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문화/영화

더 지니어스: 블랙 가넷(더 지니어스 시즌3) 4화 - 하나는 잃고 하나는 얻고 남휘종


4회전 탈락자는 남휘종이다. 그나마 지난 시즌에서 너무 이른 조기 탈락 때문에 보여주지 못했던 모습을 보여준 시즌이라는 점에서 참여에 의의를 두는 게 좋을 듯. 이번 시즌에서는 그냥 귀엽네. IQ가 170이 넘게 나오던데, 어떤 테스트로 해서 170이 나왔는지는 모르겠지만 멘사의 레이븐스 테스트는 성인의 경우, 168인가가 최고점으로 알고 있다. 여튼 스스로에 대한 확신과 자신감은 없는 거 보다 있는 게 낫지만, 그에 걸맞는 뭔가를 갖고 있어야 하는데 남휘종은 스스로가 생각하는 자신을 과대평가하고 있다고 본다. 



남휘종은 스스로를 과대평가


당연하다 본다. 상황이 그렇게 만들었다. 직업이 학원 강사잖아. 나름 돈이 되니까 그런 일을 하게 된 거겠지만, 사실 학원 강사는 문제를 잘 풀어서가 아니라 이해하기 쉽도록 설명을 잘 해줘야 하는 직업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가 문제를 못 푼다 그런 얘기를 하는 건 아니다. 전공 또한 관련학과를 나왔으니 당연히 일반적인 기준에서보다는 높다고 예상할 수 있겠지. 그러나 사실 공대에 가면 배우는 공업수학 잘 풀면, 고등학교 수학 쉽다. 마치 고등학교 수학 배우면 중학교 수학이 쉬운 거 처럼. 대단히 어려운 문제를 푸는 것도 아닌데 그게 대단한 건 아니잖아? 근데 그런 업을 영위하다 보니 스스로가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듯. 고등학생들하고 비교하면 대단하다고 할 수도 있겠지.


스스로 대단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는데 대단하게 생각하다 보니 과대평가하는 거다. 몬티홀 딜레마 문제 설명하는 거 보고 문제를 그리 잘 푼다는 생각도 별로 안 들더라고. 어떤 생각이 들었냐면 답안지 보고 어떻게 설명할까를 생각하는 듯한 느낌? 그러니까 고등학생이 동네 초등학생들보다 싸움 잘 한다고 내가 동네에서 짱이야~ 하는 격이랄까? 남휘종이 지금까지 보여준 플레이 그 어떤 데서도 남휘종이 남다르다는 걸 보여준 적은 없었다. 그냥 평범. 나름은 자신이 이해력이 빠르고 좀 다르다고 생각하는데 결코 그렇지는 않다. 거기에 참여하면 어지간하면 다 파악할 수 밖에 없는.


TV 보는 우리야 편집되어 단 몇 분 만에 지나가니까 게임에 대해서 파악하기가 쉽지 않지, 거기 있으면 이런 저런 생각하고 시간도 충분하고 또 플레이어들이 이리 저리 얘기해주다 보니 쉽게 파악할 수 밖에 없다. 그게 대단한 건 아니지. 가끔씩 남휘종이 스스로를 대단하게 생각하는 듯 여기는 얘기를 하던데 그런 걸 보면서 자기 스스로에 대한 과대평가를 한다고 여겨지는 거다. 시즌3 4화에서 나온 말 중에서 이런 말이 있다.


동물의 제왕 사자는 작은 토끼 한 마리를 잡을 때도 최선을 다하는 법입니다.


나는 이와 비슷한 얘기를 힉슨 그레이시를 통해 들었다. 힉슨 그레이시는 무패 신화를 갖고 있지만 링 위에 올라갈 때마다 상대가 자신이 보기에는 토끼라고 하더라도 호랑이라고 생각하고 임한다고. 지금 올라가는 링 위에서 내가 죽는다는 생각으로 임하기 때문에 항상 흰색 팬티에 흰색 가운을 입고 나간다고. 자신감이 있다 하더라도 그게 자신감으로 보여지려면 이런 정신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그래도 이번 시즌에서 보기 좋았던 남휘종의 일면


애들 가르치는 게 업이다 보니 사회 돌아가는 거나 대인 관계가 약할 수 밖에 없다. 그냥 자신은 애들 가르쳐도 좋은 차 끌고 다니고 돈 잘 버니 다른 데에 관심 가질 이유가 없지. 그래서 순진하다. 나쁜 뜻이 아니다. 때묻지 않았다고 하는 얘기니까. 이번 4회전에서 가장 큰 잘못을 한 건 남휘종이다. 그 책임을 스스로 지려고 데스매치에 가겠다고 하는 모습 등은 그래도 의리 있는 인간으로 보였기 때문에 보기 좋았던 거다. 나는 아무리 플레이를 잘 하고 그래도 믿을 만하지 못한 인간은 별로. 게임이니까? 과연?


