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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영화

내가 즐겨보는 TV 프로그램 '짝' 한번 더 특집(일본편)에 나온 남자2호

미드 이외에 유일하게 즐겨보는 TV 프로그램은 오직 <짝>이다. 요즈음은 <스파르타쿠스>도 시즌이 끝났고, <덱스터> 시즌7은 아직 제작 들어갔다는 얘기도 안 나오고. 그러다 보니 영화를 보는 수 밖에. 그래도 일주일에 하나씩 꼭 챙겨보는 게 있다면 그게 바로 <짝>이다. 이거 보면서 남자와 여자의 심리를 나름 생각해보곤 한다는...

그런데 사실 6박 7일인가? 그 기간 동안에 수많은 일들이 있었을텐데 그걸 이렇게 편집해서 내놨으니 어떻게 편집을 했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실제 모습과는 다른 단면만 나올 수 있을 법하다. 그것이 아무리 리얼이라고 하더라도 편집에 따라 곡해될 여지는 충분히 있는 법. 그건 어쩔 수 없다고 본다. 그래서 그걸 두고 뭐라 할 건 아니다만 이번 한번 더 특집은 조금 다른 면이 있었다. 


세번째 출연하는 마초맨

그의 블로그 프로필 이미지

이 남자 이번에 남자2호로 나왔다. 벌써 세번째다. 지난 번에도 한번 더 특집에 나왔었는데 그 때 이쁜 대구 아가씨랑 커플이 된 것으로 아는데 등장하길래 의아스러웠다. 헤어졌나보다 하고 생각했었는데 이번에 보다 보니 헤어진 이유가 자신의 핸드폰에 저장된 수백개의 여자 전화번호를 지우라고 여자가 그랬고 그렇게 하지 않아서란다.

이건 아니지 뭐 그런 얘기를 하려는 건 아니다. 내 기준에서는 아니긴 하지만. 그런데 난 개인적으로 좀 남자가 남자다운 걸 좋아하는지라 왠지 모르게 매력이 있었다. 이전에 나올 때는 핫요가 대표로 나오더니 이번에는 전 핫요가 대표라고 나오고 사업 구상중이란다. 배재대학교 연극영화학과 출신인데 모델 활동을 했었나 보다. 블로그 프로필 이미지를 보니.


마초맨 뭔가를 느끼다

이번에는 좀 달랐다고 한 건 그가 지금까지 보여준 자유스러운 연애관이 조금은 달라질 듯하다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얼굴 표정과 말에서 묻어나오는 게 그렇더라는... 지난 번 한번 더 특집에서는 자신을 좋아하는 이쁜 대구 아가씨가 있음에도 다른 여자들에게도 관심을 갖고 연락처를 얻으려고 하더니 이번에는 좀 다른 걸 많이 느낀 듯 하다.


자신이 괜찮다고 생각하는 여자3호에게 남자6호(해피보이라는 별명을 가진 옥스퍼드대 출신의 금융업 종사자)가 피아노를 연주하면서 직접 수첩에다가 그린 그림을 주는 이벤트를 하는걸 보고 있는 남자2호. 이 표정만 보면 화가 난 듯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


감동적인 이벤트 자리에 다른 이들과 함께 있으면서 뭔가를 느끼는 듯 하기도 하고. <짝> 촬영자가 나름 그런 거를 잘 보고 촬영한 거 같다. 이 장면이 나올 때 나는 뭔가 느낌이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자7호가 여자2호를 위해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여자2호가 좋아한다는 케로로를 만들고 있는 걸 보고 있는 남자2호. 추운데 맨손으로 눈을 쓸어담으면서 만드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그리고 나눈 몇 마디 대화.


그리고 화면에 잡힌 모습. 뭔가 표정이 다르다. 동생한테도 물어봤는데 이 표정을 잊을 수가 없단다. 음. 나만 그랬던 건 아니구나. 표정이 매우 진지하다. 지금까지 보여줬던 모습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는... 뭔가 느끼고 있구나는 걸 확실하게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인터뷰. 남자7호가 눈사람 만드는 게 정말 감동적이었다면서 지금껏 자신은 남자기 때문에 그런 거 해본 적이 없다는 거에 대해서 반성한다. 방송이니까 그렇게 하는 얘기가 아니라는 건 시청자가 더 잘 알 듯. 매우 진지했다.


