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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아싸 이희진 사건을 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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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낮에 실검에 떠서 관련 언론 보도를 읽어보고, 옹호하는 이, 반대하는 이의 얘기들도 좀 살펴보고 적는다. 이번 사건은 평소에 내가 가졌던 인간 세계의 군상을 잘 드러내는 지라.

#1
아싸 이희진. 직접적으로 알지는 못하지만 블로그를 보고 이런 저런 그의 생각을 읽어보고, 모 경제전문채널의 방송도 본 적이 있다. 내가 관심을 가질 만한 요소를 다분히 가지고 있는 인물이었기에. 그 나이에 그 정도면 성공했다 할 수 있고, 노력해서 얻은 거다 하면 충분히 인정할 만 하니까. 연예인의 성공과는 분명 다르다고 생각했기에. 블로그, 인스타그램 등에서의 허세는 그닥 나쁘게 보지 않았다. 이유는 그 정도 나이에 그 정도 벌었다면 그럴 만하다고 생각했고, 또 나이도 어리니까 그런 허세를 펼 수도 있는 거 아니냐는 생각에. 게다가 블로그에 적는 글이 진솔하다 느끼는 면도 있어서 관계는 없지만 그냥 잘 되었으면 하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그의 행보가 조금은 이해가 안 가는 일면이 있었다. 원래 쉽게 돈을 벌고, 나이가 젊으면 그러한 경향이 강할 수도 있겠다만 너무 외도 그러니까 자신의 주업보다는 다른 데에 관심을 두는 듯한 행보를 보이니까 말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뭐 이번 사건 터지고 그럴 줄 알았다 뭐 그런 얘기를 하는 건 아니고, 좀 그런 면이 보였다는 게지. 마치 우리나라에 블로고스피어가 형성되던 시절에 좀 이름값 한다는 이들 강의 뛰면서 돈 벌던 거나 매한가지라 생각했다. 나는 그런 거 그닥 좋게 보지는 않는다. 왜냐면 블로그 상에는 맨 입바른 소리(나는 옳은 소리라 하지 않는다, 남들이 듣기 좋은 입바른 소리인 경우가 많아서) 하면서 정작 자기네는 자기가 운영하는 또는 속해있는 회사보다 자기 자신의 브랜드 형성에만 관심을 두는 듯한 느낌이었기 때문에 그렇다.

나는 근본을 중시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그 사람의 업이 무엇이냐에 따라 거기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면서 노력을 해야 한다고 보는데, 보통 개인이 주목을 받게 되면 자기 자신의 브랜드 형성을 위해서 그러는 경우가 많다. 물론 사람이면 누구나 그런 상황이 되면 그렇게 된다. 나는 그걸 예전에는 나쁘게 본 사람이지만, 지금은 당연스레 생각한다. 그래도 이렇게 바람직하지 않다고 얘기할 수 있는 이유는 나 또한 어렸을 적에 그런 상황에 놓였던 적이 있었고, 나는 어렸던 그 당시에도 이런 생각에 거절을 했던 사람이기 때문이다. 내 본업은 회사 운영이지, 강사가 아니니까. 그래서 입바른 소리 하면서 자기 브랜드 형성하는 데에만 열을 올리는 한때 블로고스피어에 이름 날리던 이들 보면 좀 이해가 안 갔던 게지. 내 경험상 그런 이들 중에 그들의 유명세에 비해서 그에 걸맞는 실력 가진 이 단언컨데 한 명도 없었다.

#2
금융인

아마 내 블로그를 종종 보는 이들이 얼마나 있을까 싶지만 여러 번 언급했던 기억이 난다. 내가 기본적으로 선입견을 갖고 보는 직종이 있다. 금융직종과 영업직종이다. 그래서 내 회사에서는 영업직이 없다. 아웃바운드 영업을 안 한다는 얘기다. 물론 앞으로 벌일 일은 얘기가 틀리겠지만, 여튼. 힘든 상황이라도 그렇게 했던 이유는 나는 영업직에 종사하는 이들의 마인드가 나랑 안 맞아서다. 이 두 직종의 경우에는 돈만 되면 된다는 생각이 강하다. 아니 그런 이들이 많다. 그래서 선입견을 갖고 봐야 내가 당하지 않는 경우가 많이 있어서 그런 거다. 무조건 해당 직종의 사람을 무시하는 게 아니라 당하지 않기 위해 방어적인 태도를 취한다는 얘기다. 그게 그 직종의 가진 어쩔 수 없는 습성인 부분이 많아서 일단 선입견을 갖고 볼 수 밖에 없는 거다.

