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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해외

중국 항저우 송성테마파크 1편: 공포 여인숙 - 색다른 공포 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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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 많아서 한 번에 다 올리기는 그렇고 해서 여러 편으로 나눠서 올린다. 중국 항저우에 있을 때, 하루 시간 내어 오전에 가서 오후에 나왔으니 반나절 이상을 둘러본 송성테마파크. 가 볼 만하다고 얘기할 수 있겠다. 유적지를 좋아하는 나라 항저우라 하면 우리나라 임시정부도 있는데 왜 여기를 갔느냐? 임시정부는 상하이에서 가봤기도 했지만 의미를 떠나 사실 볼 게 너무 없어. 그래서 지나가는 길에 들리려고 했는데 시간이 안 되어 지나치기만 했다. 

#1
송성테마파크는 남송 시대의 모습을 구현한 테마파크다. 처음에는 한국민속촌 같은 곳인가 보다 싶었지만 아님. 전혀 분위기 틀림. 송성그룹이라는 데서 만들었는데, 들어가보면 뭐 구경할 거나 즐길 게 없는 건 아니다만 너무 돈벌려고 하는 티가 나긴 하더라고. 왜 그런 지는 차차 얘기하기로 하고, 그래도 가 볼 만하다고 얘기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지 않겠어?

#2
송성테마파크까지는 지하철이 없다. 그래서 지하철에서 내려서 버스를 타든 택시를 타든 해야 한다. 미리 택시비가 어느 정도 되는지는 고덕지도 앱을 이용하든지 정보를 알아두고 가는 게 좋겠다. 왜냐면 내 경우에 택시비를 비싸게 부르더라고. 40원(6,800원 정도) 나온다. 어느 역에서 내려야 하느냐는 건 지도 보고 찾아보길. 나는 Jinjiang 역에 내려서 D 출구로 나와서 택시를 잡았으니 참고하고.

#3
택시 에피소드

택시 오길래 탔다. "니하오" 인사부터 하고 아이폰으로 주소 보여줬다. "宋城换票地址:杭州市之江路148号". 보통 택시 기사들 중에 나이 자신 분들이 계시기 때문에 확대해서 보여주는 게 좋다. 일단 출발한다. 출발하면서 나보고 60위안 달라고 그런다. 물론 그런 뜻으로 얘기한 지는 모르겠다만, 그런 거 같더라. 내린다고 그랬다. 돈을 보여주면서 10위안 짜리 4개 보여주고 또는 1장 더 들어서 보여줬다. 내 나름 40-50위안 정도 거리라고 얘기한 거다. 뭐라 하는데 알아들을 수가 없다. "틴부동" 못 알아듣겠다는 얘기다. 근데 내 느낌에는 뭐 거기 가면 돌아올 때 어쩌고 저쩌고 하는 거 같다. "커이? 부커이?"(돼? 안 돼?) 안 되면 내리려고 했다. 그러니 미터기를 가리킨다. 미터기 찍었는데 이러면 우짜냐 뭐 그런 뜻인 듯. 영어로 얘기해도 못 알아듣는데 중국인들은 영어로 얘기하면 당황하지 않고 중국말로 뭐라 뭐라 한다. 대단한 사람들. 내리는 시늉을 했다. 그러니 포기한 듯. 도착하니 미터 요금으로 40위안 딱 나오더라. 40위안 주니까 고개 절래 절래. 근데 송성테마파크 갈 때는 그렇게 추가로 돈을 더 얹어주는 거라는 얘기를 나는 들은 바 없다. 그래서 그랬던 거다. 들었다면 내가 안 그랬겠지.

송성테마파크 가는 도중에 뭐라 뭐라 계속 하길래 나는 계속 "틴부동"만 외쳤다. 근데 계속 뭐라 하는데 그게 요금 때문이 아닌 듯 하여 번역 앱 이용해서 들어보고 했는데 번역 앱 개판이다. 번역해도 뭔 말인지 알아들을 수가 없다. 아니면 택시 기사가 발음을 잘못했든지. 근데 그럴 수 없는 게 발음을 잘못했으면 거기에 인식된 한문을 보고 다시 말을 했겠지. 대충 파악해보면 송성테마파크 말고 시후를 가라고 하는 거 같다. 그리고 차(Tea)가 끝내준다고 하는 거 같다. 그러면서 위치를 가리키는 듯. 그러면서 거기 갈래 했던 거 같다. 처음에 멋도 모르고 고개 끄덕였다가 그 쪽으로 차를 돌리는 듯하여 송성테마파크 가라고 했다. 거긴 나중에 간다고. 이 모든 걸 바디 랭귀지로 전달한다고 생각해봐라. 상황 웃길 거다. 언젠가 영상 찍어서 보여주마. 다음 번에 들어갈 때. ㅋㅋ 중국어 아는 애들은 그 영상 보면 나더러 저 병신 그러겠지. 그래도 상관없다. 나는 중국어 배우고 싶은 생각 없다. 언어? 배우지 않아도 의사소통되는 날이 머지 않으리라 나는 본다. 그래서 공부 안 하는 거. 그냥 그 때 그 때 터득한 거 써먹는 정도로만. 그래도 당황하지 않고 대처하면 다 처리되게 되어 있어. 시간이 좀 걸릴 뿐이지. 나는 아프리카 가도 혼자 다닐 자신있다.

#4

여기 입구다.

