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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사촌동생의 결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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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적에는 친가쪽이랑 친했는데, 나이 들어서는 외가쪽이랑 친하다. 그래서 어렸을 적에는 사촌, 외사촌을 구분해서 얘기하곤 했다. 나이 들어서는 사촌이라고 얘기는 해도 대부분 외사촌쪽이고, 엄밀히 얘기하면 사촌만이 아니라 육촌까지 포함하는 광의적 개념으로 사용하지. 이번에 결혼한 사촌동생은 친가쪽이다. 아버지의 동생(작은 아버지)의 딸. 어렸을 적에는 가까이 살아서 가장 자주 봤었는데(그 때만 해도 꼬맹이였지) 커서는 본 적이 없다. 사실 내가 사촌들이라고 해도 나보다 나이 많은 형, 누나들이나 어울렸지 내 밑의 애들은 잘 상대하지 않기도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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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몇 년 만에 보는 작은 아버지, 사촌동생이었는지 모르겠다. 아무래도 멀리 떨어져 있으면 자주 보기 힘들지.

#2

특이했던 건 주례가 외국인이라는 거. 둘이 대학원 석사 과정 중에 교회에서 만났다고 들었는데, 여튼 둘의 은사님인가 그랬던 걸로 안다. 그래서 축하객 중에 외국인들이 더러 있어, 진행자의 멘트가 나오면 또 그 멘트를 영어로 통역하고 그러더라. 주례는 또 영어로 하니 옆에서 통역해서 말해주고. 그래서 주례가 그리 긴 게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길게 느껴졌던.

게다가 결혼식이 기본 틀은 우리나라의 결혼식을 취하고는 있지만 조금 다르더라. 주례가 뭐라 얘기하면 신랑이 예, 신부가 예 하는 게 우리나라 식인데, 신랑이 뭐라 말하고 반지 끼우고, 신부가 뭐라 말하고 반지 끼우고, 키스하면서 부부임을 선언하는 식. 

#3

또한 특이했던 건, 축가가 두 번 있었는데, 두번째 축가는 작은 아버지랑 작은 아버지 친구들께서 했다는 거. 신랑이 하는 경우는 봤어도 신부 아버지가 하는 경우는 좀 특이했지.

#4

여튼 행복해라. 그래도 오래도록 만나서 결혼까지 하게 되었으니 별탈없이 잘 살겠지. 사실 결혼식 보면서 내 동생도 어서 결혼해야 되는데 하는 생각이 가장 많이 들더라. 결혼해서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싶어하는 녀석인데... 쩝.

#5

오랜만에 아들과 함께 찍은 샷. 요즈음 부쩍 자라난 게 티난다. 게다가 콧대도 올라오고 있고(나도 아마 중학교 2학년 정도 되서 콧대가 올라오기 시작했던 거 같은데). 폭풍성장한 아들 본 사촌 동생들 놀란다. 아들은 기억 못 하지. "어떻게 저를 아세요?" ㅋㅋ 난 이 사진 보면서도 그리 닮았다는 생각이 안 드는데 어머니는 옛날 내 사진 보여주며 닮았단다. 나는 전혀 동의할 수 없던데... 아니 닮았어야 닮았다고 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