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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영화

이브의 모든 것: 욕망을 달성하기 위한 그녀의 노력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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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3,580번째 영화. 개인 평점은 6점. 1951년 아카데미 수상작이다. 고전 명작이라고 하는데, 그닥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 지루하고 재미가 없다. 영화를 꼭 재미로만 보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이 영화가 뭔가 가슴에 남는 울림을 주는 그런 영화는 아니니까. 

#1
<이브의 모든 것>을 언급할 때 항상 빠지지 않는 게 주인공 마고 역을 맡은 베티 데이비스의 연기력인데, 사실 나는 이 영화를 보기 전까지는 베티 데이비스란 배우에 대해서 몰랐다. 그래도 나름 고전 영화를 좀 봤다고 하는 데도 그렇다. 필모를 살펴봤더니 정말 신기하게도 그녀가 출연하는 그 어떤 영화도 본 적이 없다. 이런 경우가 드문 게 시대가 어떠하든 간에 이름 꽤나 날린 배우라고 하면 작품 활동을 많이 했을 것이고, 유명한 영화의 조연이나 단역이라도 나왔을 법한데, 베티 데이비스가 출연하는 영화에서는 없었다는 거. 물론 유명한 작품이 있는데 내가 못 본 거겠지만, 나에게 이런 경우는 드문 일이다.

연기 잘 한다. 왜 그렇게 생각하냐면, 영화를 보는 내내 베티 데이비스가 맡은 마고를 보면서 짜증 났으니까. 짜증 유발자. 옆에 있는 사람 상당히 피곤하게 만드는 그런 인물. 그래서 이 영화 한달음에 보지 못했다. 짜증도 나고, 재미도 별로 없고, 1950년작인데도 불구하고 130분이 넘는 러닝 타임 때문에 말이다. 여튼 그 정도로 나에게 짜증을 유발했으니 연기를 잘 한 거라 봐야겠지. 그런데 외모는? 음. 좀 못 생긴 편이다. 아니. 심술 궂게 생겼다. 불독? 

#2
<이브의 모든 것>에서는 여주인공이 둘이다. 베티 데이비스가 맡은 마고 역 외에 영화 제목에도 나오는 이브 역. 당대 스타였던 마고와 같은 인물이 되기 위해 아닌 척 하면서 치밀하게 마고의 위치에 오른다. 영화에서는 큰 임팩트 없이 담담하게 전개시켜 나가고는 있지만, 연예계가 좀 그런 면이 있다. 이브와 같이 뜰려고 발악을 하는 이들이 많다는 얘기. 그러다 보니 일반인들의 생각으로는 상상하기 힘든 일들도 많이 벌어진다. 정말 드러워도 많이 드러운 세계. 그나마 지금은 많은 게 공개가 되고 투명화가 되어 예전 같지는 않겠지만 예전에는 참. 여튼 그래서 나는 연예인들 그닥 좋아하지 않는다. 보이는 이미지와 다른 이들도 많고. 항상 좋은 이미지만 보이려고 하는 지라 그게 그 사람의 실체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당신이 만약 연예인이고 카메라가 내 눈 앞에서 나를 찍고 있다고 생각해봐라. 거기서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하는 건 당연하겠지. 고로 그게 그 사람의 실제는 아니란 얘기다.

#3
참고로 이 영화에 마릴린 먼로 나온다. 그녀가 맡은 영화 속 캐릭터도 좋은 말로는 백치미 나쁜 말로는 얼빵한 그런 역이었다. 다만 마릴린 먼로의 유명작들을 본 내가 보기에 뜨기 이전에 조연으로 나왔던 거라 그런 지 상당히 날씬하면서 이쁘게 나온 듯. 

#4
남들이 고전이라 하고 어느 누가 명작이라고 하더라도 내가 볼 때 아니다 싶으면 아닌 거다. 남들이 그런다 하여 명작이라고 칭할 이유 없다. 그렇다고 그들이 명작이라고 칭하는 게 잘못이라는 것도 아니고 내가 별로라고 잘못이라는 것도 아니다. 원래 예술이라는 영역이 답이 없다. 보고 느끼면 그것으로 족한 것일 뿐. 그래서 예술에서 어떠한 해석이라는 건 자유로울 수 밖에 없는 거다. 어느 누가 이렇게 얘기했다고 그걸 앵무새처럼 반복하는 이들이 참 한심할 따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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