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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맛집

시원하면 대구 @ 김해 외동: 술 마신 다음날 먹은 대구탕, 속이 다 풀리네

아는 사람들 알겠지만 나는 술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근데 이번에 부산 내려갔을 때는 맨날 술이야~ 그래도 기분 좋게 술 마셨지. ㅋㅋ 저번주 부산 갔을 때는 내 생애 최초로 대리운전 불러봤다. 워낙 내가 술을 잘 안 마시기도 하지만 조금만 마셔도 취하기 때문에(대신 금방 깬다. ^^;) 어느 정도 됐다 싶으면 내가 자제를 해서 술 깨고 운전하는데 이번에는 어쩔 수가 없었다. 게다가 부산에서 올라온 날에는 또 부산 동창 녀석이 예고도 없이 올라가니까 모이라 해서 모여서 술 마시고 당구 치고 했는데 아침 8시까지 술 마셨다.

부산에서 올라와서 그런지 술을 뽈짝뽈짝 계속 마시게 되더라고. 결국 완전히 술이 되서리 친구보고 운전하라고 하고 나는 뒷좌석에 누워버렸다는. 결국 친구네 집에서 몇시간 자다가 나와서 집에 돌아갔다. 내가 언제 술 마시고 그런 적 있디? 혹시나 나 아는 사람 중에 그런 거 본 사람? 대학 때 말고 사회 나와서는 없을껄? 그런 모습 보는 거 쉽지 않아~ 부산 친구들이나 그런 모습 볼 수 있고, 부산 친구들이나 내가 웃기는 모습 볼 수 있어~ 나 대학 때부터 시크했잖아? ㅋㅋ 여튼 술 마시고 난 다음날 태원이가 데려간 곳이 바로 여기다.


태원이란 친구는 재석이 소개로 알게 된 친구다. 그러니까 나랑은 동창도 아니고 38년동안 인연이 없었던 친구인데 재석이가 소개해줄 때 나랑 비슷하단다. 둘 다 캐릭터 독특하고 말이지. 근데 이 친구는 진국이다. 원래 자기랑 비슷한 사람은 쉽게 알아보는 법이거든. 그냥 스파크 파파박. 게다가 이 친구는 비즈니스 감각도 있어요. 고로 얘기가 쉽게 통하지. 오호라~ 이거 뭔 일 벌어지겠는데? 그래서 짧은 시간에 아주 급친해진 친구다. 역시 부산 사나이는 의리가 있더라고. 나랑 같은 족속? 뭐랄까? 외곬수? 타협 안 하고, 성격 시원하고.

내 생각에는 아마 태원이랑 둘이서 뭔가를 벌여도 벌일 듯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뭐 사실 이미 얘기가 나왔고 말이지. 사람과 사람 사이에 가장 중요한 건 신뢰다. 이 친구는 절대 신뢰를 저버릴 친구가 아냐. 단순히 착하다 사람 좋다 그런 게 아니거든. 딱 느끼겠더라고. 나와 같은 종에 속한 사람이라는 걸 말이다. 오히려 나는 서울에 와서 서울 사람 다 됐지. 나보다 더한 녀석이더라고. 매력있는 친구였다. 여튼 이 친구가 해장 하자면서 데리고 간 곳인데 김해였다. 김해에 보니까 경전철 다니던데 오~ 졸라 귀여움. 한 번 타보고 싶었다. 놀이동산 모노레일 같이 생겼더라고. ^^;


김해에서는 이미 맛으로 알려진 곳, 시원하면 대구


일산에 사는 나는 클라이언트를 만나기 위해서는 38km를 달려야 한다. 사무실 또한 일산에 있기에 사무실에서 집에 왔다 갔다 하는 거리는 얼마 안 되지만 미팅을 갈 때는 대부분 강남이기에 일산에서 강남까지 거리가 38km 정도 되니까 그렇다. 그래서 그런지 부산에서 친구들 만나러 이동할 때 보면 10km 안쪽인지라 뭐 이게 멀다고 그러냐는 생각으로 다니곤 했다. 일산에서 가깝다는 홍대만 하더라도 16~18km 되거든? 그런데 부산에서 며칠 있다 보니 10km만 되도 오~ 멀다 그렇게 되더라고. 사람의 적응력이란 실로 무섭다. 근데 김해까지는 20km나 되니 당연히 멀게 느껴질 수 밖에.

