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 익스프레스에서 디지털 제품 구매 시 유의점
최근에 광군절이니 뭐니 해서 할인 많이 하길래 알리 익스프레스에서 물건 구매를 좀 했었다. 그러면서 느끼는 점 몇 가지.
1. 가성비는 좋다. 대신 배송 느리다.
사실 내가 알리 익스프레스를 이번에 처음 이용해본 건 아니다. 2015년에 구매해봤으니 8년 전이네. 그 이후로 구매한 적이 없다. 왜? 배송이 너무 느려. 그 때 기억으로 40일인가? 그렇게 걸렸던 거 같다. 아무리 가성비 좋으면 뭐하나? 배송 드럽게 느린데. 그래서 그 이후로 이용 안 했던 거다.
그래도 최근에는 많이 빨라지긴 했다. 마동석을 앞세워 광고를 할 정도로(참고로 중국은 마동석을 좋아하더라.) 국내 시장 진출에 적극적인 것만 봐도 뭔가 달라지긴 달라졌겠거니 해서 다시 이용해볼까 했던 건데, 가격은 저렴한 거 많아. 그래도 배송은 좀 걸린다. 10-15일 정도? 국내에 도착하면 국내야 배송이 겁나 빠르지. 늦어도 2일 정도 내에는 도착하니까. 근데 중국에서 한국까지 오는 데에 시간이 좀 걸리는데 모니터링해보면 중국 내에서 이동하는 데에 생각보다 시간이 좀 걸리는 거 같더라.
나도 성질이 급한 사람이긴 해도 쿠팡의 로켓배송과 같이 다음날 바로 도착하는 거 아니라고 해도 상관없다. 그렇게 빨리 배송 안 해줘도 되니까 가성비 좋은 걸 팔아라 하는 주의거든. 2-3일 정도는 괜찮다고 생각하고, 가성비가 좋다면 일주일 정도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근데 알리 익스프레스는 10일은 기본으로 잡아야 하거든? 그래서 10일 생각하고 있다가도 도착할 때 안 됐나 해서 조회해보거나 하면 또 며칠 더 있어야 되는 경우가 생기기도 하더라. 그나마 빨리 도착하는 것도 있기도 하고, 언제까지 도착하지 않으면 일정 금액을 환불해주는 정책을 취해 나름 배송 빨리 되게 하려고 적극적이긴 하더라.
그러나 일정 금액 환불해주는 게 물품 도착 예정일보다 5일 정도 늦으면이다. 그러니까 10일 정도 뒤에 배송될 거라고(정확하게 10일이 아니다. 그냥 물건 구매할 때 보면 언제 배송될 거라는 예상일이 나와 있어.) 그보다 5일 지연 시에는 코딱지 만한 리워드를 쿠폰으로 수령 가능하게 되어 있다. 근데 이거 누가 일일이 쿠폰 수령해야 한다 체크할까 싶기도 하고, 5일 지연이니 내가 10~15일 정도라고 얘기한 거였다.
그래서 알리 익스프레스에서 물건 구매할 때는 당장 급한 물건, 일주일 이내에는 사용해야할 물건 이런 거는 안 사는 게 좋다. 속 터진다. 배송이 느려도 너무 느리다 보니. 근데 레노보도 매한가지더라. 레노보 온라인 샵에서 구매하면 엄청 배송 느려. 물론 레노보는 국내에서도 살 수 있지. 오픈 마켓에. 근데 오픈 마켓에서 사는 거보다 레노보 온라인 샵에서 사는 게 훨씬 싸거든. 가격 차이가 뭐 조금 차이 나면 모르겠는데 좀 나는 것들도 있어서 말이다.
반면 DJI 제품들은 빨리 도착하는 편이다. DJI는 물류센터를 자기네들이 자체적으로 이용해서 그런 건지 어떤 이유 때문인지는 모르겟지만 말이지. 그래서 알리 익스프레스에서는 싸다고 옳커니 하고 구매하기 보다는 어느 시기에 내가 필요한 물건인가를 좀 따져보고 구매하는 게 좋다.
2. 같은 제품, 다른 판매자, 다른 브랜드
혹시 랩탑에 USB-C 포트만 있는 경우에 멀티 허브는 무조건 있어야 하는 필수 액세서리일 거다. 회사에서 맥북 에어 사용할 때도 이거 똑같은 거를 사용했었는데, 그 때는 오프라인에서 구매했던 걸로 안다. 내가 구매한 게 아니라서 가격은 모르곘지만 국내 온라인 샵에서만 이 제품 검색해봐도 가격이 20,000원은 넘는다. 제일 싼 게 말이다. 내가 사용하는 멀티 허브는 8in1이다. USB-C 데이터, USB-C 충전, 4K HDMI, USB 3.0 * 2, SD Reader, Micro SD Reader, RJ45 이렇게.
근데 이거 나는 얼마 주고 샀을까? 9,281원이다. 그것도 무료 배송. 반 가격이다. 이 멀티 허브 국내도 그렇지만 알리 익스프레스에도 똑같은 거 엄청 많다. 판매자가 다른 건 같은 제품 도매로 사와서 소매로 판매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같은 제품인데 브랜드만 다른 경우도 엄청 많아. 이런 제품들이 꽤 있더라. 국내 온라인 마켓에서 파는 디지털 액세서리류 중에는 이런 거 엄청 많다.
상황이 이러하니, 요즈음에는 이런 류의 제품들 살 때 국내에서 찾아보고 해당 제품과 같은 제품을 알리 익스프레스에서 검색해보기까지 하게 되더라. 같은 제품인데 굳이 비싼 돈을 주고 살 필요가 없잖아. 고로 선택하면 된다. 좀 기다리더라도 싸게 구매할 것이냐? 아니면 좀 가격을 지불하더라도 빨리 받을 것이냐? 전자라면 알리 익스프레스를 이용하는 게 득.
