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

내가 개발자가 아닌 이유

#0
나는 나를 개발자라고 생각해본 적 없다. 단지 개발을 할 줄 아는 사람일 뿐. 그렇다고 개발자를 무시하는 뜻으로 이런 얘기를 하는 게 아니다. 나는 단지 내가 개발자로 비춰지고 싶은 생각 없어서다. 

#1
내가 왜 그렇게 떳떳이 얘기할 수 있느냐면,

나는 개발로 수익을 창출하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내 사업을 위해서 개발하지 개발해주고 돈 받는 일은 꺼린다.

물론 지인들이 해달라고 해서 해준 적이 있긴 하다. "이거 얼마 정도면 되냐?" 정말 나에게는 제발 묻지 않았으면 하는 질문이다. 왜냐면 내가 볼 때 그건 그냥 이런 거 이용해서 이렇게 저렇게 하면 가장 싸고 퀄리티 높게 할 수 있겠네 하는 생각이 드니까 이걸 도대체 얼마라고 해야돼 그런 생각에 나는 가격 책정을 잘 못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가격 책정을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못하느냐? 그것도 아니다. 내가 마지막에 딴 자격증이 CFPS다. 소프트웨어의 가격 산정을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하기 위한 전문가 자격증인데 이거 DB Modeling에 대해서 자신있다면 조금은 접근하기가 쉽다. 내가 공부해보니 맥락이 비슷해. 여튼 그렇게 해서 그냥 아르바이트라고 생각하고 이 정도면 되겠지 하면 해달라고 그러거든. 근데 내가 그걸 하고 싶지는 않단 말이지.

최근에도 그런 적이 있는데, 내가 그랬다. 이거 100만원이면 돼. 근데 아마 다른 업체들한테 비교 견적 받아보면 최소 300만원일 거야. 두 군데 받았는데 한 군데 350만원 다른 데 500만원 넘게 나왔단다. 그럴 거라 짐작은 했지. 그래서 나보고 해달라는 거다. 헐. 나 진짜. 

#2
내가 개발자가 아닌 이유는 개발을 업으로 하고 있지 않아서지 개발을 못 해서가 아니다. 그렇다고 상당히 개발을 잘 하는 뛰어난 능력의 소유자도 아니다. 나는 따지고 보면 개발 기획을 잘 하는 거지. 어떤 걸 어떻게 처리하고 어떻게 이용자가 편리하게 만드느냐 뭐 그런 걸 혼자 하면서 개발하고 필요하면 디자인이나 CSS나 Javascript나 Jquery나 다 할 줄 아니까 혼자서 다 처리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을 뿐 뛰어난 개발자는 안 된다. 내가 생각하는 개발이라는 건 개발을 위한 개발이 아니라 이용자 편의성이 얼마나 좋느냐 그리고 얼마나 예외적인 처리들을 깔끔하게 하느냐인데 보통은 예외적인 처리를 제대로 생각치 못하는 경우가 많더라고. 그걸 나는 비즈니스 로직이라 부르는데 그런 거 하는 사람 아마 별도로 있을 거다. 큰 프로젝트 같은 경우에. 그런데 나는 그걸 나 혼자 다 A-Z까지 처리한다는 장점이 있으니 혼자 해도 여러 명이 하는 것보다 빠르게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을 뿐. 내가 지향하는 바가 한 분야의 최고 전문가가 아니라 여러 분야의 준전문가라고 했듯 말이다.

#3
여튼 요즈음 개발하는 시간이 제일 많은 거 같은데 간만에 하니까 버벅대기도 하고 그러네. ㅋㅋ 언제 다 끝낼까? 3월 중에는 오픈하려고 하는데. ㅠㅠ 미치겠군. 맘 비우고 열심히만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