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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간호사 여친을 만나면 생기는 일

風林火山 2018.04.07 07:30

#0

이거 아파서 이러는 거 아니다. 피로 회복 빨리 되라고 비타민 농축액에 뭐 섞어서 주사 맞는 거다. 살면서 이런 거는 처음 맞아보는데(피로하면 잠을 많이 자지 뭐 이런 거 맞고 그러지는 않으니) 주사 바늘을 무서워하거나 그런 건 전혀 아닌지라 뭐 어떤가 싶어서 맞아봤다. 그래도 나한테 놔주려고 챙겨갖고 온 정성을 생각해야지. 

#1
대학 1학년 때 교양 과목으로 스포츠 마사지를 들었단다. 수지침을 들을까 스포츠 마사지를 들을까 하다가 택한 거라는데, 비록 자격증을 따지는 않았지만 제대로 배운 듯. 듣고 싶어서 들은 과목이니 틀리네. 특히 여친은 등 마사지를 택해서 그 부분을 특히 잘 하는데, 나와 같은 경우는 하도 오래 앉아 있어서 등쪽이 별로 안 좋다. 그러니 딱이지. 목이나 어깨 풀어주는 거부터 해서 지금까지 내가 돈 내고 받아본 마사지(중국 마사지, 태국 마사지, 스포츠 마사지 등)보다 낫다. 아무래도 돈 주고 받는 거는 전체적으로 마사지를 해주는 거지만 이건 그 부분만 집중해서 해주는 거고 정성이 들어가는 거니 다를 수 밖에. 

보통 마사지 받으러 가면 나와 같은 경우는 특히나 등을 집중해서 해달라고 하는데(등 마사지가 별도로 있으면 등 마사지를 해달라고 하지) 잘 하는 데가 있긴 하다. 그러나 아무리 정성스레 한다고 해도 그건 일이고 여친이 해주는 건 일이 아니니까. 

지난 번엔 귀를 마사지 하면서 내가 아프다고 하니까 골반 부위가 안 좋다는 얘긴데 한다. 내가 골반이 틀어졌거든. 음. 이거 삐꾸아니네. 제대로 배웠네 싶더라. 게다가 마사지 압도 좋아서 시원해. 나는 보통 마사지 받으러 가면 남자가 해달라고 하거든. 내 몸이 두꺼운 건 아닌데 나는 마사지를 잘 받는 편이라 여자가 하는 건 좀 덜 시원한 거 같아서 말이다. 세게 받는 걸 좋아하는 지라. 그런 것도 딱인 듯.

#2
직업이 직업인지라 혈관도 살펴본 모양이다. 혈관도 이쁘단다. ㅋㅋ 근데 다리 마사지할 때 혈관 보면서 정맥류 초기같은 걸 발견. 혹시 다리 저리지 않냐는 거다. 술만 먹으면 왼쪽 다리 저린 걸 어찌 알았노. 그게 그 때문이란다. 그러면서 마사지해주는데 평소에 어떻게 하라면서 알려준다. 뭐 뭐 챙겨먹어야겠다고 하며. 

나이가 들면 건강을 생각할 수 밖에 없다. 그런데 가만히 여친이 얘기하는 걸 들어보면, 결국 40대 관리 잘못하면 50대 고생이라는 거. 그래서 40대에 건강 관리를 잘 해야 50대 들어서도 건강하게 살 수 있다는 결론. 대부분 50대 되고 나면 건강에 문제가 생기고 건강 챙기게 된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그게 다 40대 관리 잘못해서 그런 건가 싶은 생각이 들더라고. 그래도 나는 여친 덕분에 그런 거 별로 신경 안 써도 되니 얼마나 좋노.

#3
나는 살면서 건강검진을 받아본 적이 없었던 거 같다. 물론 있기야 있었겠지만 글쎄 건강보험공단에서 날라오는 건강검진은 한 번도 받아본 적이 없는데, 올해는 나이가 나이인지라 받아보려고 했지. 근데 생각만 그렇지 행동에 옮겨지지가 않았었는데, 여친이 자기랑 같이 가자는 거다. 거 참. 건강 엄청 챙겨주네. 뭐가 약한 거 같으니 보약을 지어 먹어야겠네, 뭘 챙겨줘야겠네 하는데 참... 

#4
대부분의 남자는 주는 사랑에 익숙하지 받는 사랑에 익숙하지 않다. 남자가 좀 그래. 그런데 받는 사랑을 겪어 보니 이거 좀 많이 다르다. 물론 연애 초반이니까 그럴 수 있다고 얘기하기도 하겠지만 내가 여친 생겼다고 블로그에 끄적거릴 정도의 남자는 아니거든. 원래 천성이 곱지 않으면 하기 힘든 그런 부분들이 많으니 하는 소리지. 살면서 이런 여자는 처음 만나보는데, 사실 내 주변에 사람들 영향도 많이 받았지.

