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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독서

무소유

무소유
법정스님 지음/범우사

이 책을 알게된 것은 오래전이다.
내가 아는 사람 중에서 내가 좋아했던 형이 있었다.
이름은 허태령! 그 형이 예전에 이 책을 읽어보라고 했던 기억이 생각난다.
무소유. 무소유라... 그 형은 이 책에 적힌 것처럼 살고 싶단다.
그 형을 생각하면서 읽었다.

이 책은 수필이다. 법정 스님이 쓴 수필이다.
그렇다고 불경에 대해서 얘기를 하는 책이 아니다.
그렇다고 가볍게 읽을 책이 아니다.
뭔가를 느낄 수 있는 책이다.
자신이 걸어오면서 겪었던 일화들을 토대로 생각을 적은 책이다.

사실 이 정도의 책이라면 나도 적을 수 있을 건데 하는 생각을 많이 한다.
허나, 아직 나는 내 자신을 남들에게 드러낼만큼의 객관적인 기준에서의
위치에 오르지 않았다. 그래서 못 적는다.
단지 조금씩 조금씩 컬럼 형식으로 적긴 하지만...

다음은 책에서 인용한 것과(- 다음 부분) 내가 생각한 것(: 다음 부분)을 정리한 것이다.

- 누가 나를 추켜세운다고 해서 우쭐댈 것도 없고 헐뜯는다고 해서 화를 낼 일도 못된다. 그건 모두가 한쪽만을 보고 성급하게 판단한 오해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내가 지금 어떻게 살고 있느냐에 달린 것이다. 실상은 말밖에 있는 것이고 진리는 누가 뭐라 하건 흔들리지 않는다. 온전한 이해는 그 어떤 관념에서가 아니라 지혜의 눈을 통해서만 가능할 것이다.

: 이 부분은 굉장히 중요하다. 보이는 것에 대해서 사람들은 반응을 하게 되고 자기가 보고 싶은 현실만 보게 된다는 것을 내포하는 말이다. 또한 말의 중요성 또한 함축하고 있다. 말은 단지 표현에 지나지 않는 것인데, 진실은 숨겨져 있을 수도 있는데, 단지 겉으로 드러난 것만 보고 오해를 하게 된다.

- 너그러울 때는 온 세상을 다 받아들이다가 한번 옹졸해지면 바늘 하나 꽂을 여유조차 없다. 그러한 마음을 돌이키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마음에 따르지 말고 마음의 주인이 되라고 옛사람들은 말한 것이다.

: 마음을 다스리는 것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세상을 사는 데서 가장 어려운 것이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긴 하지만, 마음을 잘 다스리면 어떠한 경우에서든지 희망적이고 낙관적으로 되기에 인생 살이에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 책이란 한낱 지식의 매개체에 불과한 것, 거기에서 얻는 것은 복잡한 분별이다. 그 분별이 무분별의 지혜로 심화되려면 자기 응시의 여과 과정이 있어야 한다.

: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법정 스님의 말은 지식이라는 것이 많으면 많을 수록 더욱 분별력을 가지고 이리 저리 이게 뭘까 생각하게 된다는 것이다.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지 않고 멀리서 저게 뭘까 하는 분별력만 늘인다는 것이다. 이러한 복잡한 분별을 무분별의 지혜로 승화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 해탈이란 온갖 얽힘으로부터 벗어난 자유자재의 경지를 말한다. 그런데 그 얽힘의 원인은 다른 데 있지 않고 집착에 있는 것이다.

: 소유에 대한 원인을 드러낸 부분이 아닐까 생각한다. 집착에서 벗어나라는 것. 이 세상에 나왔을 때나 이 세상을 떠날 때 우리는 가지고 가는 것이 없다. 단지 현재의 순간에서 집착으로 기인한다는 것이다.

- 사람이 타인에게 영향을 끼치는 것은 지식이나 말에 의해서가 아니다. 이러한 것들은 행동에 비할 바가 못 된다.

: 굉장히 좋아하는 말이 나왔다. 난 말 뿐인 사람을 굉장히 싫어한다. 어려울 때 옆에서 이렇게 하면 되지 하면서 쉽게 얘기하는 사람들 물론 그런 말들 중에 정확한 해답을 주는 사람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그냥 쉽게 얘기한다. 자기도 못 하면서... 일도 마찬가지다. 처리하면 되지... 그럼 난 그런다. 해 봐! 말보다는 행동이다. 물론 행동 이전에 나름대로 분석을 잘 해야 하겠지만...

- 얼마만큼 많이 알고 있느냐는 것은 대단한 일이 못 된다. 아는 것을 어떻게 살리고 있느냐가 중요하다.

