 수단을 좋아한다.
그래서 저번에는 버스 타고 한 바퀴 돌기도 했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건물들을 보는 것이 즐거운가 보다.
남들은 자녀들과 함께 좋은 구경하려고 하는데 내 아들은 그런게 안 먹힌다.
아무리 좋은 곳을 데리고 가도 따분해 하고 관심 없어 한다.

아들은 차를 타거나 에스컬레이터, 엘리베이터에만 관심을 둔다.
그래서 기차 타는 거라든지 그런 것은 좋아하는 편이다.
그러니 돈 쓸 일이 없다. 돈을 써도 애가 만족을 못하니 뭐 가봤자 의미가 없다.
금방 질려하고 별로 관심을 두지 않는다. 거 참 신기하지~

어쨌든 호수공원에 가서 찍은 사진들을 작년꺼와 합쳐서 올린다.
집 근처에 호수공원이 있으니 올해 날이 풀리고 나면 저녁에라도
아들과 함께 호수공원에 가서 잠깐이라도 놀아줘야겠다.

한동안 바빠서 아들 얼굴도 못 보고 곤히 잠들어 있는 아들만 보곤했는데,
그러다 좀 일찍 들어가면 "아버지~ 아버지~"하면서 달려들어서 꼭 껴안고 그런다.
"아빠 오랜만에 봤다. 이제 안 나가?" 편부 가정이지만 아버지인 나 조차도
애와 있을 시간을 그리 못 내는 편이니 정에 많이 굶주린 듯한 아들.
다 내 잘못이로소이다~

#1. 2008년 여름 꽃전시회때


아들은 특히나 물을 좋아한다. 아들이 좋아하는 게 그리 많지 않은데
그 중에 하나가 물이다. 어려서부터 애엄마가 물놀이를 데리고 다녀서 그런지
물은 그다지 무서워하지 않고 좋아하는 편이다. 단, 사우나의 뜨거운 물은 엄청 싫어하지만.
물만 보면 좋다고 소리 치고 난리다. 올해는 여름에 해수욕장이라도 가야할 듯.


아들은 견공을 엄청 무서워한다. 그 때문에 나름 내 조카뻘인 루시라는
그레이트 피레니즈랑 자주 보게 하고도 그랬는데 그래도 불구하고
여전히 견공을 무서워한다. 루시야 엄청 덩치가 큰 녀석이지만
일반적인 견공들은 덩치가 적은 편인데도 말이다.



#2. 2009년 봄


이런 모자를 뭐라고 부르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전혀 소화가 안 되는 모자다.
근데 아들한테는 그래도 꽤나 어울리는 편이다.
이 모자 쓰고 다니는 거 보면 난 왜 이리도 웃음이 나는지...


아들이랑 나들이를 나갈 때면 꼭 냉장고에서 챙겨나가는 것이 있다.
바로 마이쮸. 요거 가끔씩 아들한테 나도 얻어먹곤 하는데 맛있긴 하다.
아들이 엄청 좋아하는지라 나들이 갈 때 항상 먹으면서 다닌다.
나보고 "아빠 맛있는 거 사주세요." 그러면 내가 꺼내는 비장의 무기.
그게 바로 마이쮸다. 그거 보여주면 좋아라 한다. 아들도 나처럼 저렴한 입맛인 듯.


지나다니면서 호주머니에 손을 넣어서 마이쮸를 빼낸다.
포장을 뜯고 나면 아무데나 버리지 말라고 그랬는데 아무데나 내던져버린다.
그래 내가 그러니 아들이 따라하는 거지. 아들 앞에서는 행동 조심할 수 밖에 없다. T.T


지나가다가 또 견공을 만났다. 조금 큰 녀석이었는데 리트리버인 듯 싶었다.
가서 이쁘다고 해주라고 했더니 무서워서 못 가겠단다. 음... 다시 루시를 불러야할 듯.
근데 루시는 이제 나보다도 더 큰디~ 그런데 견공을 끌고 나온 주인이 그런다.
"삼촌?" "예?" 아들이랑 나를 번갈아 보며 "삼촌이세요?" "아빤데요." "아빠가 젊네요."
미용실에 데리고 가면 그런다. "젊은 아빠" 내가 젊게 보이나 보다.

그러면서 한다는 얘기가... "아빠 닮았으면 개 안 무서워할 텐데"
왜 나는 남들에게 인상이 그렇게 보이는 걸까? ^^
나쁜 뜻으로 한 얘기는 아니었지만 말이다.

어쨌든 아들이 졸립다고 들어가자고 할 때까지 아들이랑 이리 저리 둘러보면서
좋은 시간을 가졌던 거 같다. 목마도 태워주고 말이다.
가끔씩 내가 목마 태워주고 이리 저리 돌리고 그러면 좋아라 한다.
그런 모습을 가끔씩 사진을 찍는 사람들도 있다. 출사 나온 듯.

개인적인 생각에 그 모습이 멋지다기 보다는 뭔가 언밸런스하면서도
묘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비니 쓰고 수염난 사람이 애를 목마에 태우고
빙글 빙글 돌면서 즐거워하는 것을 보면 뭐랄까? 고슴도치도 자기 자식은 이뻐한다는 그런...
어떻게 생각하던지 그거야 자유다. 그런 시선을 부담스럽게 생각하지도 않고...
단지 나는 아들이 즐겁고 내가 즐거우면 남들이 이상하게 봐도 무방하다.

어서 커라. 어서~ 아들한테 바라는 것은 그것 밖에 없다.
좀만 더 크면 재밌게 같이 놀 꺼리를 많이 만들 수 있을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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