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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영화

변호인: 故 노무현 대통령이 그리워지는 영화


나의 3,324번째 영화. 정말 보고 싶었던 영화인데 이제서야 봤다. ㅠㅠ 너무 보고 싶어서 동생이랑 심야에 보러 갔다. 지난 달은 너무 바빠서 시간이 안 났고, 이번 달 조금 숨 돌리고 나서 보게 되었다. 본 다음에 바로 리뷰를 못 적었던 이유는 아무래도 <변호인>이 실화를 기반으로 한 영화다 보니 어디까지가 사실인지를 찾아볼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근데 쉽게 나오네. 어느 분이 아주 자알 정리를 해놓으셔서 말이다. 그래서 어디까지가 사실인지 여부에 대해서는 다음의 링크 주소로 대신한다.(네이버에도 제대로 된 블로거가 있긴 있구나~)


보통 실화 기반이라고 하면 찾아보고 정리할텐데 정리를 너무 잘 해둔 포스팅이 있어서 이건 생략한다. 내가 정리해도 저 정도 정리할 자신 읍써~ 뭐 하나의 사실을 두고도 그 사실을 바라보는 사람에 따라 해석의 차이는 생기기 마련이다. 소수보다는 다수가 이렇다고 하여 이렇게 해석하는 게 맞다고 할 순 없다. 또한 누구나 다 실수는 하기 마련이기에(완벽한 사람 없으니) 상대의 실수를 갖고 꼬투리 잡기 식으로 늘어지면 더이상의 대화가 진행되기는 힘들다. 그러나 故 노무현 대통령을 좋게 바라보는 건 그는 진정성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약자를 위한, 국민을 위한, 국가를 위한 진정성.


당신이 그립습니다


<변호인>을 통해 엿본 그의 과거를 보면서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다. 말은 쉽게 내뱉어도 그걸 행동으로 지켜나가고, 어떤 어려운 장벽에 부딪혀도 물러섬이 없는 모습을 보니 말이다. 그도 인간이기에 혼자서 많은 고뇌를 했을 거라 본다. 그러나 그는 뚝심있게 자신이 믿는 바를 행동으로 옮겼다. 현실의 높은 장벽 앞에서 무너지는 사람들 나는 많이 봤다. 돈 벌면서 변하는 경우도 많이 봤다. 故 노무현 대통령이 속물 변호사가 되었던 건 그만큼 어린 시절 가난했던 기억 때문이었을 뿐이다. 세상에 관심이 없었기에 알 수가 없었던 것일 뿐이다.

부림사건을 계기로 자신이 기존에는 알지 못했던 걸 알게 되었고, 알고 나서는 행동을 바꿨다. 아니 인생 진로를 바꿨다.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현실과 타협하는 경우도 많고, 알면서도 자신의 이익 때문에 못 본 척 하는 경우도 많은데, 그는 달랐다. 이러니 존경할 수 밖에. 故 노무현 대통령 이후, 당선되는 대통령들 보면서 나는 정치에는 관심을 끊었다. 관심을 가져봐야 화만 날 뿐이니. 그냥 관심을 끊은 거다. 아직 우리나라는 국민들 수준이 여기까지라는 생각 밖에는. 누굴 탓할 수 있을까.

언젠가는 바뀌겠지. 다만 지금이 아닐 뿐인 게 아쉬울 따름이고.



<더 지니어스> 시즌2에 출연한 유정현이 넬슨 만델라 대통령이 한 말이라면서 했던 얘기가 있다.

"용서는 하되, 잊지는 말자"

그러나 나는 그렇게 못 하겠다. 선한 사람들이 이렇게 생각하니까 악한 사람들은 이를 이용하는 거 아닌가? 나는 선한 사람이 되고 싶은 생각이 없다. 악한 사람에게 더욱 악랄하게 대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래서 용서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 꼭 돌려줘야 한다. 배로. 꼭. 근데 난 힘이 없는 게 아쉬울 따름이다. 아직까지도 정치인들 중에는 못쓸 짓만 골라 하면서 자기 잇속이나 챙기는 이들 얼마나 많냐고. 그런 이들은 왜 그렇게 사는데? 우리가 그들에게 힘을 보여줄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은 선거 밖에 없다. 항상 그렇게 생각하면서 살아왔는데 故 노무현 대통령 이후 여전하네 그려. 에혀.


2014년 첫 천만 관객 돌파 영화



이런 거 보면서 영화의 힘은 참 크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영화들이 많이 나와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런 영화 만들면 제작자도 뿌듯, 배우들도 뿌듯, 관객들은 뭉클할 거 아닌가. 역대 기록 다 갈아치워버려라. 영상에서는 조민기가 하는 말이 참 인상 깊네. <변호인> 개봉한 후에 어디서 봤는지 기억은 안 나는데, <변호인> 단체 예매했다가 상영 시간 얼마 안 남겨두고 예매 취소한 사태가 있었단다. 참 하는 짓거리 보면 상상을 초월해. 일반 상식으로는 도무지 상상하기 힘든 일들 창의적으로 잘 한단 말이야? 근데 그런 창의성을 갖고 있으면서도 대세는 못 읽나 보지? 우산으로 비는 막을 수 있어도 태풍은 막지 못해.


예고편



이라면 안 되는 거잖아요.
포기 안합니다. 절대 포기 안합니다.
무죄면 무죄판결 받아내야죠. 그게 내 일입니다.
대한민국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국가란 국민입니다.


영화를 안 본 사람들은 모르겠지만, 마지막에 보면 마치 <죽은 시인의 사회>와 비슷한 장면이 나온다. 근데 실화다. 이러니 더 감동적일 수 밖에. 아직 안 본 사람 있으면 꼭 보길 권한다. 내겐 10점 만점의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