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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 배우들의 연기가 돋보였던

風林火山 2018.03.15 07:30

#0
나의 3,815번째 영화. 개인 평점은 8점. 개인적으로 한국 영화 중에 이런 류의 영화를 좋아한다. 그리 돈 많이 안 들이고(뭐 배우들의 개런티는 어쩔 수 없겠지만) 한국적 정서에 잘 맞는.(물론 사람에 따라 안 맞기도 하겠지만 내겐 잘 맞다.) 사실 예전에 비해서 영화 만드는 데에 돈 많이 안 든다. 그런데 점점 영화 제작비는 높아져만 가지. 제작을 위한 투자 제안서 뭐 그런 거 받아본 이들이라면 알 거다. 진짜 개념없는 경우 많거든. 그래서 다 그런 건 아니지만 영화판에 양아치들이 많아. 또 이렇게 얘기하면 확대 해석하지 말라, 일반화의 오류다 그렇게 얘기할까 싶은데 다 그런 건 아니라고 했으니 오해하진 말길. 

#1
원래 가족 얘기가 그렇지. 찡한 뭐 그런. 그렇다고 펑펑 울 정도로 그런 건 아니지만 잔잔하다. 그러나 재밌다고 느낀 건 코믹스런 부분(억지성 코믹이 아닌, 억지성 코믹의 갑은 윤제균 감독이다. 이 장면은 웃어야 되는 장면이야, 이 장면은 울어야 되거든. 따박따박 영화에서 알려줘. 자연스레 감정의 곡선이 흘러가지 않고 탁탁 끊긴단 말이지.)이 있어서다. 그게 결국은 배우들의 연기 덕분.

#2
이병헌. 인간적으로는 워낙 안 좋은 얘기를 많이 들었던 배우인지라(연예인한테도 들었었다.) 배우로서 좋아하는 거랑 인간으로서 극혐하는 건 별개다. 그러나 연기만큼은 정말 최고인 거 같다. 너무 잘 해. 연기를 잘 한다는 건 해당 캐릭터에 배우가 동화되어 마치 그 캐릭터가 된 것처럼(메소드 연기라고 하나?) 연기가 아닌 실제 행동처럼 자연스러워야 하는데 이병헌이 그래. 

그러나 <그것만이 내 세상>에서는 이병헌만 언급하기에는 너무 아쉽다. 이병헌의 이복동생 역을 맡은 박정민의 자폐증(서번트 증후군) 연기도 어색하지 않게 좋았고, 어머니 역의 윤여정 또한 참 어찌 그리 감정 연기를 잘 하는지. 배우들이 그러한지라 실제로 촬영하면서도 감정 이입이 잘 되지 않았을까 싶은.

근데 한 가지. 박정민이 아픈 엄마 병실에 가서 엄마 옆에 누웠을 때 표정 유심히 본 사람 있는 지 모르겠지만. 영화 속에서는 죽음이나 그런 거에 대해서 그닥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듯한 캐릭터(자폐증이니까)인 거 같은데, 그 장면에 감정 이입이 되어 입술이 삐죽삐죽이더라. 그게 연기인지 아니면 무덤덤한 연기를 해야 되는데 감정 이입이 되어서 그런 건지 헷갈리던 장면.

#3
현재 읽고 있는 책이 에리히 프롬의 <사랑의 기술>인데, 이 책에서 모성애를 이렇게 얘기하고 있다. 무조건적인 사랑. 부성애는 그렇게 얘기하지 않거든. 그만큼 내 배 앓아서 낳은 자식이기 때문에 그런 거겠지. 내 몸과 일체였다가 떨어져나갔으니. 내가 먹은 걸 같이 나눠먹고 말이지. 그래서 부성애보다는 모성애가 더 크다고 생각하는데(이 부분에서는 나도 일부 동의하는 바) 이 세상 어떤 엄마든 상황적으로 떨어져 있을 뿐이지 자식을 생각하지 않는 엄마 없다.

이제 12년, 년수로는 13년차가 된다. 이혼한 지가. 벌써 아이의 전화를 안 받은지도 아이를 안 본지도 몇 년이 되었는지 모르겠다. 처음에는 어찌 지 자식한테 이럴 수 있을까 싶어서 나 또한 상종하고 싶지가 않았다. 그러나 40 넘어서 3년 간의 슬럼프를 겪으면서 생각한 바, 충분히 이해한다. 아들 진강이 전화 받으면 자꾸 보고 싶고, 만나면 헤어지기 싫고, 혼자 있으면서 또 울고 그러겠지. 그게 힘드니까 아예 안 보는 게 낫다는 거. 어느 정도 이해한다.

예전이라면 이해 못 했겠지. 예전의 나라면 자주 보면 된다고 생각했을 거다. 나를 보기 싫어하는 거야 이해해도 애를 보기 싫어하지는 않을텐데 말이지. 예전에 한 번 그런 적이 있다. 연휴 때인가? 진강이 데리고 며칠 있겠다고 했나? 아니면 진강이 보겠다고 연락이 왔었는데, 내가 거부했었지. 그 이후로 본 적이 없네. 그 때 거부했던 이유 내 기억하고 있다. 참. 타이밍이... 에혀. 여튼 최근에 전 와이프한테 문자를 이렇게 보냈다.

다 클 때까지는 내가 잘 키울 테니까, 나중에 커서 만나게 되면 못 다 해준 만큼 많이 아끼고 사랑해줘라고. 왜냐면 아들한테 진강이가 다 크면 그 때 가서 만나자고 했었다고 알고 있거든. 아들은 그래도 옆에 없으니까 "배신자"라느니 "나쁜 엄마"라느니 그러지만 그건 어리니까 그런 거고. 항상 그래도 좋게 얘기한다. 나이 40이 넘은 게 뭐 그리 늙은 것도 아니지만 아직 40이 안 되었으면 나중에 돼봐라. 뒤를 돌아보게 된다. 시기의 차이는 있어도 대부분 겪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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