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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그 어떤 경우라도 돈은 빌려주는 게 아닌 듯

風林火山 2017.01.01 04:38

#0
어른들이 그런 얘기를 한다. 돈을 빌려주면 그건 못 받는다고 생각하고 그냥 준다고 생각하고 빌려줘야 한다고. 나도 개념상으로 그렇게 이해하고 그냥 살아왔고, 나도 사람 잘 믿어서 잘 빌려주곤 했다. 그게 큰 돈이든 작은 돈이든. 크다 작다는 건 사실 상대적인 거다. 힘들 때는 커보이는 돈도 일이 잘 풀릴 때는 작아보이니.

#1
12월 한 달 동안에만 3건이 터졌다. 거 참. 아마 작년 상반기 때라면 그렇게 생각했을 거다. 내가 잘못 살아서 그런 거라고. 그러다 작년 하반기 때부터 달라졌다. 왜냐면 내가 예전보다 덜 화내고 내가 잘못됐다는 생각으로 내가 바뀌려고 노력을 많이 했었는데 그러면 그럴수록 웃긴 게 더 우습게 보더라. 희한하지. 사람이란 동물.

#2
돈 관계는 안 하는 게 맞다고 본다. 그러나 세상을 살다 보면 어쩔 수 없이 그런 일들이 생기기도 하지. 게다가 회사 대 회사 간의 거래인데도 불구하고 이해하고 상황 봐주고 봐주고 봐주고 하면 이제는 그냥 내가 그런 놈인가 보다 하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그래서 올해부터는 어떤 경우라도 돈은 안 빌려준다. 지금껏 살면서 나도 돈 빌려본 적이 없었던 건 아니다. 그러나 한 손가락에 꼽을 정도다. 게다가 나는 빌리면 빨리 갚는다. 못 갚으면 다른 데 빌려서 갚으면서 신뢰를 잃어버리려고 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믿을 만한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대부분의 경우는 다음과 같은 패턴을 따르더라.

① 기일이 되어도 연락이 없고 입금도 안 한다.
② 기일이 지나 내가 먼저 연락하지 않으면 연락 먼저 오는 경우 없다.
③ 그러다 문득 생각나서 연락하면 연락을 받지 않는다.
④ 그리고 문자 날라온다. 그러나 그 문자에는 왜 입금이 안 되었는지에 대한 상황 설명도 없고, 또 앞으로 어떻게 할 지에 대한 내용도 없다.

나는 상황 논리를 중시한다. 살다보면 뜻하지 않게 못 갚게 되는 경우도 충분히 생길 수 있으니 말이다. 그런 경우에는 일단 그러면 기일을 넉넉하게 잡는다. 기일 자체가 없으면 갚지 않겠다는 소리 밖에 안 되니까. 그게 몇 달 정도 수준이다. 길게는 6개월. 그 때까지는 내가 연락하지 않는다. 그런데 만약 6개월이라고 하면 그 6개월 사이에 돈 빌려간 사람이 나한테 먼저 연락하는 경우 본 적이 거의 없는 거 같다. 꼭 돈 때문이 아니라 그냥 전화하는 경우라도 말이다.

그리고 6개월이 지난다. 기일이 됐다. 나는 신경 안 쓴다. 그러다 문득 생각나서 확인해보면 입금 안 되어 있다. 전화를 해본다. 그러면 일단 미안하다는 얘기와 함께 이런 저런 얘기 한다. 그럼 나는 이해한다 하고 다시 기일을 정한다. 또 넉넉하게 말이다. 그렇게 해서 5년이 된 사람도 있다. 그렇게 다시 기일이 되고, 연락을 해보면 이제는 연락 안 받는다. 대신 나중에 문자가 온다. 신기하게도 다 그렇더라고.

그게 아마 미안하니까 그렇겠지. 왜냐? 나는 정말 편의 봐줄 거 다 봐주고 그러거든. 게다가 내가 여유가 있잖아? 그러면 아예 기일을 넘겨도 신경조차 안 써. 그러다 보니 미안하겠지. 인간이면 당연히. 그러다 보니 내가 전화하면 미안해서 못 받는 거라 본다. 근데 나는 답답한 게 무슨 상황 설명을 해줘야 내가 이해를 하지. 그냥 전화 안 받고 피하면 내가 뭐 어찌하라고. 

#3
지금까지 돈 빌려주고 제 때 받은 경우는 손에 꼽힐 정도인 거 같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내가 돈에 대해서 가진 생각이 좀 잘못된 듯 싶다. 그래서 법적으로 조치할 수 있는 거는 법적 조치를 취할 생각이고, 앞으로는 어떤 경우라도 돈 관계는 안 할 생각이다. 그래서 정리를 해봤더니 내가 아는 모든 사람 중에 돈 관계를 할 만한 사람은 딱 세 사람 있더라. 그 외에는 믿을 만한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안 한다. 믿을 만한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돈 관계를 갖게 되면 내 경험상 분명 위와 같은 패턴을 따를 확률이 높기 때문에 그렇다. 

돈이야 있다가도 없는 거고 상황이 그러하면 못 갚아서 미룰 수도 있는데, 사람이면 자기 할 도리는 해야 하는 법. 근데 그렇지 못한 이들이 1000명에 999명 정도 될라나? 참. 지네들도 못 갚을 상황이니 그런 거겠지만(누가 의도적으로 그러겠는가) 그런 상황이 발생할 확률이 많기 때문에 안 빌려줘야 하는 거다. 지인한테 돈 빌리지 말고 은행에서 이자 내고 빌리는 게 맞다고 봐. 왜 쉽게 아는 사람한테 돈을 빌리나. 그거 자체가 잘못된 생각이라고 본다. 은행에서 빌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그러면 자기가 쌓아온 신뢰도만큼 지인한테 빌릴 수 있겠지. 적어도 자기가 여유가 있을 때 남 도와줬거나 그런. 

그래서 앞으로 나는 어떤 경우라도 돈을 빌려주거나 하지는 않을 생각이다. 괜히 돈 때문에 얼굴 붉히거나 하는 일 없도록 말이다. 지금도 많이 참지만 감정대로 한다고 될 일도 아니고 앞으로 안 그러면 된다. 다만 끝까지 받아낸다. 일단 법적으로 할 수 있는 것들은 당장이라도 법적으로 조치를 취할 생각이고. 나도 어찌보면 너무 그런 거에 신경 안 쓰고 살았던 거 같다. 말로만 믿음이 어떻고 자신이 아는 사람들이 뭐가 어떻고 하는 허당 새끼들 정말 많은 거 같다. 그래놓고 이런 얘기를 하곤 한다. 사업이 잘 되면 사업가고 잘 안 되면 사기꾼 소리 듣는다고. 근데 나는 그런 생각이 든다. 그건 지가 처신을 잘못해서 그런 거라고. 말만 그럴싸하게 하는 새끼도 있어서 참. 여튼 작년 한 해는 정말 잊고 싶은 해다. 그래도 지나갔으니 2017년에는 화이팅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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