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문화/영화

세븐파운즈: 개연성은 다소 떨어지지만 감동적인 이야기


나의 2,779번째 영화. 감동적인 이야기이긴 했지만 실화가 아니라서 또 개연성이 좀 부족해서 <행복을 찾아서>와 비할 바는 안 된다. 공교롭게도 이 영화의 감독은 <행복을 찾아서>의 감독이다. 자신이 저지른 교통사고로 인해 7명이 죽어 자신의 장기 기증을 통해 7명을 살린다는 얘긴데 왜 꼭 죽어서 보답해야 했는가 하는 부분이 다소 걸린다.

물론 가족들까지 잃은 상황에서 자신이 살아갈 희망도 없고, 살면서 계속해서 그 사건 때문에 스스로 괴롭다고 한다면 충분히 그럴 수도 있지 않을까는 생각도 들지만 만약 나라면 하는 생각에 그렇게 생각은 하기가 좀 그렇다. 그런 정신이라면 얼마나 남은 여생을 베풀 수 있고 그게 더 바람직하지 않을까? 그래서 나는 개연성이 다소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영화는 감동적이라 추천한다. 개인 평점 8점.

재미있게 봤던 부분은 그가 자신의 장기를 줄 사람들을 찾는 과정이었다. 정말 그 사람이 도움이 필요한 사람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주변을 활용하기도 하고 갖가지 상황을 만들기도 하면서 그 사람의 진짜 모습을 보려고 하는 게 맘에 들었다. 보이는 게 다가 아닌데 우리는 너무나 보는 것만 믿으려고 하는 듯. 그 이면을 제대로 볼 줄 알아야 그 사람을 이해할 수 있는 법이다. 어떻게 보면 대부분이 보이는 것만 믿으려고 하기에 이를 역이용하기도 쉽다.

믿음은 결코 자신이 어떻다라고 얘기한다 해서 생기는 게 아니라 말과 행동이 같아야 한다. 언행일치가 말처럼 쉽지는 않다. 그래서 사람은 자기반성을 해야 하는 거다. 가끔씩 자기 잘못도 모르면서 항상 자신은 옳은 얘기만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정작 큰 권위(정부나 큰 회사)에는 도전하면서도 자기가 속한 곳에서 자신보다 높은 사람에게는 결코 도전하지 않는 게 무슨 도전일까? 자신에게 이익이 되면 도전하지 않으면서 큰 권위에 대해서는 도전하는 건 일이 그렇기 때문일 뿐.

일이 그러하기에 그럴 수밖에 없음을 이해하면서도 그네들 스스로가 자기는 꼭 순수하고 마인드 있는 것처럼 구는 모습은 역겹다. 난 그런 이율배반적이고 모순적인 작태를 좋아하지 않는다. 스스로 그런 모순을 범하면서도 모순이라 생각치 못하는 건 그만큼 의식 수준이 떨어진다는 반증인데 그걸 지적하면 또 쟤 왜 저러나 그런다. 정말 권위 앞에 굴하지 않고 돈에 휘둘리지 않는 사람은 절대 그렇지 않다. 어디서나 항상 줏대있게 행동한다. 난 그런 사람을 좋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