: 이건 실리주의다. 맞는 말이다. 허나, 사람들은 그렇게 하지 못한다. 나 또한 때로는 아는 것을 살리는 것이 아니라 많이 알려고 한다. 이 얘기는 쉽게 얘기해서 아는 지식을 활용해서 돈을 벌어라는 얘기 아닌가? 물론 책에서 드러내고자 하는 것은 다른 얘기지만 난 그렇게 들린다. 기술? 기술도 적절한 때에 쓰여서 돈이 되야 기술이다. 난 현실주의자요 실리주의자다.

- 본질적으로 내 소유란 있을 수 없다. 내가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온 물건이 아닌 바에야 내 것이란 없다. 어떤 인연으로 해서 내게 왔다가 그 인연이 다하면 가 버린 것이다. 더 극단적으로 말한다면, 나의 실체도 없는데 그밖에 내 소유가 어디 있겠는가. 그저 한동안 내가 맡아 있을 뿐이다. 本來無一物

: 무소유의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다. 허나, 세상 살이라는 게 그런 마음을 갖도록 쉽지가 않은 게 사실이다. 그건 바로 사람들의 욕심이라는 것(여기서는 집착이라고 한다.) 때문이 아닐까 한다. 또한 상대적인 비교를 통해서 느끼는 감정등도 이유가 될 수 있다. 그래서 중들은 출가를 한다. 아예 속세를 떠나 자연과 더불어 산다고 한다. 그러한 것은 다 이런 이유 때문이 아닐까 한다. 속세에 물들지 않기 위해서...

- 죽음이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은 영원한 이별이기에 앞서, 단 하나뿐인 목숨을 여의는 일이기 때문이다. 생명은 그 자체가 존귀한 목적이다. 따라서 생명을 수단으로 다룰 때 그것은 돌이킬 수 없는 악이다. 그 어떤 대의 명분에서일지라도 전쟁이 용서 못할 악인 것은 하나뿐인 목숨을 서로가 아무런 가책도 없이 마구 죽이고 있기 때문이다.

: 명확하게 해석이 된다. 난 개인적으로 히틀러를 존경한다. 물론 그가 했던 행동들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지만, 다른 사람들이 보지 못한 이면적인 부분을 보려고 노력했고 그의 뛰어난 능력들을 난 좋아했었다. 허나, 그가 지금 현재 비난받는 자가 된 것은 바로 위의 이유가 아닐까 생각한다. 나름대로 이유는 알고 있었지만 표현을 깔끔하게 처리하지 못했는데, 다음부터는 위의 것을 자주 인용해야 할 것 같다.

- 많은 종교가 존재하고 있는 한 어떤 종교이든지 그 나름의 독자적인 상징을 필요로 한다. 그러나 그 상징이 맹목적인 숭배물로 되거나 혹은 다른 종교에 대해 우월을 증명하는 도구로 쓰인다면 그것은 무의미하다. 모든 오해는 이해 이전의 상태이다. 따라서 올바른 비판은 올바른 인식을 통해서만 내려질 수 있다.

: 집안이 기독교라서 집에서 자꾸 교회가라고 하면 잘 써먹길 바란다. 물론 나는 기독교 집안이다. 독실한 크리스챤 집안이지만 난 종교를 가지고 있지 않다. 내 블로그에서도 분명히 밝혔듯이 모든 종교는 하나로 통한다. 전하고저 하는 뜻은 같다. 그래서 난 신이라는 존재는 믿되, 종교는 선택하지 않는다.

좋은 책이었다. 그렇게 많은 느낌을 받지는 못했다. 이유는 모르겠다.
너무 나 자신이 현실주의자이고, 실리주의자라서 그런지는 모르겠어도
적어도 나는 그렇게 살고 싶지 않다.

인간의 세계에 물질과 정신 두 세계가 있다면
난 그 두 세계를 다 누리고 살고 싶다.
단지 정신 세계만을 강조하면서 살고 싶지 않다.
동전에 앞면이 있으면 이면이 있듯이
정신 세계가 있으면 물질 세계도 있는 것이다.
난 그 어느 것에 경중을 두고 싶지 않다.

법정 스님이 하고저 하는 말을 잘 이해하고
나름대로 생각도 했지만 적어도 나는 어쩔 수 없는 놈인 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난 물질과 정신 두 가지에 경중을 두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서 그런지 이 책이 나에게는 그렇게 도움이 되지는 않았던 거 같다.
나의 가치관에 변화가 생길 줄 알았는데, 그런 것은 없었다.
단지 한 번 생각해볼 기회를 준 것 밖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