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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독서

[릴레이] 나를 만든 []권의 책

이웃 블로거이신 brandon419께서 새로운 릴레이의 바톤을 제게 넘겨주시는군요. 이 릴레이는 쉐아르님이 시작하신 릴레이고 말입니다. brandon419님의 포스팅에 보니 제가 brandon419에게 티스토리 초대권을 배포했었군요. 몰랐네요. ^^ 어쨌든 릴레이에 참여한다고 했으니 이 두 분과의 관계부터 시작해서 릴레이에 관한 포스팅을 하려 합니다. 아 그리고 중요한 건 현재 이 릴레이는 쉐아르님블로그 2주년 기념 및 동시나눔 참여 이벤트로써의 릴레이입니다.


이전 릴레이: 쉐아르님 그리고 brandon419님

두 분은 모두 제게 특별난 분입니다. 두 분 모두 저의 이웃 블로거시지만 두 분은 공통분모가 많습니다. 미국에 계시고 기독교인이시죠. 그냥 느낌이 비슷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두 분이 서로 관계를 맺으면서 과거를 거슬러 올라가다보니 퍽이나 공통분모가 많은 것을 두 분이 확인할 수도 있었지요. 제게는 두 분의 이미지가 비슷합니다. 두 분 모두 맑은 영혼을 가지신 분들이지요.

- 쉐아르님의 릴레이: http://futureshaper.tistory.com/387
- brandon419님의 릴레이: http://brandon419.tistory.com/148



나를 만든 []권의 책

좋은 책을 선정하는 것도 아니고 추천할 만한 책을 선정하는 것도 아니라 '나를 만든' 책을 선정하는 게 포인트네요. 거기에 집중해서 지금까지 읽은 책들 정리 리스트를 보면서 곰곰이 생각했습니다. 나를 만든 과정이야 지금까지의 수많은 책들의 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지만 그 중에서 현재의 가치관에 가장 영향을 많이 준 책들로 한정지어서 권수에 크게 신경 쓰지 않고 나열하려 합니다.(릴레이 규칙에 권수는 무관이라고 되어 있죠?)

1. 대망

도쿠가와 이에야스 제1,2,3부 - 전32권 세트 -
야마오카 소하치 지음, 이길진 옮김/솔출판사

아무래도 가장 첫번째로 꼽을 수 있는 책이 대망이네요. 아버지의 추천으로 언젠가는 읽으려고 했던 책이었지만 공교롭게도 제 인생에서 내외적으로 가장 힘든 시기를 겪던 때에 접하게 되었지요. 항상 자신있게 뭔가를 하던 저였지만 아무 것도 할 수 없었고, 그런 때에 아들 진강이까지 태어났던 해였기에 정말 많은 생각을 하면서 책을 벗삼아 지내던 시절이었습니다.

아버지께서 보시던 오래 전의 두꺼운 대망이 아니라 저는 솔출판사에서 나온 도쿠가와 이에야스 32권을 사서 봤습니다.(이하 <대망>이라 표기하겠습니다.) 사실 이 책을 접하면서 제가 살아온 지난 과거를 돌아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가장 주의깊게 보았던 건 바로 사람들의 관계로 이루어진 조직이었습니다. 사회 생활을 CEO로 시작했던 저였기에 그런 부분이 유독 눈에 띄었지요.

그러나 그런 관점에서 책을 보기 시작하면서 재미를 느끼다가 나중에는 무엇이 옳고 그른가라는 부분으로 관점이 바뀌기 시작하더군요. 그 때부터는 인생을 두고 진지한 고민을 하게 되었죠. 내가 옳다고 믿는 바가 꼭 옳다고 할 수 없구나는 걸 생각하게 되면서 정말 제게는 세상을 살아가는 가치관에 있어서 많은 변화를 주었던 책입니다. <대망>을 읽고 이후 철학을 접하게 되었지요.

