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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지난 주 광화문 미팅 갔다가 본 태극기 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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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봤다. 태극기 집회. 촛불 집회랑 충돌날 걸 염려하여 서울 시청 앞(덕수궁 앞)이랑 광화문 앞이랑은 경찰 버스로 장벽을 쳐놨더라. 나는 좀 당황했던 게 미팅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려고 보니 버스가 안 다닌다. 차를 안 끌고 갔거든. 요즈음에는 어지간해서는 차 안 끌고 다니지만 예전에도 광화문은 차 안 끌고 다녔다. 차 끌고 가기 보다는 버스 타면 갈 때나 올 때나 앉아서 편하게 올 수 있기에. 

그래서 관광 정보 센터에 들어가서 버스 어디서 타냐고 물어봤더니 서울역에서 타야 된단다. 덕분에 서울역까지 걸어가게 생겼네. ㅋㅋ 뭐 그런 수고스러움 때문에 태극기 집회를 탓하고 싶은 생각 없다. 또한 내가 촛불 집회를 응원한다고 태극기 집회를 탓하고 싶은 생각 없다. 다 저마다 생각의 차이겠거니. 왜 이렇게 생각하냐면, 내 부모님을 봐도 그렇거든. 그래서 그 나라의 리더는 그 나라 국민의 수준에 걸맞는 리더가 나온다는 거라 본다. 시대의 흐름이 이러한데, 아직도 그런 사고 방식을 갖고 있다고 얘기해봤자 싸움 밖에 안 난다. 그냥 다 각자 생각하는 게 다를 뿐이다.

#1

광화문에서 서울역 가는 길에 보니까 대부분 어르신들이더라. 게다가 무대까지 설치되어 있고, 대형 스피커까지. 누가 후원해주는 걸까 싶었다. 물론 역으로 촛불 집회는 그럼? 그렇게 반문할 수도 있지. 집에서 밥 먹다가 태극기 집회 참여자 모두는 아니겠지만 주동하는 이들 돈 받고 알바하는 거라는 얘기가 나왔었는데, 어머니께서는 촛불 집회도 그렇다던데 하신다. 음. 촛불 집회도 그런가? 아니면 촛불 집회도 그렇게 보이도록 만든 조작인가? 물론 나는 촛불 집회는 그렇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후원을 했으면 했겠지. 권력과 돈을 쥐고 조작을 일삼는 이들의 얘기는 그 어떤 얘기도 사실 난 믿지를 못 하니까. 물론 맞는 얘기를 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맞는 얘기 한 번 했다고 조작했던 사실이 없어지지는 않고, 또 앞으로 그런 조작을 안 할 거라고 생각하지도 않으니까. 게다가 그들이 얘기하는 논리를 들어보면 앞뒤가 안 맞아. 그냥 떼쓰는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들의 이런 행동에 대해서는 그러려니 하지만 그들의 의견에 동조하고 싶지는 않다는 얘기지.

지나가다 보니 대절한 버스가 주루룩. 이것도 순수하게 자발적으로 한 걸까? 그럼 비용은 누가?

문득 이거 보면서 들었던 생각. 태극기 장사하는 분은 집회 열리는 게 반가울 거 같다.

생각보다 규모가 크더라. 그리고 한 곳에서 집회를 하는 게 아니라 거리 따라 이동하면서 다니더라는. 물론 아는 사람들이야 뭐 원래 그런 거다 하겠지만 나는 처음 봤거든. 

#2
광화문에서 서울역 별로 안 멀더라. 요즈음 자주 걷다 보니 이 정도 거리는 그리 먼 것도 아닌. 근데 버스가 안 온다. 왔던 길을 생각하면 도대체 서울역 정거장에 어떻게 버스가 오지? 싶었다. 관광 정보 센터에서 안내를 잘못해준 걸까? 그건 아닐텐데 도대체 서울역 어디에 정차한단 말인가. 나름 돌아다니다가 충정로까지 갔다. 에혀. 그렇게 돌아서 결국 버스는 타지 못하고 지하철 타고 왔는데, 그렇게 하지도 않을 고생을 해서 태극기 집회를 탓하고 싶은 생각 없다. 

헌법 제21조 제1항. 모든 국민은 언론,출판의 자유와 집회,결사의 자유를 가진다.

나는 되고 남은 안 된다는 논리를 가지진 않았으니. 그러나 그들을 탓할까? 그들을 돈으로 매수해서 이용하는 이들을 탓해야지. 다만 안타까울 뿐이다. 국민이 똑똑해지면, 리더도 현명한 리더를 뽑을 텐데 말이다. 그러나 그런 현실도 역사의 한 과정이라 생각하니 뭐 별 수 있겠나 싶은 생각이 든다. 오픈 마인드로 현실을 바라보는 게 아니라 자신의 이득에 따라 의견을 피력하는 거야 사실 누구나 정도의 차이는 있지 마찬가지 아닌가? 나는 오히려 정규재 같이 교묘하게 아닌 척 하는 이들이 더 꼴보기 싫던데. 그래도 이번 국정 농단 사태 보면서 그래도 세상 많이 달라졌네라는 걸 느끼긴 한다. 이렇게 될 거라 예상치 못했던 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