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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영화

아내가 결혼했다: 폴리아모리? 에라이 카아~~악 퉤~!


나의 2,854번째 영화. 나 참 살다 살다 이런 내용 처음 본다. 아주 솔직한 내 감정을 여기 있는 그대로 적는다면 문장마다 욕이 나오지 않을 수가 없다. 그런 사고방식을 이해 못하는 건 아니지만 너무 극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건 아닐까 싶다. 인간이 동물이냐? 그럴 거 같으면 결혼은 하지 말아야지. 너무 이기적인 발상이다. 영화 보다가 열불나서 죽는 줄 알았네~

폴리아모리(polyamory): 비독점적 다자연애

그런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끼리라면 뭐 충분히 이해한다. 사람마다 생각은 다르니까. 그런 사고방식을 가진 여자를 사랑한 한 남자. 그러면 사귀지를 말아야지. 더더군다나 결혼하지 말았어야지. 아무리 남자가 뭐라 하더라도 왜 사랑하고 결혼을 하냐고. 그러면서 자신의 폴리아모리를 받아들여달라? 영화에서는 그런 사람이라는 걸 어느 정도 알면서도 결혼으로 극복하려고 했던 남자의 착각이 불쌍해 보인다.

그래도 남자를 이해할 수 있는 건 지금 우리네의 일반적인 사고방식이기 때문이다. 만약 시대가 바뀌고 생각이 바뀌어 폴리아모리가 아주 당연한 문화가 되었다고 하자. 그런다 하더라도 인간이라면 누구든지 자신의 뿌리가 누구이고 정체성이 무엇인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뭐 생각하기 나름이라고 할 수도 있을 지 모른다. 나는 진지하게 그런 사람에게 한가지 질문을 던진다.

"니네 엄마가 영화 속의 그런 여자라면 너는 이해하겠니?"

두 가정을 꾸리면서 태어난 아이. 누구의 아이인지 굳이 알려고 하지 않는 그녀. 도대체 아이에게 뭐 어떻게 가르치려고 그러는지. "얘야~ 이건 잘못된 게 아냐. 너는 아빠가 두 명이야. 아니지. 앞으로 더 늘어날 수도 있어. 이런 걸 폴리아모리라고 해. 사랑은 소유가 아냐. 독점하는 게 아니지. 너도 커서 배울 꺼야. 경제학에서도 독점은 잘못된 거라고 하거든. 마찬가지야. 사랑은 독점될 수 없어."

아주 지랄을 합시다. 그런 사고방식이라면 국가란 존재할 필요도 없고, 민족이란 존재할 필요도 없으며, 뿌리란 존재할 필요도 없다. 그냥 내버려둬야 한다. 그런 사고방식을 가진 애들은 너네들끼리 살아라고. 그걸 굳이 자랑이라고 당연한 거라고 떠들어대지 말고 다른 사고를 가진 사람이라고 인정할테니 입 닥치고 저기 찌그러져 있으라고. 말 한마디 할 때마다 한 대씩 맞지 말고.


아내가 결혼했다 
박현욱 지음/문이당


문학 작품을 적는 사람들 중에 어느 작가는 이렇게 얘기한다.

"문학은 결핍에서 오는 것이다. 결핍 때문에 갈구를 하게 되고 그것이 글로 나온다."

원작자가 한 얘기가 아니라서 원작자가 결핍에서 글을 쓴 것은 아니라고 하자. 나는 도통 이해가 안 되는게 문학 작가들은 사고의 체계가 자유롭다 못해 모순점이 많다는 점은 분명히 지적하고 싶다. 코에 걸면 코걸이요 귀에 걸면 귀걸이다. 지네들은 상상력이 풍부하다 하지만 내가 볼 때는 사고 체계가 엉망인 작가들 많다. 도대체 이런 글을 왜 적었는지 나는 이해하지 못하겠다.

