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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제품

아날도 바시니 기모 레깅스: 내 태어나서 이런 거 입기는 처음이다만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는 모르겠다. 내가 생각하기에 나이가 든다는 걸 스스로 느끼는 시기가 30대 후반인 거 같다. 30대 중반까지만 해도 나는 그런 거 잘 몰랐다. 나이 들면 이해한다는 말도 나이 들면 변한다는 말도 나와는 거리가 멀게 느껴졌었고. 근데 30대 후반이 되면서 40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니까 조금씩 생각이 바뀌더라고. 게다가 예전과 같지가 않다. 평생 내의 입어본 적이 없는 나인데 최근에 차 안 끌고 미팅 갔다가 버스 기다리는데 30분을 떨면서 있었다.

주로 입는 바지가 청바지다 보니 매서운 바람을 청바지가 머금고 그 찬 기운을 내 살갗에 전달하는데 그 느낌 정말 싫더라. 그래서 안 되겠다. 내복 입어야지 생각을 했던 거다. 가만히 보면 올해가 그런 변화가 심한 해인 듯하다. 에어컨 바람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였지만 올해 여름에는 에어컨 없이는 못살겠다는 생각까지 했었고, 에어컨 끼고 살았으니 말이다. 그런데 내의 하면 떠오르는 게 사우나에서 어르신들이 입고 있는 그런 내복.

왜 엉덩이 부위가 축 쳐저서 마치 내의에다가 똥 싼 듯한 느낌을 주는 그런 내의. 그런데 검색해보니 요즈음은 많이 달라졌더라. 흰색 빤쭈만 보던 시절이 있었지. 그러다 언제부턴가 내의에도 패셔너블한 바람이 불더니 내의도 그런 듯. 뭐 길 지나가다 보면 여자들 레깅스 입고 원피스 입은 여자들 많잖아? 부츠 신고 말이지. 그런 스타일 좋아라 한다. 여튼 그래서 이리 저리 찾아보고 내의는 아니고 기모 레깅스 하나 사서 요즈음 입고 다닌다. 이거 하나 입으니 정말 안 춥네. 원래 내가 추위를 그리 잘 타는 스타일도 아니었지만 말이다.


내의는 가격이 좀 되던데 이건 싸다. 싸니까 부담없이 입다가 버리고 다시 사면 돼. 마치 동대문제 옷처럼 말이지. 주변에 내의 입는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양모의 경우는 따뜻하긴 한데, 두껍다고 그래서 나름 나는 별로 추위도 안 타고 두꺼운 거 싫으니 내의 대용으로 그냥 이거 사면 되겠다 싶어서 산 거다.


근데 내가 이걸 산 데에는 이유가 있다. 가격의 문제가 아니라 디자인. 그냥 밋밋한 게 싫어서 좀 독특한 거 없나 싶었는데 있네. 아날도 바시니? 이런 브랜드 처음 봤다만 글씨체가 디플로마체네. 크롬하츠에서 주로 사용하는 체 말이다. 내 블로그에 이 서체 올려놓기도 했는데.


게다가 허벅지 부위에 이런 용무늬 프린팅이 있다. 이거 몇 번 빨다 보면 자글자글해지겠지? 자글자글 뭔 말인지 몰라? 패스~ 여튼 이렇게 포인트가 있어서 산 거다. 난 포인트가 있어야~ ^^;


안감은 기모다. 보온력을 높이기 위한 직물 가공법. 뭐 추위를 타는 사람들은 이걸로 따뜻하다는 느낌을 못 받을 수도 있겠지만 나는 이거 하나 입고 옷 입으니까 하나도 안 춥더라고. 근데 역시 나는 상체는 그래도 괜찮은 편인데 하체 부실인지라. ㅋㅋ 레깅스 입으니까 완전 통 아저씨네 그랴. 뭐 집안 내력인지라 어쩔 수 없다. 운동하면 되기야 하지만 스쿼트 얼마나 힘든데. 한다고 바로 효과 나타나는 것도 아니고 말이지. 쩝. 그래도 꾸준히 하면 되니까 한창 운동할 때는 했는데 지금은... 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