그래도 금방 가더라고 고속도로 타고 가니까 얼마 안 걸리대? 거리상으로만 그랬지 부산 시내 달리는 거보다 빨리 간 듯 싶다. 그렇게 도착한 김해의 대구탕집이다. 여기 태원이 친형이 운영하는 곳이란다. 어쩐지 들어갈 때 형수님이라고 하길래 좀 이상하다 싶었다. 보통 형수라고 하지 않고 이모라고 부르잖아? 자주 가는 곳이라면 말이다. 근데 분명히 태원이가 계산했단 말이야. 역시 태원이는 그런 녀석이란 게지. 아무리 가족이 운영하는 곳에 가도 줄 건 주는 식이거든. 나보다 낫네. ㅋㅋ

태원이한테 가게 일매출을 들어봤다. 오~ 생각보다 많이 나온다. 그만큼 손님이 많다는 얘긴데 번화가에 있는 게 아니라서(뭐 인근에 신세계 백화점 들어온다고 하긴 하더라만) 위치를 알고 찾아와야만 하는 곳인지라 아는 사람만 오는 곳이라면 그렇게 매출이 나오기 쉽지 않을 건데 그렇다는 건 이미 많이 알려졌다는 반증일 듯 싶었다. 그래서 1층만 운영하던 가게를 2층으로 확장하려고 한다고. 별다른 홍보도 하지 않고 그 정도 매출 나오려면 음식이 맛있지 않으면 그렇게 될 수가 없지. 어쩐지 맛있긴 하더라. 까다로운 내 입맛에도 잘 맛더라고.

근데 사실 맛이라는 건 지극히 주관적인 거라 얼마나 대중적인 맛이냐가 중요한 법인데 많은 사람들에게 인정받은 맛인 듯. 아니면 매출 그렇게 나올 수가 없다니까! 재밌는 건 시원하면 대구란 맛집이 있는 위치가 흥부암이라고 하는 절 올라가는 입구에 있는데, 흥부암의 스님들도 여기서 대구탕 잘 먹는단다. ㅋㅋ 여튼 김해에서 대구탕 먹고 싶으면 여기 가봐바~ 술 먹고 난 다음날 가서 그런지 국물이 쥑이대~ 속 제대로 풀리더라고~


대구탕이 메인이긴 하지만 대구탕만 파는 건 아니더라


재석이랑 태원이 그리고 나 모두 대구탕을 먹었다. 전날 술을 먹은 터라 속 풀려고 대구탕을 먹은 거였다. 그런데 메뉴판에 보면 간장게장, 간장새우, 뽈찜, 만두 등의 메뉴도 있더라고. 다른 거는 안 먹어봐서 모르겠는데 대구탕은 맛있더라.


밑반찬은 이렇게 나온다. 깔끔하게. 김 보니까 생각나네. 태원이랑 재석이 말고 다른 친구 만나서 술 먹는데 이렇게 구운 김에 간장이 기본으로 나오는데 얼마나 김을 먹었던지 김 리필만 4번, 간장 리필 1번 했다. 주인이 하는 소리가 간장 리필 시키는 사람 처음 봤다고. 김 갓 구워서 간장 찍어먹으면 그게 얼마나 맛있는데. 다른 안주 필요 엄서요 엄서~


술 못 먹는 내가 처음 느껴본 해장


나는 해장을 해본 적이 없는 사람이다. 그래서 남들이 해장하러 가자 하면 그러면 해장이 되나 항상 궁금하곤 했다. 예전에 술을 마시고 난 다음날 해장하러 가자고 해서 뭘 먹어도 뭐 나는 잘 모르겠더라고. 근데 부산에서는 술을 많이 마셔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술 먹은 다음날 대구탕 한 그릇 먹으니까 속이 풀리더라고. 첨 느껴봤다. 그래서 앞으로는 해장하려면 대구탕 찾을 듯 싶다. ^^; 나랑 밥 먹어본 사람은 잘 알 듯. 가리는 거 엄청 많고 입맛 까다롭다고. ㅋㅋ 근데 이 대구탕은 내 입맛에도 잘 맞더라고. 맛있대. 점심 때 보니까 인근에서 삼삼오오 짝지어서 차타고 와서 대구탕 한 그릇 먹고 가는 거 보니 그래도 대구탕 좋아하는 김해 사람들은 시원하면 대구 많이 찾는 듯 싶더라고.



- 주소: 경남 김해시 외동 1144-6
- 전화: 055-338-1235

아 맞다. 대구탕 한 그릇 먹고 나와서 담배 한 대 피면서 보니까 바로 앞에 전철역이 있던데 봉황역이었다. 역이름이 봉황이라 봉황새 떠올리다 보니 기억하고 있었는데 거기 바로 맞은 편에 있다. 1번 출구 쪽 맞은 편. 지도 보니까 인근에 수로왕릉도 있네. 난 김해시 사람이 아니라 잘 몰랐는데 지도로 보니까 그래도 번화가 약간 사이드 쪽이라고 봐야할 듯 싶다. 여튼 김해에서 대구탕 먹고 싶다 하면 시원하면 대구 강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