#3
사기?

옹호하는 이들이 얘기하는 거 보면, '아'라고 얘기했지 '어'라고 얘기했냐는 식이다. 옹호하는 이들의 입장은 알겠지만, 뭐랄까. 꼬투리 잡기 식의 얘기들이라 하등 중요한 얘기가 아니다. 물론 일차적으로는 언론에서 말을 잘못하는 부분도 분명 있다. 그러니까 기레기라고 부르는 게지. 그건 기자가 아니다. 사실에 입각해서 적어야지. 그냥 지금 실검에 떴다고 키워드나 잡으려고 끄적거리는 기레기 이하 수준의 애들이 적은 글로 꼬투리 잡아봤자 사건 해결에 하등 도움이 되지도 않는다. 기레기 이하 수준의 애들이 적은 글에 대꾸하니 그 나물에 그 밥 꼴이 되는 형국.

그러나 그런 얘기도 필요한 이유. 일반 사람들은 별 생각없이 살기 때문에 언론 보도를 보면 곧이 곧대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있다. 게다가 남 잘 되는 꼴 보기 싫어하는 이들과 같은 경우는 그럴 줄 알았다 하고 헐뜯기 시작할 거다. 그게 우리 사는 세상이다. 이런 사람도 있으면 저런 사람도 있듯 그런 사람들이 넘쳐나는 게 이 세상이란 얘기. 

문제의 핵심

문제의 핵심은 이렇게 얘기했냐 안 했냐는 게 아니다. 핵심은 비상장 주식을 사서 자신을 믿고 투자하는 이들에게 팔아서 시세 차익을 남겼느냐는 것이고, 그 과정에서 불리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자신이 손해나지 않기 위해) 넘겼느냐는 것이다. 1년에 1,000만원 정도 되는 걸로 아는 연회비를 낸 이들에게 권유한 비상장 주식이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게 아닌데 권유를 했으면 컨설팅의 개념이니까 별 문제 없지만, 자신이 보유한 주식을 떠넘기는 식이었다면 이건 문제가 있다는 얘기. 자신이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권유할 수 있는 거 아니냐고 할 수 있을 지 모르겠지만 문제는 자신이 보유한 주식을 떠넘기는 식이면서 자신은 이득을 보고 다른 이들은 손실을 보게 만들었다면 문제다. 이게 문제의 핵심이다. 그 외의 다른 얘기는 다 부질없는 얘기.

그건 수사를 하면 다 나오는 거라 믿는다. 물론 우리나라 검찰 공명정대하지 않다. 그래서 또 어떤 일이 벌어질 지는 모르겠지만.

#4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주연한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란 영화가 있다. 난 이희진 사건을 보면서 이 영화가 가장 먼저 떠오르더라. 물론 방법은 좀 다르다. 보일러 룸이라고 해서 아웃바운드 콜을 통해서 주식을 권유한 게 아니니까. 그러나 자신의 유명세를 기반으로 인바운드 상담을 통해서 권유를 한 것만 다르고 비슷하다.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에서는 페니 스톡을 다뤘는데, 영화 리뷰에서도 내가 적었듯 비상장 주식이라고 생각해도 무방할 듯 싶다. 아무래도 상장된 것보다는 싸니까. 문제는 그런 비상장 주식은 정보가 불투명하고 공신력 있는 정보를 상장 주식보다는 얻기가 힘들어서 조심해야 하는 부분이 생긴다. 

조단 벨포트의 실화를 다뤘던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 이번 사건 터지고 난 다음에 보면 좀 더 이해하기가 쉬울 듯 싶다. 권하는 바. 재미도 있고. 그 뒷얘기가 궁금하면 내 블로그 리뷰를 참조하면 도움이 될 터.

#5
버러지

나는 그렇게 부른다. 어떤 이들을? 돈 좀 있다고 옆에서 아양떨고 옹호하는 이들을. 물론 지금 이희진을 옹호하는 이들이 다 그렇다는 건 아니다. 그 중에는 이희진이라는 사람을 통해서 직접적으로 금전적인 이득을 본 사람이 없을 수도 있으니. 보통 돈 있는 사람들과 만나보면 그렇다. 주변에 파리가 많다곤 한다. 뭐 좀 떨어지는 거 없나 싶어서 들러붙는 이들 말한다. 나는 파리라는 용어 대신 버러지라 부를 뿐. 이런 일이 생기고 나면 버러지들은 상황을 냉정하게 있는 그대로 보기 보다는 현실 부정을 하기 쉽다.

