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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아몬드의 등급 기준 4C ④ 투명도(Clarity) - 등급당 가격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기준

정말 오랜만에 다시 적는 다이아몬드 연재다. 그 동안 좀 바빴다. 그렇다고 해서 글 하나 못 적을 정도로 바빴던 건 아니지만 좀 쉬고 싶을 때 영화를 보거나 술을 마시거나 하는 시간까지 할애해서 글을 적는다는 건 아니지 않은가? 게다가 연재는 기존 글들과의 연관성을 생각하면서 적어야 하기 때문에 다른 단편적인 글들에 비해서 조금은 신경을 쓰는 편인지라 미루고 미루다가 이제서야 숨 좀 돌리고 연재를 다시 시작하는 거다. 아무래도 일이 우선이고 취미 생활은 나중이 될 수 밖에 없다고.

다이아몬드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그래도 등급 기준인 4C를 중점적으로 다루면서 곁가지로 이러 저러한 얘기들을 많이 해왔는데 이제는 마지막 등급 기준인 투명도(Clarity)만 남았다. 물론 더 많은 얘기들이 있기 때문에 여기서 연재를 일단락할 지 아니면 좀 더 할 지는 모르겠지만 이 글이 다이아몬드 연재의 마지막은 아니다. 좀 더 할 얘기가 있고 다이아몬드를 구매하는 이들이라면 꼭 알아야할 부분인지라 거기까지는 얘기를 해야 그래도 연재를 일단락 지을 수 있을 듯 하다.


등급당 가격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기준이 투명도


다이아몬드의 4가지 등급 기준 중에서 투명도(Clarity)등급당 가격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다. 바꿔 말하면 다른 등급이 다 같을 경우 다른 요소들의 등급 차이에 비해서 투명도는 등급당 가격 차이가 많이 난다는 거. 그래서 다이아몬드를 고를 때 일단 눈에 띄게 차이가 나는 캐럿(Carat)을 먼저 보고, 그 다음에 투명도(Clarity) 보라고 하는 거다. 누가? 내가. ㅋㅋ 그래서 지난 번에 블로그에 덧글 달렸을 때도 답변으로 그렇게 얘기를 한 거고.

투명도는 원석에서 이미 결정된다. 즉 다이아몬드 원석이 만들어질 때 균열이나 흠이 생기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거다. 인간으로 치면 유전적인 영향이라 하겠다. 물론 원석 하나로 다이아몬드 하나만 만드는 게 아니기 때문에 원석을 연마하는 과정에서 균열이나 흠이 없는 부분을 골라내어 만들면 투명도 높은 다이아몬드를 만들어낼 수 있겠지만 한 원석에서 되도록이면 많은 이익을 남기도록 연마해야 하기 때문에 투명도만 고려할 순 없다.(크기도 고려해야 하고 말이다.)

4캐럿짜리 다이아몬드 하나를 만들 수도 있고, 2캐럿짜리 두개를 만들 수도 있고, 1캐럿짜리 4개를 만들 수도 있을 정도의 크기의 다이아몬드 원석이 있다고 하자. 일반적으로 캐럿(무게)가 올라갈수록 더 비싸게 팔리니(1캐럿짜리 두 개 보다는 2캐럿짜리 하나) 4캐럿짜리 하나만 만드는 게 이득이겠지만 원석에 균열이나 흠이 너무 많아서 제 값을 받기 힘들다고 하면 이리 저리 따지게 되는 거다. 예를 들자면, 중앙 부분은 균열이나 흠이 없으니 중앙 부분은 2캐럿짜리 다이아몬드를, 양쪽은 1캐럿짜리로 만들자는 식으로 말이다.


투명도를 결정하는 것도 두 가지: 인클루젼과 블레미쉬

다이아몬드의 투명도를 결정하는 것도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다이아몬드의 내부에 있는 균열이나 흠을 지칭하는 인클루젼(inclusions, 포함이란 뜻)고, 다른 하나는 외부에 있는 균열이나 흠을 지칭하는 블레미쉬(blemishes, 흠이란 뜻)다. 이런 투명도는 보증서에 단순히 등급만이 아니라 어디에 어떤 흠이 있는지를 도식화된 다이아몬드 그림에 표시해준다. 빨간색으로 표시하는 건 인클루션 즉 내부 투명도고 초록색으로 표시하는 건 블레미쉬 즉 외부 투명도다. 참고로 위의 사진은 GIA 보증서로 투명도가 SI1 등급의 다이아몬드다.


다양한 명칭이 붙는 인클루젼과 블레미쉬

인클루젼에도 다양한 종류가 있고, 블레미쉬도 마찬가지다. 베루체 이창우 부장님께 이런 종류들을 일일이 들은 건 아니라 조사해봤는데 여기서 일일이 언급하는 건 큰 의미가 없을 듯 싶다. 뭐 이런 것들이 있다 정도만 알면 될 듯. 대신 여기서는 인클루젼과 블레미쉬에 대해서 사진과 함께 자세히 정리한 외국의 페이지를 하나 소개하니 이걸 참조하길 바란다. 여기서는 베루체 이창우 부장님께 설명들을 때 언급되었던 인클루젼들 중에서 두 가지 정도만 소개한다.

