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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영화

대통령을 죽여라 (리처드 닉슨의 암살)

대통령을 죽여라 포토
감독 닐스 뮬러
개봉일 2004,미국,멕시코
별점
date : Aug 20, 2005 / film count : 2,265

나로 하여금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영화다. 줄거리는 얘기하지 않겠지만, 주인공이 그렇게 변해가는 과정을 내 나름대로는 측은하게 느끼면서도 그 속에 나를 보는 듯함을 느꼈기 때문이다. 열심히 깨끗하게 살려고 하지만 자본주의라는 시스템과 금융논리에 자신의 이상향이 틀어지고, 지극히 평범하게 단란한 가정을 이루고자 하는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욕구도 틀어지면서 모든 것을 오직 하나 미국의 대표인 리차드 닉슨으로 돌리게된 그...

한 인간이 세상이라는 터전에서 좌절해가면서 세상을 증오하고 자신 스스로 이상하게 변해가는 모습을 보면서 나는 솔직히 동질감을 느꼈다. 동질감... 뭔가 나랑 비슷하다는 생각... 나는 이해한다. 물론 그 행위가 잘 되었고 이해간다는 것이 아니다. 다만 충분히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에 나오는 자막 "inspired by true story" 실제 얘기에서 영감을 얻은 영화라는 부분이 나오자 주인공에 대한 연민이 느껴졌다. 이 세상에 한 인간으로 태어나 정말 옳은 일을 하면서 소박하게 살고자 했던 한 사나이에 대해서 연민이 느껴졌다.

느껴본 적이 있는지 모르겠다. 자본주의라는 것에 대해서 말이다. 참 우스운 것이... 우리가 동대문에서 옷을 살 때 "이거 원가 얼마에요. 이렇게 팔면 저 남는 거 없어요." 하면서 파는 상인들. 우리는 그 말이 진심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러한 행위를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미 상인들은 동대문에서는 깎으러 오는 손님들이 있으니 정가가 붙어있지 않고 미리 깎을 만큼의 가격을 부른다. 원가가 실제로 그게 아니면서 원가가 얼마라고 하는 것을 상술이라는 이름으로 묵인할 수 있는가? 이것이 White Lie 라고 부를 수 있는가? 이에 대한 내 나름대로의 생각이 있긴 하지만 한 번 생각해 보기 바란다.

주인공은 이러한 사고를 잘못 승화시킨 것이 아닌가 한다. 그것은 주변 여건과 상황에서 그가 판단하고 선택한 것이었다. 그 선택이 잘못되었다고 해도 사람은 상황에 따라서는 극단적으로 변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가족이라는 사람들이라면 끝까지 믿고 밀어줘야 되는데도 불구하고 현실 속에서 돈이라는 것 때문에 아웅다웅하고 결국 별거와 이혼이라는 과정을 거치게 되면서 주인공을 나락으로 빠지게 만들었다. 여러 가지 복합적인 상황 속에서 주인공이 변한 것이다.

내용을 모르고 봤는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생각을 많이 해볼 수 있게 만든 영화이고 주인공이 연기파 배우 숀펜이었기에 더욱 실감났었다. 거기다가 내가 좋아하는 여배우 나오미 왓츠까지 나와서 더욱 재미있게 보았던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