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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담배값 인상해라. 단 건강 증진을 위해서다는 개소리는 말고

최근에 친구 아버지 돌아가셔서 부산에 내려간 적이 있다. 장례식장 한 구석에 담배를 필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어서 의아스러웠다. 요즈음 흡연 가능한 곳이 그리 많지 않은데, 그 장례식장은 실내에 별도의 부스도 아니고 창문 열어놓고 재떨이 갖다 놓고 담배 피는 곳이라고 되어 있으니 와~ 좋네 싶었다. 부산이라서 그런가 싶기도 했고 말이다. 담배 태우면서 옆 호실에 온 세무 공무원(자기가 세무 공무원이라고 해서 알았다)과 대화하면서 이런 얘기를 들었다. 요즈음 위에서 세금 많이 거둬라고 엄청 쫀다고. 복지 예산 때문이라나 뭐라나.


건강 증진이란 말 꺼내지 마라. 구역질 나니까

난 끽연가다. 담배값 인상되는 거 싫다. 그러나 인상될 만하다면 뭐 그걸 갖고 뭐라하고 싶지 않다. OECD 국가 중에서 가장 담배값이 싸다는 거 뭐 그런 통계자료 내고 그러면 나도 그래 그럴 만하네. 그래 원래 우리나라가 담배 값이 좀 쌌지. 그래 올려. 충분히 이해하는 부분 있다고. 올리지 마란 소리 아니다. 올려도 필 사람은 다 피게 되어 있다. 근데 말이다. 건강 증진을 위해라는 그런 소리는 말라고. 너네들은 어차피 다 계산해봤을 거 아냐. 얼마를 올려야 세금이 더 늘어나는지 따져봤을 거 아니냐고. 괜한 소리는 말란 얘기다. 언제부터 너네들이 국민 건강을 졸라게 신경 썼냐고.


건강 증진을 위해 담배 끊으라고 한다면 이래라

만약 담배 때문에 국민 건강에 문제가 있다고 하면 담배값 인상으로 확보된 세금으로 담배 피우는 사람들의 건강 증진에 사용해라. 담배 피는 사람들이 담배 끊게 하는 데에 필요한 정책에 써란 얘기다. 왜 담배를 끊으라고 하면서 돈은 니네가 가져가는데? 돈을 써도 모자랄 판국에. 그러니 건강 증진 그런 목적은 그냥 하는 소리잖아. 구색 맞추기 아냐. 그지? 그러면 건강 증진이란 말은 빼라고. 세수 확보 차원에서 담배값 인상을 해야 된다고 하고 논리적 근거로 OECD 국가 중에서 가장 담배값이 싸니 현실적인 가격을 부과하겠다 그러면 되는 거라고. 국민을 상대로 하는 게 가장 쉽잖아. 그지? 그냥 법안 통과 시키고, 시행하기만 하면 세수 확보되는 거잖아. 대기업 상대로 뭐 어쩌고 저쩌고 하면 관계도 있고 하니 쉽지 않고 말이야. 알아~ 안다고. 올려~ 근데 말은 가려서 하자고.

갑자기 최근에 본 <남쪽으로 튀어>에서 최해갑의 대사가 생각난다.
언제부터 너네들이 국민 건강을 졸라게 그리 신경 썼냐? 엉? 나 국민 안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