- 다양한 종류의 인클루젼과 블레미쉬:Diamonds Education: Inclusions and Blemishes

 

클라우드(Cloud)
 

핀포인트(Pinpoint)

왼쪽은 인크루젼 중에서 클라우드에 해당된다. 구름처럼 모여 있다고 해서 붙여진 명칭인 듯. 그리고 오른쪽은 핀포인트라 해서 마치 핀으로 점을 찍은 듯한 흠을 말한다. 이렇다고 해서 다른 모든 인클루젼들이 흠의 모양으로 명명되는 건 아니다. 다이아몬드 내에 크리스탈이 포함되어 있어서 크리스탈이라고 부르는 경우도 있으니 말이다. GIA 보증서의 경우(위에서 보여준 보증서) 도식화된 다이아몬드에 표시하면서 그게 어떤 인클루젼인지 알 수 있도록 되어 있다.


과연 이런 흠이 육안으로 구별될 정도일까?


사실 결혼 예물로 다이아몬드를 구매하게 되는 경우에 가장 민감하게 생각되는 부분바로 육안으로 구별이 가능한가 여부일 거다. 그 부분에 대해서 언급하기 이전에 우선적으로 살펴볼 게 그럼 투명도는 어떻게 등급이 나뉘는지다. 우선 등급을 살펴보면 등급이 좋은 순으로 FL-IF-VVS1-VVS2-VS1-VS2-SI1-SI2-I1-I2-I3 다. 그럼 각 등급이 의미하는 건 무엇인지 살펴보자.

① FL(Flawless): 무결점으로 내부나 외부에 흠이 하나 없다.
② IF(Internally Flawless): 내부엔 흠이 없으나 외부에는 흠이 조금 있다.
③ VVS(Very Very Slightly): 내부에 흠이 있으나 10배 확대시 전문가도 발견하기 어려운 정도.
④ VS(Very Slightly): 내부에 흠이 있으나 10배 확대시 일반인이 발견하기 어려운 정도.
⑤ SI(Slightly Included): 내부에 흠이 10배 확대시 일반인도 쉽게 찾을 수 있는 정도.
⑥ I(Included): 내부의 흠이 10배 확대시에 눈으로 보이는 정도. 판매상이 권하지 않는 등급.


예전에 내 글에 문의를 주신 분의 덧글을 보면, VVS2 등급인데 GIA 보증서 상에 보면 정가운데에 작은 점이 있어서 반지 착용 시에 눈에 보이는 정도인지 물어봤던 게 있다. 보통 투명도를 판별할 때 10배 확대해서 감정하게 된다. 이렇게 감정할 때, VVS 등급 숙련된 전문가라고 하더라도 발견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그것도 10배 확대해서 말이다. 고로 육안으로는 찾기 어렵다는 얘기. 그럼 VS 등급은? 10배 확대해서 봤을 때 전문가는 흠을 찾을 수 있는데 일반인은 쉽게 못 찾는 정도다.

좀 쉽게 얘기하면 이렇다. 전문가가 어느 위치에 어떤 흠 보이시죠? 하고 보여줬는데 뭘 말하는 건지 잘 모르겠다는 거. 잘 안 보인다는 얘기지. 그런 정도가 VS 등급 수준이다. SI 등급보통 다이아몬드 구매시에 가장 많이 구매하는 등급인데, 흠을 보여주면 일반인도 그 흠을 알아차릴 수 있는 정도다. 그리고 I 등급다이아몬드를 보석으로써 활용할 때는 권하지 않는다. 왜? 흠이 많아서 깨질 우려가 있으니까. 그 단단한 다이아몬드라 하더라도 깨질 수 있다. 흠 때문에.


등급 결정은 단순히 흠이 많다고 해서 결정되는 게 아냐~

FL와 IF 등급을 제외하고는 각 등급마다 하위에 2개 또는 3개의 등급이 나뉜다. VVSVVS1, VVS2로, VSVS1, VS2로, SISI1, SI2로, II1, I2, I3로. 물론 이건 4C의 기준을 정립한 GIA의 등급 기준이다. 예를 들어 AGS(American Gem Society, 미국보석협회)에서의 투명도 등급 기준은 다른데, 둘을 비교하면 왼쪽과 같다.

