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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영화

블루 발렌타인: 이혼을 고려하고 있다면 추천

風林火山 2018.03.02 07:30

#0
나의 3,808번째 영화. 개인 평점은 7점. <노트북>, <라라랜드>에서 달달한 로맨스를 선보였던 라이언 고슬링이 주연을 맡았고 장르가 로멘스/멜로라 달달할 줄 알았는데, 전혀 아니었다. 그래서 달달한 로맨스를 기대하는 이들이라면 패스. 이혼을 고려하고 있는 부부라면 강추하는 영화.

#1
상당히 현실적이다. 많은 이들이 아마도 이런 과정을 겪으리라 본다. 처음 만나 사랑할 때는 이 사람이 이 세상의 모든 것처럼 느껴지지만 그렇게 사랑해서 결혼하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정 때문에 살게 된다. 아니 정 때문이 아니라 마치 쳇바퀴 돌듯 같이 사니까 그냥 살게 되는 관계가 되어 버린다. 그런 순간들이 켜켜이 쌓이다 언제부턴가는 상대가 하는 행동 하나 하나가 다 맘에 안 들게 되고 결국 이혼이란 수순을 밟는다.

물론 모든 이들이 이혼을 하는 건 아니지만 요즈음에는 이혼하는 이들도 많이 늘었고(아마 그 이유의 대부분은 <블루 발렌타인> 영화 내용과 비슷하리라 본다. 물론 나 또한 그렇고.), 지인들을 통해서 듣기로는 섹스리스 부부 그러니까 사랑하는 감정이 없어져서 각 방을 쓰거나 애들 때문에 이혼은 안 하지만 서로의 사생활은 지켜주는 식으로 각자 애인을 만나는 부부도 꽤 많은 듯 하니 그런 이들에게 한 번 보길 권하는 영화다.

#2
선경험자

28살에 결혼, 31살에 이혼. 벌써 이혼한 지가 12년이나 된 내가 이 영화를 보면서 선경험자로서 조언을 하자면, 사실 그런 경우에 부부 관계를 지속한다는 거 자체가 지옥과 같이 여겨질 거라 어떤 충고나 조언도 들리진 않겠지만 이혼보다는 일단 서로 시간을 갖는 게 좋다. 물론 주변에 지인들 중에 쓰잘데기 없는 얘기를 하는 잡것들이 있으면 이상한 결론이 나겠지만(그래서 사람은 친구를 잘 사귀어야 하는 법이다.) 항상 함께 있다가 혼자 있으면 자유롭다는 생각도 들지만 또 한편 허전하다는 생각도 들 거다. 그렇게 혼자인 시간을 가질 때, 내가 권하는 방법은 정말 서로 사랑했을 때 겪었던 일들을 되짚어보는 거다.

둘이 함께 찍은 사진을 보면서 그 때를 되돌아본다던지 하는. 사진보다 더 좋은 건 편지다. 요즈음은 문자나 카톡 때문에 손글씨로 적은 편지가 사라진 지 오래지만 나와 같은 경우는 받은 편지를 스캔해서 구글 포토스에 저장해두고 있었는데, 최근(얼마 안 됐다.) 그거 보면서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정말 펑펑 울었다. 사랑하는 마음이 글 속에 묻어나오는데 왜 나는 이런 전 와이프와 이혼을 했어야 했나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지. 물론 이혼할 때 그걸 봤으면 달라졌을까 싶지만 사실 이혼 과정에서 이혼을 강하게 주장했던 건 내가 아니라 전 와이프였으니. <블루 발렌타인>과 비슷하다 보면 된다.

누구든지 첫사랑은 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첫사랑은 보통 풋사랑이라고 한다. 그만큼 사랑에 대한 경험이 없이 하는 사랑이라 어설프기 마련이지만 사실 그만큼 순수하게 사랑 그 자체에 충실하기가 쉽지 않다. 경험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밀당도 하고 되고 사랑이라는 감정에 충실하기 보다는 이성적이 되어 버리니 말이다. 전 와이프에게 나는 첫사랑이자 첫남자였다. 나는 그때까지만 해도 여자 경험이 많은 편이었고. 그랬으니 그 사랑하는 마음이 어찌 같을 수 있겠는가. 어쩌면 그렇게 사랑의 크기가 달라 오히려 전 와이프가 더 실망한 건 아닌지도 모르겠다. 

이혼하고 십수년이 지나서야 느끼게 되는 것들이 있더라. 그 때는 몰랐는데 지나고 나면 알게 되는 것처럼. 이혼을 고려하고 있는 이들이 있다면 이 영화도 한 번 보길 권한다. 비록 이혼이라는 결말이 나지는 않았지만 별거를 하게 되는 순간까지를 잘 그려내고 있는데 아마 이혼한 사람들이라면 이거 보면서 많이 공감할테고 또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면서 본인을 돌아보게 될 거라 본다. 

#3
결혼을 하지 않은 이들이 보면 어떨 지는 모르겠다. 이런 걸 보고 이게 현실이라고 사랑에 여지를 남긴다면 그건 사랑이 아니다. 단, 살면서 내가 느낀 사랑의 기술은 밸런스가 맞아야 한다는 거. 한쪽의 사랑이 더 크면 문제가 생긴다. 아무리 좋아 해도 한 템포 정도만 앞서면 문제가 없는데 너무 앞질러버리면 문제가 생기기 마련이더라. 게다가 사랑은 급하게 하기 보다는 천천히 하는 게 더 오래가는 거 같고. 그렇다 해도 사랑은 사람을 바보로 만들기 때문에 사랑하게 되면 얘기가 틀려지겠지만 상처받기 싫어서 자기 방어적 사랑을 하는 이들이 많아서 하는 소리다. 사랑은 그런 게 아니다. 비록 상처를 받아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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