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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제품

베르사체 블루진 맨 오 드 뜨왈렛: 내 생애 두번째 향수

나는 향수를 잘 뿌리지 않는다. 향수 냄새를 그리 좋아하지도 않고.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진한 향수 냄새를 풍기는 여자가 들어오면 그닥 느낌이 좋지 않다. 마치 화장을 과하게 한 듯이 느껴져서 말이다. 내가 이러다 보니 향수를 사도 거의 사용을 하지 않고 보관만 하는 꼴이다. 내 생애 첫번째 향수는 다비도프다. 아직도 다비도프 향수 갖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내 생애 첫번째 향수를 지금껏 갖고 있는 건 아니지만 말이다. 난 다소 외곬 기질이 있어서 쓰던 것만 쓰고 좋아하는 것만 좋아하는 성향이 강한 편이다.


그래서 내 생애 첫번째 향수인 다비도프만 줄곧 사용했었다. 그러다 사용하게 된 내 생애 두번째 향수는 베르사체 블루진 맨 오드뚜왈렛. 선물 받은 거다. 새 걸로 말고 사용한 걸 말이다. 그게 아마 10년 전이었지? 그 향수를 아직까지 갖고 있다니. 그런데 내가 보관을 잘못한 모양이다. 햇볕이 드는 곳에 보관해뒀다가 최근에 사용하려고 하다 보니 뭔가 냄새가 이상하다. 향수 냄새라기 보다는 신나 냄새? 거의 다 사용해서 얼마 남지도 않긴 했지만 신나 냄새 나서 못 쓰겠더라고. 향수로써의 역할은 끝난 셈.

 


향수 용기는 별로 멋스럽지 않다. 베르사체다운 디자인인데 한 때는 베르사체 브랜드를 좋아하기도 했지만 나이가 들수록 심플한 게 좋아지더라고. 이 향수를 10년 동안 갖고 있었던 이유는 향이 그닥 좋지는 않아서(이건 개인 취향 문제라 내가 안 좋다 해서 안 좋은 게 아니다.) 잘 사용하지 않아서 그렇다. 그래도 버리기 전에 사진 찍어두고 포스팅. 내 블로그는 내 기록장과 같은 역할도 하니까. 요즈음 <응답하라 1994> 보면서 추억에 젖곤 하는데, 이 블로그도 십수년 후에 다시 돌아보면 그런 역할을 해주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