나는 원작자에게 묻고 싶다. 이 글을 쓴 의도가 뭔지 그런 시시콜콜한 물음이 아니라 아주 근본적인 물음이다. "니가 이런 여자를 사랑하면 너는 이해할 수 있니?" 가슴에 손을 얹고 아주 솔직하게 대답해봐라. 그걸 독자들에게 물어보고 싶었니? 다소 파격적인 제목이라 눈에 띄긴 했지만 문학 작품을 잘 접하지 않는 나인지라 영화로 보고 울컥했다. 뭐 이런 영화가 다 있어 싶어서...

마지막 장면도 가관이다. 남자 새끼라는 것들이 그래도 사랑이라는 이름 하에 합의하여 같이 출국한다. 설마 이런 남자들이 있을까 싶지만 있다면 내가 분류하는 관점에서는 걔네들은 남자가 아냐. 인간이 인간답지 못하면 인간이라고 할 수 없듯이(그래서 나는 때려도 된다고 본다. 왜? 동물이니까) 말이다. 간만에 참 기분 더러운 영화를 봤다. 참 살다 살다 별의별 영화 다 본다.

그래 소설은 소설일 뿐이다. 영화는 영화일 뿐이다.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지는 말자. 그러나 내용은 정말 나로서는 이해하기 힘들 뿐더러 대화를 하면 바로 주먹부터 나올 듯하다. 말이라고 다 말이 아니고 글이라고 다 글이 아니다. 내 기준에서는 이 내용은 말이 아니라 소리고 글이 아니라 낙서다. 근데 퍽이나 웃긴 건 이게 제2회 세계문학상 당선작이란다. 무슨 기준에서? 감각적으로 평가하지 너네들? 그러면서 뽑아놓고 의미를 찾지 않나? 이러니 내가 문학을 안 읽을 수밖에.

이런 영화보다는 나는 다음의 SBS 드라마를 추천한다.(지금은 종영했다.) 감우성과 손예진 주연의 <연애시대>. 이런 내용이어야지 결혼에 대한 가치관에 대해서 나름 진지하게 고민도 해보고 바람직한 게 무엇인지 생각해볼 수 있지 않나? 나는 이 드라마를 동생의 권유로 봤는데 너무 짠했다. 나는 이걸 추천한다. <아내가 결혼했다>라는 영화는 보지도 말고 이런 책 읽지도 마라.


갑자기 그게 생각난다. 공지영의 <즐거운 나의 집>. 지금은 활동하지 않지만 내가 운영했던 독서클럽에서 문학도 출신의 여성분과 공방이 벌어졌던 책이다. 4번의 이혼 경력을 가지고 있는 저자. 글을 잘 쓰고 돈을 많이 벌고를 떠나 4번의 이혼 경력을 가졌다면 거기에는 자신에게 문제가 있는 것이다. 그게 내 관점이었다. 그것을 굳이 "니가 잘못했어"라고 얘기하지는 못하지만 공지영이 쓴 <즐거운 나의 집>은 그런 현실계를 투영시키는 성격이 매우 강했기 때문이다.

자신이 유명하니까 또 글을 좀 쓰니까 그것을 포장해서 변명하려 드는 꼬락서니가 뭐 같잖아서 내 입장은 매우 단호했었다. 사람이면 누구나 실수를 한다. 그런 실수가 상처로 남고 아픔으로 남기에 그걸 굳이 건드리려고 하지는 말아야 한다. 그러나 같은 실수를 반복하면서 변명만 해대는 건 자기 반성이 부족하다는 뜻이다. 뭐가 잘못인지조차 모르는 인간이기에 작가로서 뛰어나지만 나는 인간적으로는 구역질이 날 뿐이다. 

마지막으로 한 마디만 하고 싶다. 결혼은 연애랑은 다르다. 그걸 망각하지는 말아야 한다. 폴리아모리가 비독점적 다자연애라고 했지만 결혼하지 않은 경우에는 몰라도 결혼한 경우에는 다르다. 결혼은 결코 연애와 같지는 않다. 결코!

즐거운 나의 집 
공지영 지음/푸른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