<대망>을 접했던 시기와 그 시기 이전의 수많은 경험들로 인해서 <대망>을 남다르게 생각하는 것일 수도 있겠습니다만 적어도 제게 있어서 <대망>은 단순한 역사 소설이 아니었지요. <대망>에서는 이게 옳다라고 얘기하지 않습니다. 모두 저마다 옳다고 생각하는 바를 추구하면서 서로 관계를 형성하지요. 더 옳음이 현실 속에서의 더 나음이 될 순 없다는 겁니다. 답이 없다는 얘기지요.

제가 <남한산성>을 보면서 주전파와 주화파의 입장 그리고 인조의 리더십 그리고 그 당시의 상황을 이해하는 것도 다 <대망>을 읽으면서 생각한 것들의 연장선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만큼 제게 있어서 <대망>은 사람, 관계, 인생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게 해준 책이었습니다. 그래서 제게는 역사 소설 그 이상의 의미가 담긴 책이지요.

2. 손자병법

소설 손자병법 - 전4권 세트 
정비석 지음/은행나무


제 닉네임인 風林火山이 언급된 책이기도 합니다. 많은 분들이 손자병법, 손자병법 하길래 읽어봤는데 <대망>을 읽고 난 이후에 읽어서 그런지 눈에 들어오는 부분이 많았던 게 사실입니다. 전략 업무를 주로 해왔고 현재 의사결정 전문가로 활동하면서도 전략은 필수적이기에 <손자병법>을 빼놓을 수가 없습니다. 제게 있어서 <손자병법>은 지금까지 접한 수많은 전략 도서들의 가장 기초가 되는 책입니다.

저는 정비석의 <손자병법>을 읽었는데 마지막 권은 원문의 해설이어서 좋았습니다. 그 부분을 보면서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는 말은 없다고 알 수 있었죠. 비슷한 뜻인 듯 보여도 실상 그렇지 않다는 걸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최상이지만 어쩔 수 없이 싸워야 한다면 지지 않는 싸움을 해야 한다는 거지요. 백전백승百戰百勝이 아니라 백전불태百戰不殆라는 얘깁니다.

그러나 진정한 승리굴복시키는 게 아니라 상대의 마음을 얻어내는 것이라는 게 더 중요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현실적인 승리가 꼭 승리가 아니라고 할 수도 있는 법입니다. 제가 만드는 전략의 근간은 대부분 손자병법에서 얻은 겁니다. 무엇을 두고 이긴다고 하는가라는 관점부터 진지한 고민을 하는 거지요. 현실적인 승리에만 포커싱을 두진 않는다는 겁니다.

현실적인 승리에만 치중하면 어떤 순간의 결과와 돈의 액수로만 평가하게 마련입니다. 이런 걸 정량적인 평가라고 하지요. 그게 중요하지 않은 건 아니지만 그것만 중요하다고 할 수는 없는 법입니다. 정성적인 평가도 중요하지요. 그 둘을 적절히 밸런스 있게 조율하는 게 지속적인 성장sustainable growth의 핵심이라 생각하는 것도 손자병법을 통해 생각하게 된 겁니다.

3. 도올논어

도올논어 1
김용옥(도올) 지음/통나무

비판도 많이 받는 지식인인 도올이지만 저는 도올을 존경합니다. 도올의 생각이 무조건 옳다고 믿는 게 아닙니다. 무엇이든 무비판적인 수용은 잘못된 결론을 도출하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적어도 도올을 통해서(비록 만나뵙지는 못했지요. 소개시켜 주신다던 지인도 있었지만 말입니다.) 저는 좀 더 근원적인 부분에 대해서 진지한 고민을 하는 계기를 마련하게 되었기에 도올을 처음 접하게 된 <도올논어>를 빼놓을 수 없는 겁니다.

물론 <도올논어>보다 더 울림이 큰 책들도 많습니다. 그러나 그런 책들을 접하게 되는 접점에 있는 책이 바로 <도올논어>입니다. 물론 엄밀히 얘기하자면 그 계기는 <대망>을 통해서 시작되긴 했지만 말입니다. <도올논어>에서는 해석의 중요성에 대해서 알 수 있었지요. 도올의 해석이 맞다거나 그의 해석을 따른다는 게 아니라 해석이 중요하다는 걸 느꼈다는 겁니다.

