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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182: 존 존스 vs 다니엘 코미어 - 예상과 달랐던 경기, 다니엘 코미어는 얻은 게 없고 잃은 것만 있는 경기 본문

스포츠/격투기

UFC 182: 존 존스 vs 다니엘 코미어 - 예상과 달랐던 경기, 다니엘 코미어는 얻은 게 없고 잃은 것만 있는 경기

風林火山 2015.01.04 16:30


얼마나 기대했던 경기였던가! 요즈음은 UFC 생중계로 보지 않던 내가 생중계로 볼 정도로 기대했었던 경기였고 예상과는 완전히 빗나간 경기 결과가 나왔다. 존 존스의 만장일치 판정승. 존 존스도 입장 시에 표정을 보니 긴장한 기색이 완연했고, 긴장감을 없애려고 소리도 지르곤 했지만 얼굴 근육 자체가 이미 긴장되어 있는 상태라 표정에서 긴장감을 역력히 느낄 수 있었다. 보는 팬들도 긴장되었는데 실제 선수들은 얼마나 긴장이 되었겠냐고.



예상과는 다른 전개



예상과는 전혀 달랐다. 워낙 변수가 많은 UFC인지라 이변도 많이 일어나고 생각했던 대로 경기가 진행되지 않는 경우도 많아서 그랬던 건데, 이번 경기는 너무나 기대했던 경기라 경기 전에 예상까지 했었는데 예상과는 전혀 다른 양상이 펼쳐졌던 거다. 이 경기는 3라운드까지와 그 이후로 크게 둘로 나눠서 살펴볼 필요가 있을 거 같다.


3라운드까지는 용호상박


① 거리 싸움에 유리한 존 존스에 대비해서 거리를 내주지 않았던 다니엘 코미어

② 레슬링에 유리한 다니엘 코미어에 대비해서 레슬링에서 밀리지 않았던 존 존스


이번 경기는 3라운드까지가 둘의 명승부로 기억될 듯 싶다. 긴 리치를 이용해 아웃 복싱이 유리할 거라고 생각했던 존 존스지만 다니엘 코미어는 그럴 줄 알고 거리를 절대 내주지 않았고, 근접전에서 레슬링으로 승부할 거라고 생각했던 다니엘 코미어지만 존 존스는 그럴 줄 알고 근접전에서 테이크다운은 허용하지 않았다. 그래서 3라운드까지 경기 양상은 다음과 같았다.


① 약간의 거리가 있는 경우에는 존 존스의 공격이 먹혔고,

존 존스의 공격이 먹히면 이에 응수하듯 다니엘 코미어는 근접전에서 더티복싱을 구사했다.


3라운드까지는 너무나 재밌었다. 비록 예상과는 다른 전개였지만 역시 챔피언답고, 역시 탑 컨텐더다운 모습이었다. 거리 싸움에서는 우세하다는 존 존스의 장점은 오히려 먹히지 않았고, 레슬링에서 우세하다는 다니엘 코미어의 장점은 먹히지 않았으니 얼마나 그 둘이 상대에 대해 만반의 준비를 다해 예상과는 다른 전개가 펼쳐졌냐는 얘기지. 용호상박이란 말을 실감할 수 있었던.


둘은 자신의 장점이 상대가 뛰어넘을 수 없는 강점이 되지는 못함을 보여주는 듯 했다. 만약 다니엘 코미어가 근접전에서 테이크다운을 성공시키면서 레슬링의 우위가 확실하다는 걸 보여줬다면 얘기가 틀렸을 거다. 존 존스가 유리한 신체적 조건을 활용하여 거리 싸움에서 다니엘 코미어를 확실하게 제압했다면 얘기가 틀렸을 거다. 둘 다 그렇지 못했다. 


그러나 3라운드 정도까지 보면 다니엘 코미어의 근접전과 더티 복싱에 존 존스가 상당히 고전하는 듯 보였다. 라운드를 끝날 때마다 자신이 이기고 있다는 걸 보여주려고 두 손 번쩍 든 존 존스지만 실제 경기 내용을 보면 그렇다고 볼 수는 없었거든. 오히려 다니엘 코미어가 지금까지 종합격투기 경기에서 어떤 라운드도 내주지 않았던 모습을 보여준 듯 했던 거다.


그러나 3라운드까지 보여줬던 점수 차이는 그리 크지 않았으리라 본다. 거의 비등비등한 경기를 했으니 근소한 차이였다 생각하니까. 사실 후반에 어떻게 경기를 풀어나가느냐에 따라 얘기는 많이 틀려지기 때문에 3라운드까지의 경기 결과가 다니엘 코미어에게 꼭 유리하다고 할 순 없는 상황이었다. 그리고 이렇게 계속 라운드가 전개된다면 UFC의 경우 비등한 경기를 할 경우, 챔피언의 손을 들어주는 경우가 많다 보니 다니엘 코미어가 불리할 수도 있는 상황.


한 가지 걱정되었던 건, 다니엘 코미어의 데미지가 어느 정도일까 하는 부분이다. 몇차례 잘 들어간 바디 킥등은 분명 데미지로 쌓여서 후반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되니까.