자 생각해보자. 어떤 게임과 같은 경우에는 누구 한 사람이 배신하면 그 사람은 살아도 다 죽는 게임이다. 그럼 배신을 하는 게 유리할까? 그런 게임이라는 걸 누구나 다 알고 있어도 배신을 하는 사람이 있고, 배신을 안 하는 사람이 있다. 또 자의에 의해서가 아니라 타의에 의해서 배신을 권유 받아도 배신을 하는 사람이 있고, 배신을 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 게임이라서 그렇다? 그렇게 쉽게 생각할 부분은 아니다. 그럼 다른 사람들은 왜 배신을 안 하는데? 게임을 몰라서? 바보라서? 그렇게 할 수 있는 사람은 인생에서도 충분히 어떤 상황에서 그렇게 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거다.


적어도 시즌2에 출연했을 때는 1회전에 탈락해서 이런 면이 있는지 몰랐는데 그래도 이번 시즌에서는 4회전까지는 살아남아서 그런 모습이라도 보여줄 수 있었다는 점은 남휘종에게는 하나 얻은 게 아닐까 싶다. 



남휘종의 한계


4회전 메인 매치에서 남휘종이 잘못한 거는 나대는 거였다. 그게 남휘종의 한계다. 분명 스스로도 그걸 알고 시즌3 참여할 때 1회전에서 그러지 말아야지 했던 그가 이제 4회전 정도 되니까 풀린 거거든. 왜 나대서 신아영이 자신에게 공격을 하게 만드냐는 게지. 자기가 리더라면 굳이 그런 상황을 만들어봤자 자기 손해인데 말이지. 결국 남휘종은 그게 한계다. 스스로 극복하지 못하고, 나대다가 그렇게 자기 우물 판 거라는 거. 스스로 인지를 하고 있으면서도 무의식적으로 그렇게 말하고 행동하는 거는 쉽게 바뀔 수 있는 게 아니다. 그걸 남휘종은 자각할 필요가 있다. 노력해도 나는 이런 부분은 쉽게 안 고쳐지더라는 거지. 그러나 약점 없는 사람이 어디있는가? 게다가 또 남휘종한테는 상관없다. 애들 가르치면서 돈 잘 버니까. 



이런 자존심은 필요하다고 봐


마지막 데스매치에서 상대편은 자신들이 생각하기에 가장 위협적이라 생각하는 두 명의 플레이어가 데스매치에 가길 원했고, 그래서 생명의 징표를 유수진에게 줬는데, 남휘종은 보기 좋게 장동민이 아닌 다른 플레이어를 선택했다. 그들의 생각이 보이는데 그들의 생각대로 내가 놀아나지 않겠다고 하는 나름의 자존심의 표현. 난 이런 거는 잘 했다고 봐. 그런 부분 또한 좋게 보여진 부분이다. 



남휘종의 데스매치 패배 요인


내가 좋아하는 포커 게임이다. 물론 포커와는 베팅이나 게임의 룰이 다르긴 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류의 게임이어서 눈여겨 봤는데, 남휘종의 초반 플레이를 보면, 뭐랄까? 포커 초짜들이 많이 보이는 그런 양상을 보이더라고. 확률적으로 초반에 내가 패가 좋게 나오면 내가 잘 한 게 아니라 운이 좋아서다. 그러면 이런 생각을 해야 한다. 분명 내가 패가 안 좋게 나오는 타이밍은 오기 마련이라고. 그건 내가 어찌 잘 한다고 해서 될 게 아니라 운에 의해서 결정되는 거지만 항상 내 패가 좋으리란 법이 없기 때문에 평균적으로 봤을 때 그렇게 되기 마련인 거다. 그런데 남휘종은 이렇게 생각한다. 초반에 승기를 잡는 게 중요하다고.