뭔가 하나를 알게 해주는 책보다도 깊이 있게 생각하게 해주는 책이 더 의미있다고 생각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그래서 제게 있어서 독서는 사유의 과정입니다. 사유하지 않는 독서는 활자 읽기에 지나지 않고 뭔가 하나를 더 아는 데에 집중하는 것에 지나지 않다는 것이지요. <도올논어> 이후에 접한 선인들의 다소 무거운 말씀들은 제게는 살아가는 기준과 방향을 만들어주었습니다.

*  *  *

'나를 만든'다는 뜻을 저는 '내 가치관을 형성하는'으로 해석했기에 개인적으로 인상이 깊었던 책이나 추천할 만한 책을 꼽은 게 아니라 제 가치관을 형성하는 데에 중요한 계기를 마련해준 책을 꼽다 보니 다소 세 권의 책이 어떤 관점에서 보면 치우쳤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만 솔직하게 적었을 뿐입니다. 다른 분들이 이 책을 읽으시고 별 거 없더라 하더라도 제게는 모두 소중한 책입니다.


릴레이 다음 주자: 월덴지기님과 도아님

이게 가장 어렵군요. 뭐 책 좋아하는 블로거분들이 한 둘이어야지 말입니다. 그 중에 두 명만 선택을 해야하니까 어렵네요. 그래서 저는 책 좋아하는 블로거가 아니라 주관이 뚜렷한 블로거 두 분을 다음 주자로 하려고 합니다. 비록 하나를 두고는 서로 다른 입장을 취할 수 있어도 기본적인 생각이 잘못되었다고 오해하지 않고 서로의 의견을 존중해줄 만한 분들입니다. 바로 월덴지기님도아님입니다. 


릴레이 규칙에 대한 건의

앞선 릴레이 주자의 이름을 순서대로 써달라는 건 나중 사람들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생각입니다. 그걸 일일이 적어야만 하는 이유를 릴레이의 오상으로 이해했습니다만 사실 저는 그 다섯가지 덕목의 의미를 그렇게 해석하지 않기에 동의하지는 않습니다. 저도 북기빙 정책을 만들었을 때 history를 남기도록 했지요. 허나 그건 자신의 것만 기록하면 history가 채워져서 누적되는 구조지만 릴레이는 그렇지가 않습니다.

이전과 다음의 연결은 의미가 있습니다. 누군가에게 릴레이를 받았고 동참한 후에 다음을 연결시키는 거니까 말입니다. 그런데 이게 누적이 되면 릴레이 말단에 이르러서는 수고가 됩니다. 굳이 수고를 지워야하는 건 배려가 아니라고 봅니다. 게다가 저는 쌓음이라는 데에 의미를 두기 보다는 비움이라는 데에 의미를 두고 싶습니다. 비움이라는 건 제 손을 떠나면 거기에 어떠한 의미도 부여하지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아무리 제가 다음 주자를 누구라고 지명했다고 하더라도 그건 온전히 제 생각일 뿐이고 릴레이를 받고 말고는 온전히 지명된 분의 판단을 존중해야 하는 것이지요. 비록 안 한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탓할 필요도 없고 이상하게 생각할 필요도 없습니다. 왜냐면 이미 그건 제 손을 떠난 일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단지 중간의 접점에서 다음을 지명했을 뿐 거기에는 아무런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는다는 겁니다.

이런 의미에서 쌓음이라는 데에 의미를 두는 릴레이의 규칙을 저는 그다지 의미있다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현재 쉐아르님이 하시는 릴레이는 쉐아르님 블로그 2주년 기념 이벤트입니다. 결국 릴레이에 참여한다는 건 이벤트에 참여한다는 것이기에 쉐아르님은 참여하시는 블로거들을 아셔야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릴레이의 전후 뿐만 아니라 시초에 대해서는 언급해야할 필요가 있지요. 따라서 앞선 릴레이 주자를 일일이 언급하기 보다는 시초인 쉐아르님과 이전 릴레이 주자만 언급하는 게 낫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쉐아르님이 파악하기 쉽도록 하기 위해서 쉐아르님의 원글에 트랙백을 하거나 덧글을 통해서 알려드리는 게 쉐아르님 입장에서는 한 눈에 파악하기 좋을 듯 합니다.

