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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영화

남한산성: 원작을 잘 살려낸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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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3,760번째 영화. 개인 평점은 9점. 원래 원작의 완성도가 높으면 높을수록 이를 영화화했을 때는 혹평을 듣기 쉽지만 적어도 <남한산성>은 그렇지는 않은 듯. 그만큼 원작에 충실했다고도 할 수 있겠지만, 오래 전에 읽을 소설이라 다 기억은 못 해도 영화에서는 원작에도 없는 몇몇 허구의 캐릭터가 등장하는 듯. 그러나 그 캐릭터들이 스토리 전개에 방해가 되지 않고 그 당시의 상황을 보여주는 데에 도움을 주니 문제가 될 건 없다고 본다.

#1
개인적으로 소설을 잘 읽지는 않지만, 역사 소설은 좀 좋아하는 편이다. 물론 좋아한다고 해도 그리 많이 읽어본 편은 아니고, 요즈음에는 아예 책에 손을 대지 않으니 책 읽어본 티를 내는 것 같지만, 나름 '남한산성'을 읽고 그 감흥을 자세히 리뷰로 적어두기도 했다.

▶︎ 김훈이 "남한산성"을 통해 말하고자 했던 것은?

그 때 느꼈던 감흥을 오랜 시간이 지나 영화로 보면서도 느낄 수 있었다. 아마도 그건 영화화하면서 다소 각색은 했을 지언정 김훈의 필치로 그린 주전파와 주화파의 대사는 변함이 없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2
사실 이 영화에 대해서 얘기하고 싶은 바는 이미 소설 '남한산성'의 리뷰에서 다 했기 때문에 별로 할 말이 없다. 다만 아무래도 영화다 보니 누가 해당 배역을 맡느냐에 따라 그 감흥이 달라질 터. 김윤석과 이병헌. 정말 캐스팅을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3
소설 '남한산성' 리뷰에도 언급했지만, 이를 두고 뭐가 옳니 그르니를 논하는 것 자체가 의미가 없다. 주전파나 주화파 모두 그들이 믿는 바대로 나라를 위했고, 단지 길이 달랐을 뿐이다. 그들의 논리를 들어보면 둘 다 옳다. 회사의 경영도 그러하듯 국가 경영에서도 위기의 순간에는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다. 최선을 선택하고 싶지만 최선은 없고 차선이나 차악이냐를 두고 선택해야 하는 상황을 경험해본 사람이라면 단순히 3자적 관점에서 뭐가 어떻느니 하는 말은 할 수 없을 듯 하다. 아니 할 수는 있지만 그 상황을 마음으로 이해하지는 못하는 거라 본다.

#4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대사들과 명배우의 연기가 어우러져 오랜 만에 영화에 빠져들었던 시간이었던 듯. 원작 소설을 읽었기에 이미 다 아는 내용을 본 거지만 원작의 감흥을 잘 살려낸 영화가 아니었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