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맛집

서촌 가성비 좋은 캐쥬얼 이탈리안 레스토랑 @ 라 파리나

단테(Dante) 2023. 12. 28. 18:30

크리스마스라 캐치 테이블로 예약하고 서촌 라 파리나 방문. 알고 간 건 아니고, 광화문 근처 어디가 좋을까 캐치테이블에서 검색하다가 크리스마스 런치인데, 가격 괜찮고 해서 예약했다. 원래는 다른 데 예약하려고 했는데, 당일 예약은 전화로만 된다고 해서 당일 예약이 가능한 '라 파리나' 선택. 크리스마스 당일 눈은 안 내렸지만 며칠 전 내린 눈으로 만든 눈사람 귀를 베이글로 만들어뒀네. '라 파리나' 1층이 베이커리 카페라 그리 해 놓은 듯.

1층에서 2층 올라가는 계단 쪽에 있는 전신 거울. 올해 처음 폴로 코트 꺼내 입었다. 몇 년이 되었지만 정말 잘 입고 다니는 코트. 1층은 베이커리 카페, 2층은 캐쥬얼 이탈리안 레스토랑. 보니까 인스타그램도 두 개 따로 운영하더라.

2층은 이미 예약한 이들의 식기가 셋팅되어 있었고, 1시 30분에 예약했지만 10분 정도 일찍 도착했는데 우리 뒤에 한 테이블 제외하고는 없더라. '라 프리나' 네온 사인이 있는 데가 주방.

포크 4개,스푼 4개, 칼 2개. 바깥쪽부터 사용하면 된다.

1시 30분부터 시작이라 기다리면서 찍 사진. 맨날 셀카만 찍다가 이렇게 찍어주니 좋네. 겨울 수트 중에 이 날은 드라고 스카이폴 180수 브라운 수트를 입고 나왔다. 안에는 블랙 캐시미어 터틀넥. 나는 클래식 정장이라고 하더라도 너무 클래식하게 입는 것보다 조금은 편하게 입는 걸 선호한다. 이 원단 정말 강추하는 원단이라 유어오운핏 고객들 중에서도 내 말 믿고 해입은 이들 더러 있다. 다 만족하지. 지금도 같은 색 제작하고 있는 것도 있고.

마리네이드한 생선 구이, 생선뼈를 우려낸 데미글라스소스와 수비드한 감자튀김, 그릴드한 아스파라거스를 곁들인 에피타이저. 마리네이드한, 수비드한, 그릴드한. 풀어쓰면 좀 길어지니 이렇게 쓰는 건 이해하지만 굳이 이렇게 표현하지 않아도 되는데 있어보여서 이렇게 표현한 건가? 뭐 나는 미식가가 아니라서 내 맛의 표현은 심플하다. 엄청 맛있다, 맛있다, 괜찮다, 별로다, 맛없다 요 정도. 그래도 5단계로 구분한다.  데미글라스소스 맛있다.

벌집양과 야채, 병아리콩, 토마토소로 맛을 낸 매콤한 스프. 이게 스프였어? 청국장인줄. ㅎ 일단 개인적으로 토마토소스는 그닥 선호하지 않는지라 내겐 별로였지만 빵에 묻혀 먹으니 그래도 맛있게 먹을 수 있었던. 확실히 나는 토마토랑 안 맞아. 토마토는 그냥 썰어서 설탕 뿌려 먹어야 맛있음. 초딩 입맛.

까포나타와 스트라챠텔라 치즈, 바질페스토, 피스타치오를 곁들인 샐러드라고 하더라. 1시 30분 예약이라 점심도 못 먹고 간 건데, 조금씩 나오니까 나오자마자 폭풍 흡입. 내용물이 뭔지도 몰라. 그냥 먹기 바빠. ㅎ 배고픈 거는 잘 못 참는 성격이라. 나오면 바로 바로 비워버림.

그릴드한 클래식 라자냐. 개인적으로 라자냐는 그닥 선호하지도 않아서 그런지, 그냥 쏘쏘. 나는 뭐 이탈리안 음식 자체가 나랑은 잘 안 맞아. 그래도 맛있게 먹긴 했다. 그렇다고 맛있다 정도는 아니고 괜찮네 정도.

웨에이징한 한우 채끝 스테이크 그릴드한 야채와 데미글라스 소스, 씨겨자로 맛을 낸 스테이크. 나는 미디엄. 가성비가 좋은 대신에 전반적으로 음식 양이 적다. 여자들은 모르겠지만 남자에겐 좀 적은 양이란 생각. 물론 코스 다 먹고 나면 배는 차긴 하지만 와 배불리 먹었다, 배터지겠다 정도는 아니라서. 그래도 크리스마스 저녁은 늦게 먹었다. 코스 요리가 1시간 정도 걸려서 천천히 나오다 보니 결국 2-3시 되어서 점심을 다 먹은 거다 보니 그런 듯.

디저트는 티라미수랑 커피 또는 캐모마일 티인데, 커피 시켰더니 양 많다. 물론 나는 아메리카노 잘 안 마시긴 하지만, 선택지가 없다 보니 커피 시킨 건데, 티라미수는 맛있더라. 이런 게 내 스타일. 달달하니. ㅎ 


원래 나는 무슨 날 이런 거 잘 안 챙긴다. 어떤 숫자에 의미를 부여하고 그런 게 부질없다는 생각이기도 했고, 무슨 날 챙기다 보면 사람만 많고, 다 비싸고 해서 반대로 평일날 노는 게 개이득이라 생각해서다. 그래도 올해는 뭔가 의미 부여도 하고 싶었고 서촌도 둘러보고 교보문고도 가고 싶어서, 서촌에 있는 음식점 검색하다 예약한 거였는데, 만족스러워서 기분이 좋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