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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역사

프레이저 보고서: 박정희는 과연 대한민국 경제 발전에 많은 역할을 했는가?

재밌는 동영상 하나를 봤다. <프레이저 보고서>라고 하는 제목의 동영상이다. 일전에 '대선에서 친일문제가 거론될 수 밖에 없는 이유'라는 글에서 올려놓은 동영상을 만든 민족문제연구소에서 만든 동영상이었다. 우선 이것부터 보고 얘기하자. 왜? 나도 이 동영상 보고 나서 관심을 갖기 시작했으니까 말이다. 동영상은 좀 긴 편이지만 재밌다. 마치 <시대정신>을 보는 듯한 그런 느낌이었다.


백년전쟁 스페셜 에디션 프레이저 보고서 1부



어떤가? 아무리 쿠테타를 일으켜 정권을 장악하고 난 후에 독재자로 군림했다고 하더라도 많은 이들이 그가 한 경제 발전에 대해서는 좋게 얘기하는데 이 동영상 보고 나면 박정희가 대한민국 경제 개발에 많은 역할을 했다고 할 수가 없다고 생각될 것이다. 과연 그럴까? 의구심이 들었다. 물론 동영상에서는 프레이저 보고서의 내용 일부를 인용하고 있긴 하지만 어떤 관점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 그 부분만 볼 수가 있기에 말이다.

이건 마치 이런 것과 같다. 내가 유일하게 즐겨보는 프로그램인 <짝>을 보면 이게 실제 상황인지 아니면 연출된 상황인지를 두고 한 때 논란이 있었던 적이 있다. 실제 상황인데 편집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마치 연출된 상황처럼 보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던 거다. 일주일인가 같이 지내면서 촬영한 분량이 많을 것인데 그것을 편집해서 보여주는 건 고작 2시간이다.(보통 <짝>이 2부작으로 나뉘기 때문에 2시간이라고 한 거다.)

그래서 제작 의도에 따라 편집 방향이 달라지고 이에 따라 사실과 달리 왜곡되게 보일 수도 있는 면이 있다. 거짓이라는 게 아니라 사실이지만 부분만 집중적으로 보여주다 보니 왜곡된 이미지를 형성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래도 <짝>과 같은 경우는 시청률을 위해서 재미있는 스토리가 되도록 편집하는 데에서 그치지만 시사 다큐와 같은 경우는 제작 의도에 충실하게 편집해서 사실과 주장을 혼용해서 사용하기도 하기 때문에 주의할 필요가 있는 거다. 그래서 이리 저리 찾아봤다.


정규재 TV 프레이저 보고서를 보고




<프레이저 보고서>를 보고 왜곡된 시각을 줄 수 있어 이에 대해서 정규재씨가 성신여대 김용직 교수와 함께 <프레이저 보고서>에 대해 얘기하는 건데 예전부터 보아온 정규재라는 사람에 대해서는 그닥 바람직하게 보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이 동영상을 올려놓은 이유는 성신여대 김용직 교수의 얘기는 잘 들어볼 필요가 있어서다. 보면 알겠지만 정규재씨가 하는 얘기는 그리 들을 만한 게 없다. 자신이 뭘 많이 안다는 거 얘기하는 수준? 난 이런 사람 지식인이라고 얘기하는 거 싫어한다. 그리고 별로 중요한 건 아니지만 지적하자면, 짜집기가 아니라 짜깁기다.


프레이저 보고서의 허구



그래도 정규재를 따르는 사람들이 있는 듯 하다. 그래서 이런 동영상도 만들었겠지. 개인적으로 나는 정규재라는 사람에 대해서는 별로다 하는 입장이다만 이런 동영상을 제작해서 유포하는 것에는 나는 찬성이다. 밸런스 있게 봐야 하기 때문에 당연히 편파적인 내용이 담긴 동영상을 반박하는 동영상도 나와줘야 한다. 그들이 내가 별로라 하는 정규재라는 사람을 선생님이라 칭하더라고 하더라도 그건 별개의 문제니까. 결국 이것까지 보다 보면 첫번째 올린 동영상이 다소 편파적인 부분도 있다는 걸 알 수가 있다. 고로 박정희가 대한민국 경제 발전에 많은 역할을 했는가 하는 부분에서는 좀 더 깊이 있게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그러나 이런 반박 동영상이 나왔다 해서 첫번째 동영상에서 지적한 부분이 다 거짓이라고 할 수는 없기에 잘 가려서 봐야한다.

다음은 번외로 이거와 직접적인 연관은 없지만 볼 만한 동영상들 올린다. ^^;


도올이 얘기하는 박정희

개인적으로 도올이라는 지식인을 좋아한다. 그런데 도올이 박정희에 대해서 얘기하는 부분이 있어서 여기에 올린다. 이런 게 지식인이 할 수 있는 얘기다. 도올도 분명 말하지만 한 인물에 대한 평가는 쉽지가 않다. 동의하는 부분이다. 어떤 부분에서는 잘 했다고 할 수 있어도 어떤 부분에서는 못 했다고 할 수도 있다. 그래서 어떤 부분을 더 중요시해서 바라보느냐에 따라 평가는 엇갈리기 마련이다. 그래서 한 인물에 대해서 평가하기 위해서는 종합적으로 보고 평가 기준을 내세운 다음에 얘기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 다만 기준은 저마다 다를 수 있으니 누구의 기준이 옳다 할 순 없는 것이고.

그러나 박정희라는 인물에 대해서 얘기할 때는 이런 면도 고려해봐야 한다. 아무리 잘 한 게 많다고 하더라도 크나큰 잘못을 저질렀다고 하면 어떻게 평가해야 할까 라는 점이다. 많은 일들을 하기 위해서 크나큰 잘못을 저질렀다고 한다면 대의를 위해서 저지른 크나큰 잘못은 용서 받을 수 있는 것인지 등에 대해서도 생각해봐야할 부분이다. 그래서 도올은 여기서 한 인물에 대한 평가를 하는 게 아니라 사실만을 두고 그 시대의 상황과 함께 얘기를 하고 있어서 들어볼 만하다. 그래서 올려둔다.








정규재와 문국현



그리고 마지막으로 문국현에게 따지듯이 질문했던 정규재의 동영상이다. 원래 지식인들이 따지기 좋아하는 기질이 많은데(이게 나쁜 건 아니다. 비판적인 생각을 해야 지식이 풍부해지니까. 그러나 나는 정규재를 지식인이라 생각치 않는다) 지금 이 동영상에서의 정규재를 보면 마치 '웃기는 소리 하네? 이건 어떻게 얘기할래?' 하는 듯한 자세로 질문을 던지는데 그에 대해 문국현이 뭐라고 얘기하는지 보길 바란다. 내가 볼 때는 문국현 KO승이다. 그냥 좋게 '이런 거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는 식으로 물어볼 것이지 마치 지는 뭘 대단히 많이 아는 양 폼 잡고 딴지 걸다 오히려 자신의 무식이 탄로나는 꼴이 되어버렸다. 적어도 내가 볼 때는 그렇다. 이런 면들 때문에 내가 정규재는 지식인으로 취급하지 않고 그닥 좋게 보지 않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