마초맨의 선택, 나는 벌써 니가 그립구나


마지막 최종 선택에서 그는 분명히 말한다. 선택을 하지 않겠습니다가 아니라 선택을 못 하겠습니다라고. 나는 이 말을 들으면서 어떤 걸 느꼈냐면 남자2호는 누군가를 사랑하는 데에 자격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스스로 한 듯한 느낌이었다. 잘해줄 자신이 없어서? 여자3호를 좋아하는 남자6호가 학벌이 좋아서? 그런 거 따질 마초맨이 아니다.

단지 그는 누군가에게 헌신을 다해 자신의 마음을 보여주는 애정촌의 다른 남자들을 보고 감동을 받고 사랑은 저런 거구나, 나는 지금껏 너무 잘못되었구나 하고 느끼고 정말 순수하게 사랑할 수 있는 사람에게 그 자리를 양보하면서 자신은 누군가를 선택할 자격이 없다고 느낀 것이다. 나는 그의 그런 선택이 충분히 이해가 간다.


그리고 남자6호가 여자3호에게 최종 선택을 앞두고 바이올린을 켤 때 남자2호 눈물을 흘린다. 이 눈물의 의미는 내가 좋아하는 여자3호를 선택하지 않은 후회가 아니다. 그냥 그런 모습이 감동스러웠던 거다. 전날 남자6호가 피아노를 칠 때, 남자7호가 눈사람을 만드는 걸 본 후에 인터뷰할 때 자세히 보면 눈물이 살짝 나오려는 걸 참고 있구나 하는 걸 느낄 수 있다.

앞을 보다가 다른 곳을 쳐다보는 게 다 그런 이유 때문인 듯. 그런데 마지막 순간에는 그도 참기 힘들었나보다. 눈물을 흘릴 것 같지 않은 마초맨이 눈물을 흘린다. 이번 애정촌에서는 남자2호도 많은 것을 느낀 듯하다. 그 이후 어떻게 변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벌써부터 남자2호가 그립다. 나이가 몇 살인지 모르겠지만 나보다는 어리겠지? 형, 동생하면서 지내고 싶을 정도다.

한 여자만을 사랑하는 게 바보스러워 보일 지 몰라도 그 사람에게는 그 한 여자가 세상 모든 여자들을 대신할 한 사람이다. 그래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것이고. 그런 남자들의 모습을 보면서 그렇게 하지 못하는 자신을 보면서 스스로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했던 거 같다. 그런 모습을 보고 지난 세월 만났던 다른 여자들은 "지랄한다. 니가? 넌 안 변해!"라고 할 지는 모르겠다.

그리고 나 또한 이번을 계기로 남자2호가 바뀔 꺼라고 확신하지는 못한다. 허나 분명한 건 그는 가슴으로 느꼈다는 거다. 적어도 그걸 느끼고 보여준 모습들은 순수했고 밉지 않았다. 지금까지 <짝> 보면서 한 여자를 위해 준비한 수많은 이벤트들 보면서 가슴 뭉클했던 적 없었는데 이번 한번 더 특집에서 보여준 마초맨 남자2호의 모습은 너무나 가슴에 와닿았다. 너무나...

+
최종 선택 때 입고 있는 빨간색 옷. 나도 있다. 다만 색상이 다르다. 내 껀 검은색. 어디서 샀나? 동대문에서 샀다. 지금은 찾아봐도 없을 듯. 내가 이걸 몇 년 전에 샀더라???

++
지금까지 난 <짝> 같은 회를 여러 번 반복해서 본 적이 없다. 한 번 보면 바로 삭제해버린다. 그런데 이번 한번 더 특집은 여러 번 봤다. 남자2호 때문에... 다른 이들은 어떻게 느낄 지 모르겠지만 나는 남자2호의 그런 모습들이 너무나 가슴에 와닿았기에 그럴 수 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