  • Favicon of http://brandon419.tistory.com BlogIcon brandon 2009.07.02 08:28

    역시 기대한만큼 좋은 글을 써 주셨네요. 먼저 감사드립니다, 흔쾌히 릴레이를 받아주시고 그리고 빨리 포스팅해 주셔서요. 덕분에 릴레이가 잘 돌아갈 것 같은 느낌이 드네요.^^

    대망은 중학교 시절 아버지 서재에 꽂혀있는 걸 뽑아서 좀 읽어봤는데 먼저는 위에서 아래로,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써있는 문장을 읽기가 힘들었고, 수 많은 등장 인물의 헷갈리는 이름 때문에 금새 접었습니다. 글을 보니 저도 꼭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32권이라는 숫자가 주는 무게감이 좀 부담이 되긴 하지만...^^

    • Favicon of https://lsk.pe.kr BlogIcon 風林火山 2009.07.02 18:29 신고

      글 하나에 감사까지. 제가 오히려 송구스럽습니다. 저도 오래 전부터 읽으려고 했지만 말씀하신 것처럼 위에서 아래로,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쓰여진 글 때문에 엄두가 나지 않더군요. 솔출판사의 32권에는 뒤에 등장인물에 대해서 나와 있어 말씀하신 부분은 다소 해소가 되더군요. 어느 정도 읽다보면 익숙해지더라구요. 어쨌든 릴레이 동참할 수 있는 계기 마련해주신 것에 대해 감사드립니다.

  • Favicon of http://futureshaper.tistory.com BlogIcon 쉐아르 2009.07.02 13:20

    풍림화산님을 앞에 두고 이야기를 듣는듯한 느낌입니다. 한번 밖에 못만났지만, 그 만남이 다시 회상되는 듯한 글이네요 ^^ 잘 봤습니다.

    저는 대망을 두꺼운 20권으로 읽었습니다. 다 읽지는 못했지요. 빌려서 읽었는데 열권 정도에서 멈추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아쉽지요. 풍림화산님이 대망이야기를 많이 하셔서 다시 읽고 싶은데 32권을 들고 올려니 좀 부담이 됩니다. 구하게 되면 예전 추억 때문인지 예전의 20권 버전에 더 마음이 갑니다.

    아 그리고 릴레이 규칙에 대한 건의는 타당하다 생각합니다. 그렇게 신경 안쓰셔도 되지 않을까 싶네요. 독서론 릴레이에서도 앞의 분들을 다 적은 분도 있고 아닌 분도 있고 하듯이요. 세심한 배려 감사드립니다. 제 포스팅을 수정하겠습니다.

    • Favicon of https://lsk.pe.kr BlogIcon 風林火山 2009.07.02 18:41 신고

      저도 그 때가 생각납니다. 아쉬웠었지요. 시간이 모자란 것이 말입니다. 두꺼운 20권으로 읽으신 분은 주변에서 처음 보는 듯합니다. 20권이라고 해도 가독력이 떨어지고 두꺼워서 오히려 32권보다 읽는 데에 더 집중해야 하는데 말입니다.
      릴레이 규칙에 대해서는 애초부터 지적하고 싶었던 부분입니다. 단지 제가 같은 규칙으로 참여하는 이번 릴레이에서 언급했을 뿐이지요. 저는 릴레이의 오상에서 말하는 인, 의, 예, 지, 신을 그렇게 해석하는 건 아니라고 봅니다. 선인들의 말씀의 의미는 그런 의미가 아니라고 저는 이해하고 있어서지요.

  • Favicon of http://chohamuseum.net BlogIcon 초하 2009.07.02 19:16

    제가 보기에도 쉐아르님이나 윗 글 주장들이나 다 비슷해 보입니다. ^&^
    덕분에 재미있게 고맙게 읽었습니다.

    그리고 쉐아르님께 바톤을 받아 동참했던 제 글도 엮어놓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