이용범 공동 대표님도 사모님이 정말 착하신 분이고, 최근에 결혼했던 내 부산 친구 태원이도 와이프 엄청 착하다. (착하다는 게 내 남자한테 잘 해서 착한 그러니까 연애 초반에 보이는 그런 착함이 아니라 원래 착한 그런 거. 좀 느낌이 다르지.) 주변이 그러하다 보니 여자는 착해야 된다는 그런 생각이 들 수 밖에 없기도 했지만, 나이 들다 보면 여자 보는 것도 틀려지고, 최근 슬럼프 겪으면서 생각이 많이 바뀐 면도 있고. 여튼 여자가 이렇게 남자를 남자답게 만들어줄 수 있나 싶은 생각이 많이 들더라고. 내가 일일이 이러저러한 일화를 얘기하지는 못해도(아마 얘기하면 나는 나쁜 남자 취급 당할 거다. 그러나 그게 내 스타일이야. 그렇다고 해서 내 여자 챙겨주지 않는 그런 나쁜 놈은 아니거든.) 일반적인 상식과는 너무 달라.

다들 본인은 현모양처 스타일이다 해도 진짜 어떤 상황에서 어떤 말을 해도 남자를 받들어주는 여자는 만나본 적 없다. 그런데 지금 여친은 틀려. 어떠한 경우에도 토 다는 경우 없어. 그게 미련한 거라 생각하고 패미니즘 여성은 여자가 저러면 안 된다 싶을 지 몰라도 정말 정말 잘 해주니까 그만큼 나도 잘 하게 되더라고. 내 여러 번 감동했지. 말만 싸울 일 없다고 하는 게 아니라 진짜 평생 화내본 적이 없는 녀석이라니.

#5
남자들아. 어릴 때는 모르겠지만 살아봐라. 정말 마음이 착한 여자. 남자를 남자답게 해주는 여자를 만나라. 물론 어릴 때는 외모가 전부겠지만(그래서 남자는 미팅 나가면 선호하는 스타일이 거의 똑같애) 겪어보면 안다. 그런 애들 아무 내용 없다. 타고난 본성 자체가 이쁘고 착한 애를 만나면 정말 느낌이 틀리다. 나도 살면서 착한 애는 별로 안 만나봤는데,(나한테 잘 한다고 착하다고 얘기할 순 없지. 그러면 사기꾼이 나한테 잘 하면 그 사람은 나쁜 사람이 아니라 좋은 사람인가?) 주변에서도 참 말 이쁘게 하고 착하다고 하는 거 보면 정말 착한 거 같애. 나와 같은 경우는 놀라울 정도로. 그 순둥이라 불리는 태원이 와이프도 어떻게 여자가 남자를 저렇게 좋아할 수 있을까 할 정도니.

#6
원래 잘 나갈 때는 여자들 많이 붙는다. 그게 나란 인간 자체를 보는 게 아니라 내가 가진 것들을 보고 그러는 거거든. 그래서 못 나갈 때 사귀어야 돼. 어떤 조건을 따지지 않고 나란 사람 그 자체를 보고 사귀는 거니까. 기본적으로 타고난 것들은 변하지 않는다. 그런 걸 볼 줄 알아야 하는데, 그게 쉽지 않지. 특히나 연애 초반 때는. 나 또한 그런 시기라 이렇게 함부로 얘기하는 건 아니다만, 지금껏 겪어왔던 이들과는 달라도 너무 달라서 그러는 거다.

#7

먹는 취향도 나랑 비슷하고 이러 저러한 부분에서 공통 분모가 참 많은 여친이다. 연애 초반이라고 좋아한다는 감정으로 상대편에게 잘 보이려고 하는 거? 그거 오래 못 간다. 하던 대로 하고 내 맘대로 해도 걸리적거리는 게 없는 공통 분모가 많아야지. 그래도 서로 다른 삶을 살아왔던 두 사람이기에 안 맞는 부분이 생길 수 있지. 그러나 너무 잘 맞다 보니 안 맞는 부분이 적고 그러니 그 적은 부분은 맞춰가기가 쉬운 법이다. 굳이 잘 보이려고 애쓰지 않아도 편안한 상대 그런 사람을 찾아야 된다. 게다가 나한테 너무 잘해. 난 여자한테 감동받아 보기는 참... 이번 여친은 정말 잘 만난 거 같다.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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