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서야 와본 카페 @ 블루보틀 압구정
나는 커피맛 잘 모른다. 그래서 항상 카페에서 커피 시키면 (아는 사람들은 다 알겠지만) 카라멜 마끼아또를 시킨다. 여름철이면 달고나 커피를 시키고. 그러니까 해당 카페에서 가장 단 커피를 시킨다는 거다. 어쩌다 커피 마시기 싫으면 에이드 같은 걸 시키기도 하지만 공통점은 달아야 한다. 그래서 블루보틀 줄 서서 기다리는 진풍경이 펼쳐질 때도 나는 이해를 못했던 사람이었다. 뭐 아무리 맛있는 맛집이라고 하더라도 기다려야 한다면 나는 그냥 패스한다. 그렇게까지 해서 내가 만족할 정도의 맛을 선사했던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물론 예약을 하고 가는 경우는 있었어도 말이지. 그러다 압구정역 근처에 있길래 한 번 가봤다.
일단 블루보틀 브랜드 아이덴티티겠지만 내부 인테리어 디자인 깔끔하다. 그러나 그런 디자인적인 요소는 사실 요즈음에 워낙 이쁜 카페가 많아서 그게 뭔 차별화가 되나 싶었다.
메뉴 별로 없는 건 좋다. 뭔가 집중되고 우린 전문화됐다는 느낌을 주잖아. 이것 저것 다 한다고 하면 전문성이 없어 보이거든.
놀라 플로트. 맛있긴 하더라. 근데 커피맛을 잘 아는 이들은 그 미묘한 차이도 느끼면서 뭐가 어떻다 할 수 있겠지만 나는 그런 거에는 둔감해서(그래도 고기 맛은 민감하다) 맛있다 없다 둘로만 평가할 수 밖에. ㅎ
한쪽에는 여러 굿즈들을 판매하더라. 근데 둘러보면 내 취향은 아냐. 나는 그냥 스타벅스 텀블러가 좋아.
블루보틀 국내에 런칭되었을 때 뭐 여기서 커피 사마시면서 굿즈 사던 거가 생각나네. 그런 거 보면 뭐랄까 세상이 좀 달라지긴 한 거 같아. 아니 뭐 그런 거 뿐만 아니라 여러 징조들을 보면서 앞으로는 어떻게 될 것인지 생각하곤 하는데(나이 드니 그런 거 보면 그런 생각이 저절로 들어) 나는 그렇지 않다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사람들은 어떤 걸 좋아하는지 관찰하게 된단 말이지. 비즈니스를 하려면 내가 좋아하는 것보다는 확실히 대중들이 좋아하는 걸 해야 돈이 된다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