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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당구

동호회 내 토너먼트 준비를 위해 쳤다가 기록 갱신 (20이닝 17점)

부산에서 장훈이랑 당구 쳐서 상대도 안 되게 졌다. 물론 중대에서 하우스 큐로 했던 경기지만 내가 당구 친다는 걸 알고 장훈이가 한 번 치자고 해서 서로 20개씩 놓고 쳤는데 완전히 발렸다. ㅋㅋ 그 때 장훈이가 했던 얘기가 있다. 내 블로그를 탐독하는 장훈이는 경기에서 지면 15일 동안 블로그에 당구 관련 글은 올리지 마라는 거였다. 장훈이가 유일하게 읽지 않는 글이 당구 관련 글이라고. ㅋㅋ 그런데 미안하다. 당구 관련된 글을 올려야할 일이 생겨버려서리.

여튼 부산 출장 갔다가 올라와서 진강이 생일이라 하루 종일 진강이랑 놀아주고, 목요일에 낮에 일 좀 하다가 밤에서야 당구장을 찾았다. 아무래도 토요일에 동호회 내 토너먼트 8강이 있는데, 연습도 할 겸 해서 말이다. 뭐 너무 오래 안 쳐서 감을 잃는다고 하지만 뭐 고작 5일 정도인데 하는 생각이지만 진짜 감을 잃을까 싶어서(부산에서 완전히 발린 것도 있고 하니) 목요일에는 신중하게 쳤다. 뭐 17점 올리고 나서 신중하게 안 친 경기는 친선 경기 외에는 없긴 하지만.

요즈음은 이상하게 그렇더라고. 친선 경기는 그냥 집중해서 치기 보다는 대충 치게 되더라고. 집중해서 치면 내가 좀 인터벌이 길다. 나름 생각 많이 하고 난 다음에 치는데, 친선 경기는 그렇게까지는 안 하고 그냥 치는지라. 그래서 당구장에 간 목요일에 친선 경기는 안 쳤다. 요즈음도 그건 마찬가지. 그렇다고 연습구를 친 것도 아니다. 당구장 리그 전을 했다. 당구장 리그 전은 아직 소화해야할 게임 수도 많이 남아 있다 보니 말이다.

첫번째 경기는 그닥 만족스런 게임을 하지 못했고, 결과는 양패였다. 둘 다 자기 점수 35이닝 내에 빼지 못했다는 거다. 이기고 지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내가 만족스런 게임을 하느냐가 중요하다. 17점을 못 쳤으니 양패지만 15점 이상을 치면 그래도 내 스스로는 만족할 만한 경기라 할 수 있다. 로봇이 아닌 이상 어떻게 항상 17점을 35이닝 내에 다 빼냐고. 만약 그렇게 치면 수지 올려야지. 그래도 17점 올리고 나서 승률이 좋은 편인데 말이다.

상대가 고수라 디펜스를 해서(공을 안 줘서) 내가 많이 못 쳤다고 해도 12~14점 정도 되야 한다. 게다가 17점이 치기에는 좀 어려운 공도 치고, 샷이나 그런 것도 17점에 걸맞게 한다면 경기 결과를 떠나 만족스런 경기라 할 수 있는 건데 첫번째 게임은 그렇지를 못했다는 거다. 정말 감이 떨어진 걸까? 그래서 한 게임 더 했다. 다른 분이랑 말이다. 상대는 19점 치는데 19점 정도면 3쿠션 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고수라고 할 수는 없는 점수다. 하점자. 당구장에서도 3부 리그에 속하는 점수다.

물론 나는 그보다 더 하점자긴 하지. 이렇게 하점자들끼리 경기를 하게 되면 좋은 게 디펜스가 없다는 거다. 고수들은 다음 공을 생각하면서 치기 때문에 상대가 잘 치면 내가 못 쳐도 상대한테는 치기 어려운 공을 만든다. 그렇다고 일부러 어려운 길을 선택하는 건 아니고 쉬운 공은 먹지. 확실하게 먹을 수 있는 공은 먹으면서 다음 공도 자기가 치기 쉽게 만들어놓는다. 그래서 연타를 치는 거고. 그래도 하점자는 그런 게 없으니까 공이 잘 뜨는 편이다.