내가 이런 부분에 대해서 항상 하는 얘기가 있었다. 내 블로그에서도 적었던 적이 있는 거 같은데. 지인들과 얘기할 때는 종종 얘기했던.

사기꾼이 있다. 근데 그 사람이 나한테는 잘 해준다. 그럼 나는 그 사람을 좋게 얘기해야 할까? 아니면 사기꾼이라 얘기해야 할까? 3자의 입장에서는 답변하기 쉽다. 그러나 2인칭 그러니까 내 주변에 그런 사기꾼이 있고 나한테 잘 해준다고 하면, 쉽게 답변하기가 힘들다. 보통의 경우, 현실을 부정하고 남들은 속내를 모르기 때문에 그렇다라고 자기 스스로를 합리화하는 경우가 많다. 그게 일반적이다. 그렇지 않은 이들이 있다. 그러면 그런 사람들은 잡아라. 왜냐면 꼭 그 사람이 나에게 도움이 된다 그런 생각에서가 아니라 일반인들과 다른 그러니까 남다른 사람이기 때문이다. 난 그런 사람을 좋아한다.

지금 옹호하는 이들은 당사자인 이희진과 일적으로 크게 관련이 있다기 보다는 팬들인 경우 같다. 정작 당사자의 주변 인물들. 그러니까 같이 비즈니스를 하고, 직접적으로 도움을 주고 받는 이들과 같은 경우는 현실을 부정하고 너네들은 속내를 모른다는 식이다. 이게 얼마나 웃긴 작태냐면, 그럼 도움이 되게끔 속내를 얘기하든가. 그것도 아니면서 그냥 옹호한다. 나에게 많은 도움을 줬고, 그로 인해 많은 걸 얻었기에, 지금은 힘들지만 또 나아지겠지 하는 막연한 기대감이려니. 그런 이들이 버러지인 거다. 애초에 도움이 되지 않은 사람이었다면 들러붙지도 않았을 거니까.

또 이거 보고 댓글 다는 이들이 있을 거 같아 얘기하면, 글 제대로 읽고 댓글 달기를 바란다. 내가 옹호하는 이들이 모두 버러지라고 하는 게 아니라 당사자와 직접적인 비즈니스 관계에 있는 주변 인물들을 얘기하는 거다. 오늘 유투브 보다 보니 꽤나 보이더만. 그냥 가만히 있으면 그 사람이 얼마나 알고 있는지 모르니까 뭐라 얘기하지 않지. 어줍잖게 옹호하는 글 하나 올려서 버러지가 되는 거 보면 참 미련하다는 생각이.

#6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 이건 내가 산 세상의 이치다. 즉 시대가 변해도 변하지 않는 거란 얘기. 그리고 세상에 남에게 이유없이 후한 이들 그러니까 상식에 벗어나게 후한 이들과 같은 경우에는 이유가 있기 마련이다. 정말 남에게 베푸는 이들은 절대 자신의 그러한 베품을 알리려고 하지 않는다. 베품 그 자체로 만족하는 사람이니까. 그리고 신자유주의 체제 내에서는 잘못된 사람을 쉽게 찾아내는 방법이 하나 있다. 돈을 번 사람이 범인이다. 이는 대부분의 경우에 많이 적용될 수 있다. 그러나 이건 세상의 이치라고 할 수는 없다. 잘못 적용하면 돈 잘 버는 사람 헐뜯는 그런 사람이 된다. 그래도 세상이 참 잘못되어 많은 경우에 적용할 순 있다.

내가 보기에는 실력이 없는 건 아니지만, 욕심이 과했다. 상장 주식만 트레이딩해서 버는 돈에 만족을 못했던 듯 싶다. 충분히 그렇게 하면서도 돈을 벌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이라고 생각하는데, 비상장주식에서 맛본 쉽게 돈 버는 방법을 과하게 했던 게 아닌가 싶다. 물론 추측이지만. 세상에 공짜 점심 없듯 단시간 내에 그렇게 벌 수 있는 건(대부분 회사가 생각보다 내실이 없더라. 최근에 여러 얘기가 나와서 공개한 자료를 보면) 도박, 윤락, 마약 이외에 사기 밖에 없다. 적어도 내가 살아본 세상에서는 말이다. 물론 수사해봐야 알겠고, 아직 어떤 결론이 난 건 아니지만, 여러 정황을 봤을 때, 그런 스멜이 나는 건 어쩔 수가 없다. 아쉽다. 좋은 성공 모델이라 생각하기도 했던 적이 있는데. 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