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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가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0
공부도 그렇지만 일도 그렇다. 하기 싫어도 2-3일 참고 꾸준히 하다 보면 불이 붙기 시작한다. 3년의 지독한 슬럼프(내 인생에서 아마 다시 회자될 듯 싶은 그런 지독한 슬럼프였다. 나 스스로가 무너졌으니.)를 극복하고 마음이 평온해지니 원래의 나로 돌아간 듯 하다. 그 원래의 나가 이전의 나는 아니다. 좀 더 단단해졌으니. 아마도 내 인생에서 최대의 슬럼프였고 또 그 속에서 배운 게 많은 때가 아니었나 싶다.

#1
10여 년 동안 손에 들지 않았던 책(물론 가끔씩 1권 정도는 읽기는 했다만)을 다시 짚어들었고, 최근에는 잘 보지도 않던 영화도 좀 보고, 내가 해야만 하는 개발도 슬슬 속도가 나오기 시작한다. 사실 내가 손 놓으면 진행 자체가 안 되는 일이기 때문에 전적으로 내 책임이지만, 이성적으로는 이러면 안 되는데 해도 마음이 그렇지가 못해서 내 속도를 내지 못했다. 

근데 슬슬 속도가 붙기 시작한다. 그만큼 마음이 평온해지니까 가능한 듯. 느낌이 온다. 좀만 더 하면 활활 타오를 거 같다. 그러면 정말 개발 속도 엄청 빨라지는데. 이제는 시간 문제인 듯. 할 건 많지만 나름 오픈을 할 정도 수준까지만 하고 말아야지.

#2
마음이 평온하다는 게 이렇게 좋은 건 줄 몰랐다. 나다운 모습을 다시 찾은 거 같아 너무 기쁘고.

극심한 슬럼프를 겪을 때 십수년 만에 걸려온 중 고등학교 동창 녀석이 오늘도 전화가 왔다. 물론 슬럼프 때도 힘을 주고 내가 몰랐던 나의 모습을 되새기게 만들어주었던 친구인데, 그 친구도 나이가 드니 옛 친구들이 그리운 모양이다. 조만간 부산 한 번 내려가야겠다. 볼 사람들 참 많네.

#3
긴장감, 조바심 그런 거 없다. 왜냐면 하면 되니까. 빨리 하려면 그만큼 열심히 하면 되는 거고. 그러다 지치면 좀 쉬면 되는 거고. 내 생각이 틀렸다거나 내 판단이 잘못되었다거나 자신이 없다거나 그런 거 전혀 없다. 나는 원래 그렇게 산 사람이 아니니까. 그러나 분명한 건 예전의 나는 결코 아니다. 그만큼 단단해졌다는 거. 지난 3년을 지내오면서 정말 많이 깨우쳤다. 달라졌다는 게 결코 내 스타일을 죽이는 게 아니다. 내 스타일을 살리면서도 단단해질 수 있다는 거. 그게 쉽지가 않다. 그걸 깨우치기 위해 3년을 고생했던 거 같다.

상황적인 변화가 있는 건 전혀 없다. 단지 내 마음이 바뀌었을 뿐. 그런데 어찌 이리 세상을 보는 게, 사람을 보는 게, 일을 대하는 게 달라질 수 있을까. 그만큼 마음이 중요한 법인데 살면서 겪어보지 못한 심리적 무너짐은 나로서는 너무나 힘들었던 시간이었다. 자신감 상실에 자존감마저 흔들렸으니. 그러나 그런 과정을 지나오고 난 지금 더 단단해질 수 있는 것도 그런 과정을 겪었으니 가능했겠지. 너무 힘들었어도 과거가 된 지금에는 그렇게 밖에 해석을 못 하겠다.

#4
이제는 뒤는 안 돌아본다. 앞만 보고 달릴 준비가 된 거 같다. 걷다가 지금은 경보 정도 하는 수준인데, 곧 달릴 거 같다. 열심히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