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독서
한글 제대로 쓰자! 한글 맞춤법 (6) 부치다 vs 붙이다
단테(Dante)
2013. 2. 11. 12:30
포스팅을 하다 보면 가끔씩 이게 맞는지 저게 맞는지 헷갈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럴 만도 한 게 헷갈리는 것 중에 맞고 틀리고가 명확한 거라면 찾아보고 알면 그만이다. 물론 알아도 까먹기 일쑤다 보니 앞으로 이렇게 헷갈리는 경우 두어번 생기면 알게 되겠네 하고 편하게 생각하는데, 나름 이해를 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즉 다 맞는 표현이라 그 의미를 이해하고 적절히 써야 하는 경우가 그렇다. 근데 문제는 이해하려고 해도 언어가 이해한다고 되니? ㅋㅋ
'붙이다'와 '부치다' 발음은 똑같아
읽어보길 바란다. 둘 다 발음은 똑같다. '부치다'로 말이다. 'ㅌ'과 '이'가 합쳐져서 '치'말음이 나는데 이건 구개음화다. 비구개음이 인접한 구개음의 영향으로 구개음으로 변하는 걸 말한다. 구개음? 비구개음? 하니까 어렵게 느껴지는데 쉽게 얘기하면 다음의 공식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더 깊게 알고 싶으면 찾아보길. ^^; 왜? 찾아보다가 귀찮아서 그만둠. ^^;
'ㄷ, ㅌ' + 'ㅣ,ㅑ,ㅕ,ㅛ,ㅠ' → 'ㅈ, ㅊ' + 'ㅣ,ㅑ,ㅕ,ㅛ,ㅠ'
둘 다 '붙다'라는 어원에서 비롯된 말
발음만 똑같은 게 아니다. 어원도 똑같다. '붙다'에서 파생된 어휘인지라 각각 어떤 의미일 때 사용하는 지에 대해서 이해를 하고 적절히 사용해야 한다. 보통 이렇게 나눈다. '붙이다'는 '붙다'라는 뜻 즉 '부착한다'는 본래의 의미를 담고 있을 때 사용하고, '부치다'는 그런 의미를 담고 있지 않을 때 사용한다고. 이러한 차이를 아주 적절히 보여주는 예가 이거다.
우표를 편지 봉투에 붙여서, 아버지께 부쳤다.
그래도 보면 헷갈린다
보통 이런 경우에는 하나만 제대로 파악하고 있으면 된다. 즉 '붙이다'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붙다'라는 어휘를 사용할 때의 뜻을 담고 있으면 되니까 이런 뜻을 담고 있지 않은 '부치다'의 용례를 잘 파악해두면 되는 거다. 그래도 헷갈린다. 위와 같이 '붙다'라는 말의 의미를 정확하게 담고 있는 경우야 쉽게 파악이 되도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아 헷갈린다. 그래서 용례를 많이 봐두는 게 좋을 듯.
동생에게 말을 붙이다? 부치다?
어떤 게 맞을까? 말을 거는 게 '붙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나? 그렇다면 붙이다가 되는 거겠고 아니라면 부치다가 되는 거겠지? 애매하지 않나? ㅋㅋ 맞는 표현은 동생에게 말을 '붙이다'가 된다. 그래서 헷갈릴 때는 다른 표현으로 대체하면 된다. 뭐 예를 들자면 동생에게 말을 건넨다. 내가 확실하지 않을 경우에 찾아보기 귀찮으면 이렇게 한다. ^^; 이런 예를 좀 더 들자면.
① 나, 눈 좀 붙이고 올께 → 나, 잠깐 자고 올께
② 걔는 술만 마시면 시비를 붙여 → 걔는 술만 마시면 시비를 걸어
애매하면 사용하지 말고, 다른 표현으로 대체하는 게 좋은 방법이라 본다. ^^;
빈대떡이나 붙여먹지? 부쳐먹지?
위에서는 '붙이다'의 용례에 대해서 살펴봤으니 당연히 이번에는 '부치다'의 용례가 되야겠지? ^^; 여기서는 '부치다'가 맞는 표현이다. 그 외에 자주 사용되는 '부치다' 용례로는 비밀에 부치기로 했다, 표결에 부치기로 했다, 부채를 부친다. 뭐 이 정도 되겠다. 이 또한 애매하다 싶은 경우가 생기면 다른 표현으로 대체하면 된다. 그런데 공기관에서도 잘못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입찰에 부치다를 붙이다로 표현한 경우 많다. ^^; 그만큼 헷갈리기 쉬워서 그런 걸. 게다가 법 조항 같은 거 찾다보면 '부치다'를 '붙이다'로 표기한 경우도 많다. ㅋㅋ
한글맞춤법이 시행된 1989년 이전에는 혼용
찾아보다 보니 그렇단다. 1988년 고시되어 1989년부터 시행된 한글맞춤법 이전에는 '붙이다'와 '부치다'가 혼용되어 지금과 같이 '붙이다'를 사용해야 하는 경우에 '부치다'를 사용하거나 '부치다'를 사용해야 하는 경우에 '붙이다'를 사용해도 문제가 되지 않았단다. 차라리 한글맞춤법 시행 전이 더 낫네. 의미만 정확하게 전달하면 되지 굳이 이렇게 표기를 해야 한다고 할 필요가 있을까 싶다. 이제 정비하자는 의미로 그랬다고 한다면 차라리 하나를 없애버리는 것도 방법일텐데. 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