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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영화

황금시대(1930): 내 기준에서는 의미없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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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3,772번째 영화. 개인 평점은 4점. 내가 또 이런 얘기하면 별의별 덧글이 달릴 거라 생각하지만, 그런다 해도 내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이런 류의 영화가 대단한 작품으로 인정되는 데에는 여러 가지 면을 이해해야할 필요가 있는 건 사실이다. 당시의 시대 상황과 영화가 탄생하게 된 배경 말이다. 그런 걸 모르고 영화만 놓고 봤을 때 어떻다 하는 경우에는 몰랐던 부분을 얘기해주면 또 이해할 여지가 생긴다. 그러나 내가 싫어하는 류의 얘기들은 평론가들이 마치 뭔가 있는 듯 그럴싸하게 얘기하는 거다. 

그렇게 영화를 예술이라고 놓고 보면 기실 예술이라는 거 자체가 정답이 없다. 정답이 없기 때문에 이럴 수도 있고 저럴 수도 있다. 또한 정답만 없는 게 아니라 답도 없다. 그래서 이렇게 해석한들 저렇게 해석한들 무엇이 더 낫다고 할 수가 없다. 다만 해석을 풀어가는 논리가 어떠냐에 따라 이보다 저게 더 나은 해석이다고 판단하지만 그런 논리를 풀어내는 건 이성의 영역이기에, 예술에서 그런 이성의 영역이 개입될 여지는 나는 없다고 본다. 

예술은 보고 느끼면 되는데 왜 예술을 이해한다는 사람은 거기에 이성적인 판단을 하려는 모순을 보이느냔 얘기다. 아무런 배경 지식 없이 피카소의 그림을 보고 별 감흥이 없다면 그 사람에게 그건 예술품으로써 가치가 없는 거다. 그걸 두고 무식하다고 할 수 있을까? 그건 무식한 게 아닌 거다. 오히려 그걸 두고 무식하다고 하는 이가 정말 무식한 거다. 어줍잖은 거 알아서(남들은 별 관심도 없는 거다 보니 지가 뭘 많이 아는 듯 착각하지) 얘기한다고 그게 뭐 그리 대단한가. 별로 중요한 것도 아닌데.

오히려 그런 이들이 쌓은 지식은 배울 게 없다. 지식이 아니기 때문이다. 수학 공부하는 데 수학 답안지 보고 문제 푸는 거랑 비슷한 거다. 피카소의 어떤 작품에 대해서 이런 저런 걸 알고서 보면 그게 이미 작품을 감성적으로 감상하는 건가? 결코 아닐 꺼다. 이미 머리 속에는 정답을 갖고 있고 그 정답을 확인하는 과정을 하고 있는 게지. 예술이라는 게 그렇다. 그래서 그런 한계를 이해하고, 그래도 알고 감상하면 재미있다는 거에 스스로 만족하면 될 일인데, 그걸 두고 타인의 해석을 가벼이 여기는 이들이 정말 머리 빈 애들이란 얘기다.

#1
이 작품 난해하다. 나는 스토리 중심으로, 인문학적 관점에서 영화를 보기 때문에 이런 난해한 작품 싫어한다. 그닥 좋아하지 않는다가 아니라 싫어한다. 단호하게. 한 번 보길 바란다. 어떤 지. 나는 도통 이 사람이 뭘 말하려는지 모르겠다. 다만 제목이 <황금시대>고, 내용이 상당히 얼토당토 않다 보니 당시 상황, 풍조 뭐 그런 걸 비꼬는 영화겠거니 싶었지만 아무리 그런다 하더라도 이런 식으로 비꼬는 건 나 같은 관객의 입장에서 불편하다.

뭔가를 풍자하거나 비판하려면 공감대가 형성되어야 하고 그래야 풍자나 비판을 보면서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게 아닌가? 남들은 어떨 지 몰라도 나는 그렇다. 그런데 공감도 안 되고 된다 한들 이런 식으로 풀어내면 카라르시스를 느끼기는 커녕, 스트레스만 쌓인다. 내가 이걸 왜 보고 있지? 그런 생각마저 들었다.

#2
따져보니 감독이 30살의 어린 나이에 만든 영화다. 젊은 나이기에 혈기 왕성한 때에 만든 거라 이해하는 부분도 있지만 이 감독은 상당히 괴짜라 죽을 때까지 그랬다는 거. 과연 그걸 두고 대단하다고 해야 할 지 똥 오줌 못 가린다고 해야할 지 모를 일이지만, 세계적인 거장이 존경하는 감독이라고 하니 참. 왜 사람이라는 게 그렇잖아. 그런 감독들이 존경한다고 하니 내가 왠지 뭐같다고 하면 욕들을 거 같고 말이지. 그러나 단호하게 얘기할 수 있는 건 나는 이런 류의 영화만 만드는 감독이라면 그 감독의 영화 안 보고 말겠다는 거다. 나랑 안 맞다. 

#3
최근 무성 영화 몇 편 보면서 느낀 바 무성 영화에 출연하는 여배우들은 대부분 비슷하게 생긴 듯 싶다. 헤어 스타일이나 분장이 비슷해서 그런 건지는 몰라도 생김새가 별 차이가 안 나는 듯 느껴진다.

#4
고전 명작을 보다 보면 또 이런 류의 영화를 만나겠지만, 가급적 이런 건 보고 싶지 않다. 나에게는 그 영화 봤다는 정도의 의미 밖에는 없거든.

#5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영화 1001편 중 289번째 영화
영화 매니아라면 봐야할 영화 100편 중 58번째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