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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격투기

UFC 113: 료토 마치다 vs 마우리시오 쇼군, 라이트헤비급 타이틀전



나름 화끈한 접전을 기대했던 건 맞지만 이건 너무 화끈했다는 생각? 첫 패배를 KO로 장식한 료토 마치다는 어떤 심정일까 궁금하다. 항상 승자의 입장이었었는데 패배라는 첫경험이 그에게는 어떻게 다가갈지... 둘 다 뜨기 이전부터 지켜봐왔던 파이터로 둘의 파이팅 스타일을 좋아한다. 그래서 누가 이기든 난 결과에는 크게 관심이 없고 내용에만 관심이 있었다.

인터뷰를 보니 마우리시오 쇼군이 자신의 새로운 전략이 먹혀서 기쁘다고 했는데 새로운 전략이 뭔지는 모르겠고 내가 볼 때, 카운터에 이은 기회를 잘 잡았다고 생각하기에 운이 좋았다고 얘기하고 싶을 뿐이다. 적어도 료토 마치다가 그렇게 쉽게 카운터를 내주고 그렇게 쉽게 KO를 당할 파이터는 아닌데 말이다.

마우리시오 쇼군의 눈이 아주 매서웠던 듯. 카운터야 운이라고 할 수 있지만 카운터 이후에 이어지는 연타와 포지션은 정말 승리에 굶주린 야수라는 느낌을 들게 했다. 나름 아쉽다. 마우리시오 쇼군이 이겨서 아쉬운 것도 아니고 경기가 짧게 끝나서 아쉬운 게 아니다. 경기 결과를 떠나 경기 내용이 어떠냐에 따라 둘 다 멋진 파이터로 기립 박수를 받을 수도 있는데 하는 아쉬움이다.

내가 기대했던 건 둘 다 내가 좋아하는 파이터기에 지난 호드리고 노게이라와 랜디 커투어의 경기와 같은 그런 명승부를 바랬었던 건데... 그래도 료토 마치다는 첫 패배이자 첫 KO를 어떻게 극복해나갈 것인지에 따라 또 이후 많이 달라질 듯 하고(잘 극복하리라 믿는다.) 마우리시오 쇼군은 이번을 계기로 승승장구할 듯 싶다.

예전에도 그랬듯이 마우리시오 쇼군은 챔피언 벨트를 따든 안 따든 항상 연습 열심히 하고 꾸준히 노력하는 파이터인지라 앞으로 도전할 많은 상대들에게도 힘겨운 챔피언이 될 듯. 여러 면에서 라이트헤비급 챔피언으로서 부족함이 없는 파이터다. UFC 데뷔전에서 약한 모습을 보여줬지만 쇼군의 잠재력을 알고 있었고 언젠가는 라이트헤비급 챔피언을 할 것이라 믿었다.

다만 그 상대가 하필 내가 좋아하는 료토 마치다였는지... 한 우물에 두 명의 영웅은 존재할 수 없단 말인가? 이제는 료토 마치다가 원해도 리매치는 힘들 듯 하고 료토 마치다가 3~4차례 자신의 존재를 확실히 증명해야만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그러나 지금 순간에 챔피언 벨트를 갖고 있다 없다가 중요한 게 아니라 꾸준히 노력하면서 좋은 모습 보여주는 파이터가 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