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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슈니발렌(Schneeballen): 나무 망치로 깨먹는 독일 전통 과자, 여직원들한테 준 화이트 데이 선물


화이트데이란다. 난 이런 날 잘 안 챙기는 편이다. 꼭 무슨 날이 되어야 의미있는 건 아니잖아. 게다가 무슨 날이라고 하면 그 날 대목이라고 상술이 판치고 말이다. 그래도 여직원들한테 화이트데이인데 뭐라도 챙겨줘야지 해서 뭘 사긴 해야겠는데 사탕은 싫더라고. 꼭 사탕이어야 하는 건 아니니까. 그걸 전달하는 사람의 마음이 중요한 거니까. 그래서 산 게 슈니발렌(Schneeballen)이라는 독일 전통 과자다. 일산에도 몇 군데서 파는데 나는 현대백화점 킨텍스점 지하 1층에서 샀다.


여직원들 주려고 샀다가 좀 더 사게 되버린


현대백화점 킨텍스점의 슈니발렌. 참 장사 잘 되더라. 아르바이트생 4명인가 쓰던데 정신없이 포장만 하고 있더라고. 그러다 보니 미스가 나서 고객들이 뭐라 하는데 그런 소리 들어가면서 또 정신없이 포장하고 죄송하다 하고 그러는 거 보니 시급은 똑같을 건데(아닌가?) 하는 생각에 안타깝기만 하더라. 물어보니 어제부터 정신 없더란다. 화이트데이 때 이거 사러 오는 사람 많았던 듯 싶다. 원래는 여직원들한테만 주려고 그랬는데 케이스 보고 몇 개 더 샀다. 나도 먹을 겸 해서.  


저금통으로 재활용하는 케이스


케이스 위에 보면 동전 넣는 구멍이 있다. 저금통으로 사용할 수 있단 얘기. 딱이다 싶었다. 최근에 사무실 책상에 던져뒀던 동전 정리하면서 저금통 하나 살까 해서 보다 보니 배보다 배꼽이 더 커서 말았는데 이거 내가 딱 원하는 스타일이다. 통도 커~ 길죽하니 말이지. 많이 들어가겠더라고. 게다가 케이스 디자인 나쁘지 않아. 종이 재질이긴 하지만 빳빳하더라고. 이거 때문에 내가 많이 산 거다. 그래도 두고두고 저금통으로 활용할 수도 있으니까 말이지. 실속 있잖아?

그래서 여직원들 외에도 나도 하나 사고, 동생 여친한테도 하나 주라고 사고, 뭐 이리 저리 해서 여러 개 샀다. 한 사람에 하나씩. 이 케이스에 슈니발렌 과자 3개 들어간다. 근데 나만 그런 게 아니었나 보다. 나만큼 많이 산 아저씨 하나 있는데 그 아저씨도 케이스 하나 주면 안 되나요 그러더라고. ㅋㅋ 나도 하나 더 주면 안 되냐고 그랬는데 한정판매로 나온 거라 안 된다고 해서 과자 3개 더 산 거거든. 내 꺼. ^^;


깨서 먹어야 하는 과자


케이스 뒤에 보면 슈니발렌 맛있게 드시는 방법이라고 나와 있는데 여기에 이렇게 되어 있다. "슈니발렌 매장에서 제공되는 원목의 나무망치[별매]를 이용하여 가볍게 제품을 깨뜨려 적당한 크기로 부셔 줍니다." 그럴 만한게 과자 하나 크기가 좀 크다. 좀 많이 큰 주먹밥 정도? 근데 나무망치는 별매란다. 두 종류의 나무 망치가 있던데 큰 나무 망치는 너무 크더라고 그래서 작은 망치 하나 샀다. 가격은 13,000원.


별도 구매해야 하는 나무 망치


이게 나무 망치다. 현대백화점 킨텍스점에 있는 슈니발렌 매장에 보니까 과자 6개 사면 큰 망치를 2만원에 살 수 있는 행사(?)를 하던데(원래 가격은 3만원) 나는 6개가 뭐야 도대체 몇 개를 샀어? 혜택을 볼 수 있었음에도 할인 혜택도 없는 작은 망치를 산 건 큰 망치는 너무 커. 무기로도 사용할 수 있겠더라고. 예전에 알리스타 오브레임이 프라이드 FC에서 라이트 헤비급으로 활동할 때 들고 다니던 나무 망치가 생각나더라. 그만큼 크지는 않았지만 좀 컸다.


과자 하나당 개별 포장


 

케이스 안에는 이렇게 포장된 과자 세 개가 들어간다. 물론 과자는 1개씩 살 수 있다. 대신 1개 사면 케이스는 안 준다는 거. 3개가 되어야 케이스에 담아준다. 그래서 사람 수에 따라 과자를 3개씩 살 수 밖에 없었다는. 받는 사람이 어떤 걸 좋아할 지는 몰라 내가 좋아하는 쵸콜렛이 많이 들어간 과자들로만 3종류 담았다. 단, 3종류의 슈니발렌 과자가 담긴 케이스를 줬지 망치는 안 줬다고. 망치는 하나 밖에 읍써~ 내 꼬얌~ 진강이랑 먹을 때 사용할라꼬~ ^^;


그래도 좋아하니 기분 좋네

사무실로 와서 여직원들 줬더니. 대번 알더만. "우와~ 슈니발렌이다." 물어보니 언제 사먹어봐야지 했는데 사먹어보지는 못했다고. 좋아하네. 그래 맛나 무그라~ 그런 모습 보니까 잘 사줬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가격이 비싸고 그런 건 아니지만 그래도 식상하게 사탕 주기는 싫어서 골랐던 건데 먹힌 듯. ^^; 뿌듯~


핑크색 종이 봉투 같이 주는 이유가 있더라


집에서 저녁 먹고 난 후에 진강이랑 먹으려고 슈니발렌 하나 꺼냈다. 망치로 적당히 쳤더니 안 깨진다. 생각보다 슈니발렌 단단하더라고. 몇 번 망치질 하다 보면 요령이 생기긴 하지만 생각보다는 세게 내려쳐야 깨진다. 여튼 그렇게 과자를 깨고 나니 부스러기가 많이 남는다. 그래서 이렇게 깨고 난 다음에 담아두라고 핑크색 종이 봉투를 주는 모양이다.


슈니발렌 1개당 하나씩 주는 듯.


여기에 담아두면 과자 부스러기 흘릴 염려가 없다. 참 과자 하나 먹기 힘드네. 솔직히 신선하다는 점 하나 외에는 난 이렇게 먹기 불편하면 귀찮아서 안 먹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