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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영화

엣지 오브 다크니스: 내가 이런 상황이었다면 나도 그처럼 복수할 듯


나의 2,910번째 영화. 멜 깁슨이 형사로 나온다는 것만 알고 봤는데 내가 좋아하는 복수라는 테마다. 형사인 멜 깁슨이 자신이 보는 앞에서 총 맞고 죽은 딸의 뒤를 추적하면서 밝혀지는 진실과 딸의 죽음에 대한 복수(형사로서의 복수가 아니라 아버지로서의 복수다.)가 영화 내용인데 이런 류의 영화가 줄거리는 뻔해도 전개 과정이 어떠냐에 따라 재미가 달라지는 법.

난 이 영화 보면서 만약 내가 멜 깁슨과 같은 상황을 겪었다면 하는 생각을 해봤다. 어떻게 해서든 혼자서 범인 찾아내고 법으로 응징하기 보다는 내 방식대로 응징할 듯 하다. 내가 알고 있는 고문 중에서 가장 심한 고문이 손톱 밑에 바늘 꽂기로 알고 있는데(이건 <프리즌 브레이크>에서도 나왔었던 것으로 안다.) 그렇게 하면서 서서히 죽일 듯 하다. 깔끔하게 안 죽인다. 아주 더티하게.


멜 깁슨: Mel Gibson


멜 깁슨이라는 배우를 싫어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내 주변에서는 그리 눈에 띄지 않는 듯. 그만큼 남자들에게는 꽤나 인기 있는 배우다. 감독으로서도 꽤나 이름을 떨친 그이지만 이번 영화에서 보인 모습은 많이 늙었다는 것. 그래도 <브레이브 하트>에서 Free~dom을 외치던 그 모습이 눈에 선하다.


<엣지 오브 다크니스>에서 맡은 배역은 베테랑 형사다. 단순히 노련하다, 싸움을 잘 한다, 총을 잘 쏜다고 표현하기 보다는 문제 해결을 잘 한다고 표현하고 싶다. 비록 역은 베테랑 형사지만 해결사와 같은 모습을 영화에서 보여준다.


그가 사건의 실마리를 찾아나가는 과정을 보면 퍽이나 인상 깊었다. 아무도 안 믿고 자신의 판단을 믿고 혼자 움직이는 게 나랑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다는... ^^ 적어도 일에 있어서는 누굴 믿기 보다는 일만 볼 뿐이다. 그리고 남의 얘기보다는 내 판단을 믿는다. 그리고 판단한 대로 행동하고 조심스럽다.


레이 윈스턴: Ray Winstone


그리고 <엣지 오브 다크니스>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 하면 바로 레이 윈스턴이다. 나도 이 배우에 대해서는 잘 몰랐는데 이런 저런 영화 많이 출연을 했다. 단지 내가 그다지 주목하지 못했을 뿐. 그래도 <엣지 오브 다크니스>에서는 매우 인상깊었다. 비록 정치인들 뒤에서 문제를 해결해주는 해결사이면서 킬러이지만 고수는 고수를 알아보는 법.


비록 한 명은 킬러이고 한 명은 형사지만 둘은 프로다. 고수라는 얘기다. 고수는 고수에 대해서 예우를 해주고 존중을 해준다. 비록 어떠한 일에 있어서는 적이 되기도 하겠지만 말이다. 실제 고수들의 세계는 그렇다. 비단 영화에서만 느껴본 게 아닌지라... 그래서 그런지 더욱 그런 모습들이 내게는 와닿았었다.


둘이 나누는 대화를 보면 서로 반대의 입장이지만 정보를 주고 받는다. 그리고 그러한 부분에 있어서는 서로 솔직하다. 그런 부분마저 맘에 들었다. 나 또한 상대가 이리 저리 유명세나 떨치는 하수가 아니라 내공이 높은 고수라는 게 느껴지면 그에 맞게 대하고 상대 또한 나를 알아보기 때문에 그에 맞게 응수를 해준다.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이심전심이랄까. 영화 속의 두 인물이 그렇다.


둘의 마지막 만남. 이 만남 이후로 둘은 서로 다른 입장이 되지만 문제 해결은 같았다. 아닌 건 아닌 거라는. 그 결과로 둘은 죽는다.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 그런 거 보면서 나는 이런 생각을 했다. 착하게 살면 먼저 믿으면 손해보는 세상. 그렇다고 먼저 믿지 못하면 상대가 나를 믿어주나? 어쩔 수 없는 세상. 그렇게 우리는 세상을 살아가는 듯.


개인적으로 멜 깁슨의 복수보다는 레이 윈스턴이 의원을 죽이는 장면이 더 인상 깊었다. 화를 누그러뜨리면서 조용 조용 얘기하다가 아주 깔끔하게 죽여버린다. 자신에게 의뢰한 의원을 말이다. 고수들은 이렇게 의뢰를 했다고 해서 또는 돈을 준다고 해서 무조건 그 쪽 편을 들지는 않는다. 물론 영화 상에서 레이 윈스턴이 그렇게 한 것은 이미 지병으로 인해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죽기 전에 좋은 일을 하자는 의미로 해석되지만 말이다.


예고편: Trailer




기타: Etc

01/

대니 허트슨이라는 배우다. 다른 데서는 이런 이미지가 아니던데 <엣지 오브 다크니스>에서는 정말 밥맛이다. 마치 70년대 영화 속의 인물과 같은 느낌에 느끼하기까지.

02/

멜 깁슨의 딸로 나온 보자나 노바코빅. 이름이 신기해서 출생을 봤더니 호주다. 어쨌든 이름 희한하다. 생긴 거를 보면 마치 조디 포스터 필이 느껴지는 듯. 필모그래피를 보니 아직 인상깊은 연기를 보여준 건 없는 듯.

03/
네이버 평점과 다음 평점이 좀 차이가 난다. 네이버는 5.98인 반면 다음은 7.7이다. 그리고 내 개인 평점은 9점. 내가 점수를 그리 후하게 주는 편은 아닌데 복수라는 테마를 좋아하고 이런 내용 좋아라해서 후하게 준 듯. ^^

04/
멜 깁슨의 대사 중에 이런 비스무리한 게 있었다. "잃을 게 없는 놈이다."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놈이 이런 놈이다. 내가 뭔가를 가졌다고 생각하거나 소유하고 있으면 두려움을 갖게 되는 법. 비우게 되면 두려움 또한 비워지는 법이다. 법정스님의 무소유가 생각나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