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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틀(매우틀, 매회틀): <광해, 왕이 된 남자>로 얄려진 왕의 휴대용(이동식) 변기 본문

지식/역사

매화틀(매우틀, 매회틀): <광해, 왕이 된 남자>로 얄려진 왕의 휴대용(이동식) 변기

風林火山 2013.01.05 07:30


최근 일산 호수공원 내에 있는 화장실 전시관을 갔다가 거기서 매화틀을 직접 봤다. <광해, 왕이 된 남자>에서 많은 이들에게 웃음을 안겨줬던 장면에 등장했던 그 휴대용 변기 말이다. 근데 궁금한 게 왜 이걸 매화틀이라고 했을까?


매화(梅花)틀, 매우(梅雨)틀, 매회(煤灰)틀

매화틀에서 매화(梅花)란 매화나무의 꽃을 말한다. 임금의 용변을 매화나무 꽃에 비유한 거다. 매화틀이란 말은 표준국어대사전에 등재되어 있는 단어다.
 
매화-틀「명사」
궁중에서, 가지고 다닐 수 있게 만든 변기(便器)를 이르던 말.
≒ 마유03(馬㢏)ㆍ매우통ㆍ측유(廁㢏).

매화틀과 같은 말로 매우틀도 있다.(표준국어대사전에는 유사어로 매우통이라고 되어 있다) 매우틀에서 매우(梅雨)가 각각 똥과 오줌을 뜻한다. 매(梅)는 큰 것, 우(雨)는 작은 것. 여기서도 임금의 변은 매화나무로 비유하고 있다. 또 같은 말로 매회틀이 있다. 여기서 매회(煤灰)란 재를 말하는데, 임금의 용변을 받는 그릇에 재를 담아서 용변이 튀지 않도록 해서 매회틀이라고 한다.


고양 화장실 전시관에서 본 매화틀과 매화그릇



이게 바로 매화틀이다. 틀은 나무로 만들고 거기에 비단을 올렸다고 한다. 근데 비단 색깔이 탁해서 그런지 몰라도 비단 같아 보이지는 않는다. 앉아보면 촉감이 남다를지는 모르겠다만. 뒤쪽에 보면 홈이 두 개 있는데, 이 부분에는 원래 등받이가 있었다고 하나 현재는 없다. 그렇다면 두 개의 홈이 있는 부분이 등쪽이란 얘기가 되겠다.


그 옆에 전시된 매화그릇. 여기에 매추(梅芻, 잘게 썬 여물, 근데 왜 매화나무 매자가 들어가지?) 또는 매회(煤灰, 재)를 뿌려놓아서 왕의 똥과 오줌이 튀지 않게 했다는 거다. 재질은 구리.


매화틀 관리는 지밀나인, 똥 닦아주는 건 상궁

궁에 있는 여인들 궁녀들도 계급이 있는데 지밀나인이라고 하는 신분은 나인이라고 하는 계급 중에서도 가장 높은 격에 해당한다. 임금의 몸종으로 최측근에 해당한다고. 그런 지밀나인을 선발하는 건 상궁들인데 조건이 매우 까다로웠다고 한다. 이 지밀나인이 매화틀을 관리하는데 왕이 용변을 보고 싶다 하면 매화그릇에다가 매추나 매회를 뿌려서 매화틀을 들고 간다. 그리고 왕이 용변을 보고 나면 나인보다 더 높은 계급인 상궁이 명주 수건으로 닦아주고.

어찌보면 지밀나인보다 상궁이 더 허드렛 일을 하는 거 같아 보이는데 왕의 몸을 만지느냐 못 만지느냐의 차이가 아닌가 싶다. 왕의 뒤를 닦아주는 걸 당시에는 명예라고 생각해야 하나? 잘못 닦아서 고추에 똥 묻게 되면 어떻게 될라나 궁금하네 그려. ㅋㅋ 이런 부분에서는 상궁보다 지밀나인이 더 나은 듯. ㅋㅋ 상궁이 뒤를 닦아주고 나면 지밀나인은 용변 위에다가 매추나 매회를 뿌려서 매화그릇을 내의원에 보낸다. 내의원에서는 왕의 변 색깔 등을 보면서 건강 상태를 체크하는데 때로는 맛까지 보기도 했다고. <광해, 왕이 된 남자>에 나왔던 내용 그대로다.

- 이 글은 스티코 매거진(http://stiblish.co.kr)에 기고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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