초반에 승기를 잡으려면 전체 30개의 칩 중에서 10개 정도 없애야 초반에 승기를 잡았다고 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상대가 20개 내가 40개 정도 들고 있는 꼴이니 양면베팅이 들어와도 비슷한 수준이 되기 때문에 조금은 여유있게 할 수 있고, 내가 양면베팅을 하게 되면 상대를 무너뜨릴 수 있는 정도가 된다. 10개 미만으로 칩을 갖게 되면 아무리 칩이 있다 하더라도 계속 패가 운 좋게 나와주지 않으면 야금야금 없어져서 지기 마련이다. 그렇다고 해서 승부수를 띄울 찬스가 오면야 얘기가 틀리겠지만(양면베팅) 그럴 확률 자체는 미미하고 베팅을 강하게 하기도 힘들 뿐더러 강하게 해도 상대가 포기하면 그만이기에 질 확률이 높다.


고로 이 게임은 누가 빨리 10개의 칩을 먼저 확보하느냐가 심리적 안정을 찾는 데에서 중요한데, 남휘종은 김정훈 보고 솔직하게 베팅을 한다고 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오히려 남휘종이 솔직한 베팅을 했다고 본다. 샤킹(뻥카)를 안 한다고 솔직한 베팅이라고 할 수 있을까? 아니다. 남휘종이 잘못 생각하고 있는데, 왜 프로 포커 플레이어인 김유현이 항상 2개씩 일관되게 베팅하라고 했을까? 그건 이유가 있다. 내 패가 아무리 좋아도 2개, 적당히 좋아도 2개 하면 상대는 헷갈리기 마련이다. 저 패가 적당히 좋은 패인지 정말 좋은 패인지. 포커를 심리 게임이라고 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는 거다. 그러니까 내가 좋아하는 게임인 거고.


이런 포커 얘기는 내 블로그에서 누차 얘기했고, 내 블로그 프로필 설명에 "천재는 확률을 계산하지만 승부사는 천재의 판단을 읽는다."고 적은 것도 포커를 염두에 두고 적은 말이다. 항상 머리 쓰는 애들은 자신의 머리만 믿고 오류를 범하는 경우를 많이 봐서 말이다. 딱 남휘종이 그런 꼴이다. 실질적으로 솔직하게 베팅한 건 남휘종이다. 단지 패가 좋지 않게 들어오다 보니 나름 샤킹(뻥카) 한다고 했는데 그게 또 안 통했고. 이런 건 운인데 포커를 많이 안 해본 티가 난다. 실제로 포커 게임에서 샤킹(뻥카)로 이기는 경우는 확률적으로 적다. 그래서 샤킹(뻥카)은 사용해야할 타이밍이 있다.


초반에 패가 좋아서 계속 이기고 있을 때, 남휘종의 해맑은 표정 보면서 참 순진하네란 생각 많이 들었다. 하는 거 보니 남휘종이 하는 식으로 하면 상대하기 정말 수월하겠다는 생각 많이 들었고. 항상 좋은 패가 나한테 나오리라는 보장은 없다. 절대적으로 좋은 패가 아니라 상대보다 좋은 패만 들고 있으면 베팅을 해도 이길 수 있다는 점을 잘 생각해야 한다. 절대적으로 좋은 패라고 그냥 칩 여러 개 던지고 그러면 나같아도 리스크 안고 따라가지 않는다. 그럴 때는 이기는 게 확실한데 몇 개의 칩을 던져서 상대가 따라오게 해서 내가 조금이라도 칩을 더 가져갈까를 생각해야 하는 거다.


또한 포커 게임에서 김정훈이나 남휘종이나 둘 다 초짜라는 티가 팍 나는 게 패만 보고 있어요. 난 그렇게 포커 안 하는데. 그나마 김정훈은 프로 포커 플레이어 김유현의 코칭을 받아서 카운팅이라도 했지. 물론 카운팅하는 거를 남휘종이 인지했을 수도 있다. 근데 게임하는 거 보면 인지 못 했던 듯. 나름 칩을 그렇게 쌓아두고 있으면 당연히 인지할 수 밖에 없지 않나? 상대편 패만 보다 보면 그런 걸 놓치기 마련인 거다. 남휘종처럼 플레이하면 질 확률이 매우 높다. 무조건 진다는 건 아니지만 질 확률이 매우 높다. 그렇게 플레이해서는 안 되는 거였다.


결국 남휘종이 이번 시즌 참여하면서 얻은 거는 순수하다, 때묻지 않았다, 의리있다는 인간미를 보여준 거였고, 잃은 거는 본인이 내세우는 것만큼 똑똑하지는 않더라는 생각이 들게 했던 점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