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레알 PT 하고 받은 선물 세트
내가 올해 CMO로 재직하고 있을 때, 첫 데뷔(?)가 로레알 PT였다. 사내에서는 그닥 크게 생각하지 않는 거 같았는데, 로레알 그룹이 엄청 큰 회사이고, 로레알 그룹 본사에서 임원진들이 비밀리에 한국에 들어오는 건 나름 이유가 있을 거라는 생각에 이에 대해서 피력했고, 프리젠테이션 준비를 위해 로레알 코리아 직원들과 미팅도 하고 나름 프리젠테이션 영문으로 준비했었다. 물론 프리젠테이션은 내가 안 했지. CEO가 하고 동시통역하고.
이건 PT할 때 뒤에서 살펴보고 있는 모습을 찍은 거. PT의 핵심은 목적에 맞게 작성하는 거다. 내 기술이 좋다고 자랑하는 게 아니거든. 내 얘기만 해서는 공감대를 이끌어낼 수가 없고, 또 청중들은 재미없어 한다. 이런 걸 다 고려해서 5분 이내에 핵심만 뽑아서 얘기해야 하는데, 나름 다 설계하는 방법이 있어. 게다가 PT 순서도 중요하다. 나는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게 2번째거든. 이유는 초반에 해야 집중도를 높일 수 있는데, 첫번째는 집중도는 높으나 비교 대상이 없어서고, 2번째 정도 하면 첫번째와 비교가 되니까. 게다가 첫번째가 좀 식상했다면 그 갭이 커서 더욱 남달라보이고. 그래서 내가 CMO로 있던 시절에 PT하게 되면 항상 2번째 할 수 있게 하는 걸 선호했었다.
우리가 보여줄 게 많으면 5분 내에 그것도 동시 통역하면서 PT 하면 얼마나 많은 걸 보여줄 수 있을까? 그래서 질문이 많이 나오게 해야 하고, 관심을 끌고 임팩트를 주는 식으로 프리젠테이션을 구성했고, 그건 제대로 먹혀서 질문이 계속해서 나오고 관심을 많이 보였었다. 여튼 내부적으로도 성공적이라고 평가를 얻었던. 프리젠테이션하는 와중에 나는 청중들(로레알 본사 임원진들)을 유심히 살폈는데, 달랐다. 5군데서 프리젠테이션을 했는데, 확실히 우리가 했던 거랑은 태도가 달랐어.
행사가 끝나고 나서 로레알 코리아에서 준비한 선물을 받았다. 선물 줄거라 알고 있었으나 내용물은 몰랐다. 윗부분을 스테이플러로 찍어놔서 말이지. 별 기대는 안 했다. 내가 로레알 그룹 소속 브랜드를 모르는 것도 아니고 말이지. 분명 여성 화장품이겠거니 했는데, 집에 와서 까보니 그렇네.
이렇게 들어 있더라. 이 중에 좀 비싸다고 하는 것도 있고, 인기 있다는 것도 있는데, 뭐 나는 봐도 뭐가 뭔지 모르겠고. 지인한테 줬다. 아 립스틱 하나는 어머니한테 드렸네. 그래도 이 중에 인기 제품도 있는 모양이다. 그것도 비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