4라운드는 체력의 차이라 본다


다니엘 코미어가 4라운드에 체력이 많이 떨어진 모습이 역력했다. 테이크다운도 몇 차례 허용할 정도를 보면서 이렇게 되면 지는데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4라운드는 완패였다. 다니엘 코미어의. 게다가 다니엘 코미어의 테이크다운 방어율 100%라는 기록 또한 깨졌고, 모든 경기 매 라운드에 유리한 경기를 했던 기록 또한 깨졌다. 생각치 못했던 결과였다. 체력이 뒤진다고는 생각 안 했거든. 물론 존 존스는 27살이고, 다니엘 코미어는 35살이지만, 다니엘 코미어가 5라운드 경기를 안 해본 선수도 아니고 말이다.(물론 5라운드 경기 경험은 존 존스가 우세하지. 챔피언전은 모두 5라운드니까)


1라운드에서 3라운드까지 강한 상대인 존 존스를 상대하다 보니 힘을 많이 소진할 수 밖에 없었겠지. 그러나 그렇게 따지면 챔피언인 존 존스는 안 그랬을까? 근접전에서 밀리지 않으려고 얼마나 힘을 썼겠냐고. 오히려 그 때문에 1라운드에서 3라운드까지 근접전에서는 더티복싱에 고전하는 모습을 보여줬던 존 존스였으니까. 사실 3라운드에선가 손가락으로 눈이 찔렸다고 잠시 쉬는 타이밍이 있었는데 나는 그 타이밍에 잠시 쉬게 되면 존 존스가 유리하다고 생각했을 정도로 존 존스도 많이 지친 모습을 보여줬었거든. 근데 4라운드 되어서는 양상이 많이 틀려지네.


4라운드 이후에 존 존스의 얼굴 표정도 밝아졌다. 자신감도 붙었던 거 같고. 그래서 5라운드에서는 자신의 예전 스타일대로 경기를 했고, 큰 무리하지 않고 라운드를 챙겨가면서 지친 다니엘 코미어를 제압했던 거 같다. 


5라운드에서 다니엘 코미어는 포기한 듯 보였다


내가 생각했던 다니엘 코미어는 4라운드에 그랬다고는 해도 5라운드에서는 다시 최선을 다할 거라 생각했다. 근데 체력의 한계인가 힘을 쓰지 못하네. 그리고 나름 힘을 쓴다는 게 들어 메치기. 나름 자존심 회복을 위해서 한 거라고 본다. 즉 경기에 이기려고 하기 보다는 자존심은 회복하고 가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더란 얘기지. 그거 보고 다니엘 코미어 경기 포기한 건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결국 만장일치 판정패. 다니엘 코미어 스스로도, 응원을 온 케인 벨라스케즈도 인정할 수 밖에 없는 결과였다고 본다.



다니엘 코미어, 잃은 것만 있는 경기



개인적으로 다니엘 코미어가 우세하다고 예상했다. 그러나 예상은 빗나갔다. 존 존스의 말과 행동이 안티를 양성하긴 하지만 그는 경기 후에도 여전히 챔피언이다. 그리고 존 존스가 경기 전에 했던 말은 증명했다. 레슬링에서도 밀리지 않을 거고 그 싸움을 피하지 않겠다고 했던. 비록 4라운드의 테이크다운은 체력이 많이 소진된 상황에서라고 하지만 3라운드까지에서도 밀리지는 않았으니 말이다. 밉상이긴 하지만 그래도 실력은 인정할 수 밖에 없겠다.


반면 다니엘 코미어에게는 이번 경기의 심리적 데미지가 상당할 거 같다. 초반에는 정말 경기를 잘 운영했는데 말이다. 이번 경기로 인해 무패 기록이 깨졌고, 100% 테이크다운 방어율도 깨졌고, 매 라운드 이기던 그의 기록도 깨졌다. 게다가 극강의 레슬러라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번 경기로 지금껏 쌓아온 모든 것들이 다 무너졌다. 


케인 벨라스케즈가 주니어 도스 산토스에게 TKO 당하고 나서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기 위해 2차전, 3차전 주니어 도스 산토스의 얼굴을 일그러지게 만들어 자신의 존재를 증명한 것과 비교된다. 이번 경기로 다니엘 코미어는 증명한 게 하나 없다. 잃은 것만 있고 얻은 거 하나 없는 경기가 되어버린. 물론 나 또한 개인적으로 다니엘 코미어가 증명해주길 바라고 충분히 그럴 선수라 생각했었는데 틀렸다. 결과 앞에서는 어떤 변명도 필요하지 않다 생각하니까.


그런데 앞으로 존 존스가 하는 말을 어떻게 감당해낼까? 다니엘 코미어 입장에서는 죽이고 싶을 정도로 미울 건데 이제는 말로 상대해봤자 손해만 나는 꼴이 될테니. 열심히 갈고 닦아서 재도전해서 경기 결과로 보여주는 수 밖에는 없을 듯 싶다. 꽤 오랜 세월을 인내하면서 노력해야할 듯. 안타깝다. 



경기



1라운드



2라운드



3라운드



4라운드



5라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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