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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아들

별난 진강이

합리적인 風林火山 2007.02.07 20:51

저번주 일요일 밤에 어머니가 진강이를 데리고 내려가셨다.
이혼 이후 매주말마다 올라오시는 어머니...
왔다 갔다 경비는 둘째 치고라도 평일에 일하시는 어머니는 쉴 새가 없다.
올라오지 마시라고 했지만 마음이 안 놓인다니...

결국 어머니가 진강이를 데리고 내려가셨다.
15일 집도 이사해야 하고 이사한 후 정리해야 하는데
진강이가 맡길 데도 없고
주말마다 어머니 올라오는 것도 부담스럽고 해서
이사하고 난 다음에 어머니 부산에서 일정리하시고
진강이랑 같이 올라오는 것으로 했던 것이다.

일단 내려가서 놀이방에 보냈는데,
오늘 놀이방에서 안 되겠다고 했단다.
이렇게 별난 애는 처음 본다나...
진강이가 많이 별나기는 하지...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에 나오는 애들보다 더 어리지만
그 애들보다 덜하지는 않으니...

다 내 잘못이다. 진강이 타고난 성격도 있을 지 모르겠지만
그것도 내 유전적인 문제라 생각이 들고
어린 진강이가 자라나는 환경에서도 내가 잘못한 게 많다.
그냥 자연스레 키우려고 했던 것이었는데...
인간의 역사에서 오래 전에 시골에서 자라난 아이들과 같이
그냥 순리적으로 자연스레 커갈 줄 알았는데
그래서 방관했던 것일까?
말도 늦고 다른 아이들 또래와는 다르다.
난 5살 정도 되고 나면 그 때부터 내가 진강이에게 가르쳐 주고 싶은
것들이 있었는데...

지금 이렇게 생각하는 것이 맞다라고는 생각하지는 않는다.
애를 키우는 데는 꼭 관심을 기울여서 잘 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나는 너무 관심이 없었나 하는 생각으로 반성하는 의미다.
나의 자식 교육 철학은 완고하다. 다만 현재의 진강이가 그렇기에
내가 미안할 뿐이다.

원래 그런 행동을 보이는 아이들의 통계를 내보니
싸움이 잦은 집의 아이들이 그렇단다.
음... 할 말이 없다. 항상 싸움이 잦았던 것은 아니지만
인정할 부분은 인정한다. 분명 이 부분에 대한 영향은 전적으로
내 잘못이리라 생각한다.

다른 놀이방에 어머니랑 같이 갔다는데 아직 연락이 없다.
어떻게 된 것인지... 연락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솔직히 한 편으로 나는 이런 생각도 한다.
역시 내 아들이야. 원래 남과 똑같아서는 안 돼.
남자가 그런 고집도 있고 성깔도 있어야지... ^^

나에겐 이혼이 큰 계기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생각이 많이 바뀐 것도 그렇지만 뼈저리게 느끼는 부분도 있기 때문이다.
사람이 변하는 것은 특별한 계기가 있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이성적으로 그게 맞다 어쩌다 옆에서 뭐라 해도
자신이 스스로 변하려면 가슴으로 느껴야 하기 때문이다.

헤어진 혜선이도 말은 그렇게 하고 헤어졌지만
분명 진강이 보고 싶어할 꺼다.
나 때문에 내 앞이니까 그렇게 얘기하겠지.
그렇게 생각하고 싶다.
자식은 인생의 걸림돌이 아니라 인생의 행복이요 축복이다.
그것을 모를 리는 없다고 생각한다. 비록 이렇게 되긴 했지만...

놀이방을 못 구하면 지금이라도 다시 올라오는 수밖에 없다.
대신 이사하고 나서 짐정리는 조금 미루더라도
애 보면 되는 거니까 꼭 그게 이유가 될 수는 없다.
다 어떤 상황이 닥치게 되면 방법이 생기게 마련이다.
며칠 안 되었지만 진강이가 없으니 편하긴 하지만 보고 싶다.
전화기 너머로 들리는 "아빠"소리가 뭘 알고 하는 소리는 아니겠지만
잘 키워야지 하는 각오를 갖게 해준다.

진강이는 부산에 있어도 진강이랑 뽀뽀하면서 옮은 감기 덕분에
고생 아주 지대로 하고 있는 요즈음이다.
이리 저리 옮기는 것이 진강이한테 어떤 영향이 있을 지 모르겠지만
힘들더라도 내 아들 진강이 잘 견디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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