 
두번째 리그 전에서는 17점 올리고 나서 베스트 기록을 세웠다. 20이닝에 17점. 20이닝에 17점은 고수들이야 치지. 물론 항상 이렇게 치지는 못하지만 말이다.(내가 많은 고수들과 게임을 해보니 그렇더라고) 그러나 내 수지는 17점이거든. 결국 20이닝 내에 17점이 중요한 게 아니라 20이닝 내에 자기 점수를 다 뽑아낸다는 게 중요하다. 그게 쉽지 않다는 얘기고. 괜히 베스트 기록이겠냐고. 그래서 두번째 리그 전 하고 나서 더이상 게임을 안 했다.

그리고 이 게임 기록지를 카페에 올려서 8강 상대자에게 도발했다. 이 정도 치면 뭐 이기지 않겠냐면서. 게임의 재미를 위해서 도발한 거지만 그만큼 상대가 강해서 도발한 거다. 사실 나랑 8강을 치르는 형과 같은 경우는 잘 친다. 점수는 23점 놓는데, 24점 놔도 될 정도고 샷이 참 좋다. 그래서 사실 8강 경기 결과는 내가 질 거라는 예상이 대부분이었고, 나 또한 질 가능성이 높지만 최선을 다 하겠다는 생각이었을 뿐이었다. 그러나 당구는 심리전이다. 멘탈 싸움이라는 거다. 

일전에 글에서도 언급했지만 내가 17점 올리고 난 다음에는 매 경기 신중했다. 왜냐면 15점에서 17점 올리니까 2점을 더 쳐야 하는 상황이라 신중해질 수 밖에 없었지. 신중하게 치니까 15점 놓던 때보다 훨씬 더 잘 치고 17점에 맞게 치게 되대? 그러니 자신감도 생기게 되고 말이다. 그러면서 게임 운영 능력을 키워야겠다는 생각을 했던 거다. 다들 당구는 멘탈 싸움이라고 하거든. 그래서 그런 멘탈 싸움에 능해야겠다는 생각을 한 게지. 

어떻게 보면 수지는 절대적인 그 사람의 3쿠션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라고 할 수 있다. 내가 고수와 게임을 해서 이긴다 해서 내가 고수가 되는 게 아니다. 게임은 질 수도 있고 이길 수도 있는 거니까. 그래서 나는 게임에서는 경기 운영 능력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걸 느끼고, 그걸 나름 당구장 내 리그 전 하면서 이리 저리 실험해봤던 거다. 그런 맥락에서 도발한 거고. 도발해서 자극하면 상대도 전투적이 되겠지만 20이닝 내에 17점을 끝낼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는 것 또한 인지하니까.

근데 보통은 도발하면 지게 된다. 그러면 이런 소리 듣게 된다. "거 봐! 왜 괜히 도발해서 말이야" 안다. 내가 그런 거 모르면서 도발한 거 아니다. 나름 내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내가 이길 가능성이 훨씬 적은 게 사실이었거든. 그래도 도발한 건 이왕 져도 재밌게 지기 위해서 도발한 거였고, 그렇게 하면 다른 동호회 회원들도 관심을 갖게 되잖아. "어떻게 됐어?" 하면서 말이다. 그런데 내가 졌다고 하면 한 마디씩 하겠지. 도발해서 그렇게 된 거라고. ㅋㅋ 알면서도 그런 거였다.

난 그런 거에 쪽팔림 없다. 그리고 8강 상대자인 형이랑 친하고 그래서 재미로 그런 거였고. 그렇게 목요일 두 경기를 끝내고 금요일에는 다른 모임이 있어서 거기 나가서 술 마신다고 당구장도 안 갔다. 그리고 토요일. 토너먼트 경기가 있는 날이 됐다. 과연 경기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 이건 다음 글에.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