AGS에서는 GIA의 FL 등급과 IF 등급을 0 등급이라고 하고, I 등급 세 등급을 7~10 등급으로 즉 4등급으로 좀 더 세분화되어 있다는 게 다르다. 결국 4C의 마지막인 투명도마저도 기준이 제각각이라는 걸 알 수 있다. 전세계 보증서를 발행하는 어디를 가도 똑같은 결과가 나오는 건 캐럿(Carat, 무게) 밖에 없다. 이는 지금까지 다이아몬드 관련 연재를 통해서 수차례 언급했던 바이고.

이전에 보증서를 언급했던 글에서 소개하지 못했던 AGS에 대해서 참고적으로 얘기하자면, 4C를 정립했던 GIA를 설립한 사람이 GIA를 나와서 설립한 게 AGS다. 왜 GIA를 나와서 AGS를 설립한 지에 대해서는 모른다. ^^; 다만 AGS는 GIA보다 등급 기준이 깐깐하고 엄격해서 같은 등급이라고 하면 AGS 보증서의 다이아몬드를 더 높게 쳐준다고 한다. 그러나 전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유통되는 건 단연 GIA 보증서다.


이런 얘기를 하는 게 보증서를 발급하는 단체마다 기준이 다르다는 걸 강조하기 위함은 아니고, 이런 부분도 있다는 걸 참조로 알아두라는 의미에서 한 거다. 중요한 얘기는 이제부터다. 저마다 기준에 따른 등급 결정에서는 차이가 있다 하더라도 투명도의 기준은 비슷하다. 그럼 흠이 많다고 해서 등급이 낮아질까? 당연히 흠이 많은 게 안 좋으니까 그렇다. 그러나 그것만 있는 건 아니라는 거다. 개수(Number) 이외에 크기(Size)와 위치(Position)도 따진다. 흠이 클수록 또 중앙에 있을 수록 안 좋다.


그래서 신경 써서 고르면 그만큼 좋은 다이아몬드를 살 수 있다

예를 들어 보자. 같은 VS1 등급이라고 하더라도 흠의 개수나 크기, 위치는 다이아몬드마다 제각각이다. 어떤 거는 중앙에 흠이 있지만 개수가 적어서 VS1 등급이 될 수도 있고, 어떤 거는 개수는 많지만 중앙에 흠이 없어서 VS1 등급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또 이런 경우도 있다. 전문가가 보기에도 이걸 VS1 등급이라고 해야할지, VVS2 등급이라고 해야할지 애매한 경우도 생길 수 있다. 즉 VS1 등급이라고 하더라도 VVS2 등급 근처의 경계에 있는 VS1 등급이 있다는 얘기다.

그래서 베루체 이창우 부장님의 얘기로는 다이아몬드 구매시에 만나게 되는 전문가가 얼마나 신경을 써서 다이아몬드를 골라주느냐에 따라 같은 등급의 다이아몬드라고 하더라도 좀 더 나은 다이아몬드를 구매할 수 있다고 한다. 보통 등급의 경계에 있는 다이아몬드(예를 들면,VS1 등급이라고 하더라도 VVS2 등급 근처에 있는 다이아몬드)를 불러 nice라고 표현하는데 전문가가 신경 써준다는 의미는 그런 걸 찾는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뜻이지 가격을 깎아주겠다는 게 아니란다.


FL 등급이어야 빛이 100% 발산

왜냐면 가격은 시세가 공개되어 있어 시세대로 매겨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언급하지 않은 게 있어서 첨언하자면, 흠이 있으면 빛이 100% 나오지 않는다고 한다. 4C 중에 컷(Cut) 언급하면서 이상적인 라운드 브릴리언트 컷에 대해서 소개했는데 아무리 이상적인 라운드 브릴리언트 컷이라 하더라도 빛이 지나가는 경로에 흠이 있으면 굴절에 변화가 생기기 마련이라 그런 거다. 그래서 플로리스(FL, Flawless) 등급 즉 무결점의 다이아몬드여야 빛이 100% 나오게 되는 거다.

이 글을 마지막으로 4C에 대해서는 다 다룬 거 같다. 다음번에는 4C에 포함되지는 않지만 등급이 있고, 그 등급에 따라 다소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에 대해서 살펴볼 생각이다. 왜? 다이아몬드를 구매하는 이들이 그래도 4C는 알다 보니까 체크를 잘 하지 않는 거 같은데 다른 등급이 다 같아도 이게 다르면 가격에 차이가 조금 난다는 걸 아는 이들이 별로 없는 거 같아서 말이다. 그리고 끝으로 이번달 개봉한 영화 중에 다이아몬드를 소재로 한 사기극에 대한 영화가 있는데 영화 제목이 <플로리스>다. 투명도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왜 영화 제목을 플로리스라고 했는지 이해하기 힘들지. ^^;

도움을 주신 분: 베루체 이창우 부장, 베루체 이호진 대표

+ 다이아몬드에 대한 더 읽을 거리 → 알면 알수록 재밌는 다이아몬드 세계
+ '다이아몬드 세계' 연재는 매주 화요일에 연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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