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스(GUESS) 진: 1990년대 초 청바지 유행의 시초 브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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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고등학교 1학년이었던 1992년부터 여러 청바지 브랜드가 시기에 따라 유행을 했었다. 물론 그 이전에도 그런 유행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중학교 때까지만 해도 공부만 하던 모범생(?)이었고, 키도 작아서 또래들이 입는 브랜드를 내가 입기에는 컸고, 브랜드를 잘 알지도 못해서 그 이전은 잘 모른다. 여튼 1992년 청바지 중에 핫했던 브랜드가 몇 개 있는데 그 시초는 바로 게스(GUESS)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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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에 따라 청바지 핏도 유행을 달리하는데, 당시에는 딱 달라붙는 진이 유행했었다. 중학교 시절에 학교 인근에 대학교(동아대학교)가 있었고, 대학교 주변이라 즐길 거리도 꽤 있었기에, 오며 가며 대딩들 패션을 안 볼래야 안 볼 수가 없었다. 당시 여대생들 딱 달라붙는 진을 입고 다니면 어찌나 이뻐보이던지. 근데 뒷주머니에 빨간색 게스 로고가 똻! 있으면 므찌다~ 하는 생각이 절로 들던 그런 시절이었다. 왠지 모르게 앞서 나간다? 뭐 그런 느낌이 들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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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의 경우에는 이렇게 딱 달라붙는 건 아니고 일자 바지긴 해도 당시에 바지 폭(부리, 끝부분)을 좁혀서 입는 경우들이 많았다. 그 시절엔 그런 핏이 유행해서 교복도 그렇게 수선해서 입고 다니는 경우가 많았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뭐 청바지나 그런 건 몰라도 교복을 그렇게 입고 다니는 건 아닌 거 같다. 나이 들어서 보면 확실히 교복은 학생답게 입어야 멋스러운 듯.
옷 좀 입는다 하면 게스 청바지는 뭐 기본템이라고 할 수 있었지만 나는 없었다. 내가 당시에 갖고 있었던 GUESS 제품은 맨투맨 티였다. 미치코 런던 티는 등쪽에 로고가 새겨져 있지만 게스는 앞쪽에 로고가 새겨져 있었지. 왜 청바지를 안 갖고 있었느냐면, 글쎄 게스는 빨간색 로고의 여성용 바지라는 느낌이 강했다. 사진 찾아봐도 잘 나오지 않던데, 당시에 남성용 진은 로고 색상이 초록색이었거든.
물론 그거 입고 다니면 멋스럽다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썩 땡기지는 않더라고. 물론 당시에 게스 이후로 이러 저러한 진 브랜드가 나와서 정신이 없었던 시절이기도 했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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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절 부산에서는 청바지 유행이 브랜드와 함께 색상까지 포함됐었다. 아주 구체적이었지. 유행따라 읊어보자면,
1) 게스 진
2) 캘빈 클라인 블랙 진
3) 마리떼 프랑소와 저버 진
4) 베이직 레드 진
게스는 역삼각형 로고, 캘빈 클라인은 직사각형 로고, 마리떼 프랑소와 저버는 평행사변형 로고로 앞쪽 남자 주요 부위에 로고가 있었고, 베이직은 뒤쪽 벨트고리 중앙에 로고가 새겨 있었다. 베이직과 같은 경우는 해외 브랜드가 아니라 청바지 브랜드가 유행하다 보니 국내에서 만든 걸로 알고 있는데, 게스, 캘빈 클라인, 마리떼 프랑소와 저버에 비해서는 그렇게 인기가 많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유행했던 브랜드다.
그 당시에는 왜 그렇게 유행했는지는 모르곘지만 캘빈 클라인에서는 블랙 진을 사야했고, 베이직에서는 빨간색 진을 사야했다. 빨간색 진. 그거 주변에 입고 다니던 동창이 유일하게 한 명 있었는데 아... 소화하기 힘든 색상. 여튼 그 이후로도 여러 청바지 브랜드가 있지만 나는 여기까지만 얘기하는 이유가 그 이후부터는 좀 많이 놀아서 청바지가 아니라 골프 웨어를 입고 다니던 시절인지라 그렇다.
여튼 아직도 GUESS란 브랜드는 아울렛이나 그런데 보면 있긴 하던데, 저렴하더라. 아니 벌써 30년 가까이 지난 브랜드인데 희한하게도 그 당시보다 가격이 더 싸. 어찌된 게 말이지. 그런 거 보면 패션이란 건 감성의 영역인지라 핫할 때는 거품이 엄청 끼어 있단 얘기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당시에는 갖고 싶어 죽겠는 걸 우째. 그러나 나는 게스는 별로 맘에 안 들더라고. 여성용 바지 같아서. 나는 남자 향기가 나야 돼. 그래야 난 사. 지금은 아들이 게스 맨투맨 티 몇 장 갖고 있던데 입은 거 보면 이쁘긴 하더라고. 물론 내가 지금 산다면 게스 안 사지. 오래 전에 입고 다녔던 미치코 런던 맨투맨 티가 있다면 그건 사겠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