3. 저장장치, 보조 배터리는 유의해라
내가 샀던 저장 장치다. 작은 SSD이며, 무려 12TB라 해서 구매했다. 너무 싸길래 와 대륙은 장난 아니네 해서 구매했는데, 이거 사기다. 실제 용량 12TB는 택도 없으며, 너무 무게가 가벼워서 내가 인터넷 검색해봤더니 유투브에 잘 나오더라. 안에 이거 SSD가 아니라 Micro SD 카드 들어가 있는 제품인 듯 싶다. 나는 안에 까보지 않았지만 무게가 넘 가벼운 거 보면 그런 거 같애.
이러니 중국 사람들도 중국 제품 못 믿는다는 얘기를 하는 거 아니겠냐고. 그래서 어떻게 했나? 반품 처리했다. 반품 처리하고 환불까지 받았지. 카드로 결제했으니 카드 결제 취소가 된 거란 얘기. 다만 이 과정이 생각보다 길다. 이에 대해서는 별도로 포스팅 예정. 그래서 알리 익스프레스에서 물건 구매할 때는 내 경험상 저장 장치랑 보조 배터리가 용량 대비 턱없이 싸다 하면 일단 의심을 해보는 게 좋다. 게다가 브랜드 제품인 경우에는 짝퉁일 가능성도 염두.
4. 누적 판매수, 리뷰 체크, 브랜드 제품 검색
문제는 가격이 싸다 하더라도 너무 싸다는 게 감이 안 온다는 거다. 왜? 왠만한 제품들이 다 초가성비 제품들이거든. 그러다 보니 이거 사서 괜히 아닌 제품 와서 버리는 거 아냐? 싶은 생각을 할 수도 있다. 혹자는 이런 얘기까지 한다. 알리에서 제품 사면 반은 버린다고. ㅎ 그만큼 잘 사면 되는 건데, 감이 안 오면 이 두 가지를 확인해야 한다. 첫번째 누적 판매수. 지금까지 얼마나 많이 판매했는지를 체크하는 거다. 많이 팔리다는 건 그만큼 문제가 없다는 걸 뜻하니까.
두번째 리뷰 체크. 많이 판매되면 그에 비례적으로 리뷰도 많을 수 밖에 없다. 구매한 이들의 리뷰를 꼭 확인해보길 바란다. 나와 같은 경우는 평점 낮은 거를 보는데 평점이 낮다고 해서 무조건 안 좋다가 아니다 뭐 때문에 평점이 낮은 지를 읽어본다. 물건 구매하다가 기분이 나빠서 그렇게 적는 이들도 있고, 경쟁 업체가 그냥 안 좋은 리뷰 달 수도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그 이유가 합당하다 그러면 같은 이유의 평점이 있는지를 보고 판단한다.
게다가 알리 익스프레스에는 비슷한 제품이 여러 개 올라와 있기 때문에 무조건 가격만으로 따질 게 아니라 판매자의 신뢰도 즉 누적 판매수와 리뷰 체크하는 게 중요하다. 그 외에 어떤 제품의 경우에는 우리가 모르는 브랜드인 경우가 있는데(중국 브랜드) 그러면 해당 브랜드의 제품들을 검색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해당 브랜드가 파는 제품들의 평판을 보면 이 브랜드는 그래도 믿을 만 하네 하는 경우들이 있거든.
5. 상세 페이지 제품과 실제 판매 제품의 차이 체크
이건 뭔 말이냐면 상세 페이지의 제품은 A모델인데, 판매는 B모델로 되어 있는 경우가 있다. 엄밀하게 얘기하면 다른 제품이란 말이다. 근데 이게 얼핏 보면 놓치기 쉬운 게 버전 3, 버전 3.5 이런 식으로 겉보기에는 별 차이가 없어 보이는 제품일 수도 있기 때문이거든. 이건 뭘 말하느냐? 판매자가 그냥 판매만을 위해서 별 생각없이 Copy & Paste 했다는 뜻이거든. 일단 성의가 없다는 얘기라 신뢰가 안 간다. 나중에 물건 사서 어떤 문제로 인해 응대할 때도 제대로 못할 가능성도 있단 얘기지.
이건 국내 온라인 마켓에서도 가끔씩 해외 구매 대행 상품 중에 그런 게 있더라. 그래서 문의해보잖아? 그럼 피드백이 없어. 참 어떻게 그런 자세로 물건을 팔려고 하는지 모르겠다만, 그런 경우도 있으니 꼼꼼히 체크해야 한다. 다만, 여러 모델들을 올려두고 옵션에서 모델을 선택하게 하는 경우도 있으니 헷갈리지 말 것.
그렇게 해서 구매하면 별 문제 없을 듯 싶다.
다만 알리 익스프레스 화면이 참 중국스럽다. 뭐랄까. 책도 글간, 줄간에 따라 가독성이 좋은 책이 있듯이, 참 보기 싫게 다닥다닥 붙여서 리스트해주니 보기가 참 싫을 정도다. 게다가 중국 특유의 지저분함도 사이트에서 잘 보이고. 뭐 덕지덕지. 게다가 검색하면 검색 정확도도 떨어져서 내가 원하는 제품을 빨리 찾는 데에 시간이 좀 걸린다. 비슷비슷한 제품도 워낙 많고 말이지. 고로 나름 이용해보고 정리한 가이드다. 도움이 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