여기 송성가무쇼가 유명하단다. 근데 우리나라 블로그에 보면 세계 3대 쇼라고 그러던데 나는 그거 보고서 의아했다. 3대 쇼라고? 그거 누가 그러든? 뭐 그런 생각. 예전에 어렸을 적에 사업했을 때가 생각난다. 그 때 어떤 회사를 방문했는데, 거기에 어떤 여자애 보고 플래쉬(당시에는 플래쉬 버전이 3.0으로 쓰는 사람이 거의 없었고 잘 쓰는 사람은 정말 드물었던 시절이었다.) 세계 10위 내에 들어간다고 그러더라고. 어 그래? 나 어이가 없었다. 그래서 물었다. 그 순위 어디서 매긴 건가요? 그랬더니 하는 소리가 다들 그렇게 알고 있대. 그래서 그랬다. 아 그러시냐고. 저는 이 분야 세계 1위입니다. 다들 알고 있는데? 그랬지. 세계 3대 쇼라는 말은 푸켓에서도 들었다. 대부분 관광지의 쇼를 그렇게 표현하는 듯 싶더라고. 마케팅, 홍보의 일종이지. 난 그런 거 안 믿는다. 세계 3대 쇼라고 하는 걸 그래도 신뢰할 만한 데에서 어떠한 기준에서 했는지가 나와야 그래도 고개를 끄덕이지.

근데 가서 보니까 지네들이 그러는 거였어. 그렇게 표시가 되어 있더라고. 송성그룹이라는 회사가 테마파크로 수익을 내는 회사잖아. 얘네들 안내서를 보면 말이야. 송성테마파크 옆에 보면 지네들이 운영하는 호텔이 있어요. 근데 그걸 뭐라 했냐면 항저우 송성 제일세계 호텔이더라고. 웃기잖아. 5성급이라고 하니 그 정도는 되겠지만 말이지. 그래서 세계 3대 쇼인지 여부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 내가 수많은 쇼를 다 본 게 아니니까 말이지. 원래 중국인들이 허세가 심해. 그러다 보니 뻥도 심한 거 같다는 생각이란 말이지. 그래서 중국에서는 거래할 때 신뢰가 중요하다고. 온라인에서 몰을 운영한다고 해도 신뢰가 중요해. 우리나라는 그래도 기본적인 국민성이 그렇게 남을 속이고 그렇지는 않거든. 그래서 우리가 뭐 쇼핑몰 이용할 때 명시된 바를 대부분 신뢰하곤 하지.(물론 나같은 인간은 포장이 너무 많이 들어갔네, 이건 거짓말이네 그런 걸 가리기도 하곤 하지만. 참 피곤하게 살지?) 중국은 워낙 속이는 게 많다 보니까 그렇지 않은 듯. 그런 걸 어느 정도 고려하고 봐야할 듯 싶어서 나는 별 기대는 안 했다.

입구에도 보안 요원이 서 있고 보안 검사하더라. 그렇다고 지하철역에서 하듯 하는 식은 아니고 지나칠 때 삐 소리나는 거 있잖아. 그거 통과하는 정도. 안에 들어가니 빨간 색 지붕 색이 강렬했다. 중국인들은 참 빨간색 좋아하는 듯. 원래 빨간색은 좌파, 파란색은 우파잖아. 그래서 한나라당, 새누리당이 파란색 쓰는 거고.

#5

매표소. 300위안, 310위안, 480위안 세 개로 나눠져 있다. 왜 이리 비싸냐면 입장료에 송성가무쇼 관람까지 포함되어 있는데, 좌석에 따라 가격이 틀린 거. 무난하게 나는 310위안 짜리 구매. 내가 볼 때는 480위안 짜리까지 살 필요는 없을 듯 싶다. 그렇다고 300위안을 사기 보다는 10원 차이 밖에 안 나니까 310위안 짜리가 무난하지 않을까 싶다.

구매한 표.

입구다. 송성테마파크는 한국민속촌 같이 내부 직원들이 다 옛날(남송 시대겠지?) 옷을 입고 있다. 전광판에 나와 있는 시간은 송성가무쇼인 천고정 공연의 시간이다. 2시, 7시 두 차례 공연하더라고. 내가 갔을 때는 말이지. 시즌이 다르면 달라질 지도 모른다.

#6
자 구경해볼까나. 일단 지도부터 확인해서 어떻게 구경할 건지 코스부터 정해야지. 입구에 서 있던 여자한테 물어봤거든. 지도같은 거 없냐고. 손가락 가리키는 데에 지도가 있더라.

이렇게 말이다. 그리고 안내서가 있는데 한국어도 있어. 오. 한국어로 안내해주는 데가 있는 곳은 처음 봤다.

근데 읽어보면 번역 어플을 돌려서 그런지 뭐랄까 부자연스러워. 게다가 리플렛이 마치 북한틱해. 세계 3대 쇼의 하나 송성 천고정. 쇼 하고 있네. 근데 이 쇼는 볼 만해.

자 여기서부터 시작하자.

#7
공포 여인숙

안내서에 지도가 나와 있어서 그거 챙겨보면서 갔다. 보니까 공포 여인숙이라고 소개되어 있더라. 여기 서 있던 여자애 이뻤는데 어디갔누. 

안에 들어가면 이렇다. 길 따라 가야 되는데 아마 줄을 서라고 그렇게 해둔 듯. 근데 내가 갔을 때는 사람이 없어서 빙빙 돌아서 가는 수고스러움을 안겨줬지. 중앙에 보면 절단된 신체 부위가 있는데 가까이 가서 보면 가짜라는 티가 팍팍 나. 하나도 안 무서움. 나는 공포 영화도 안 보는 이유가 무서워서가 아니라 안 무서워서거든. 안 무서우니까 시시해서 안 보는 건데, 여기는 어떤 공포를 줄 수 있을까 상당히 궁금했지. 어릴 때 이후로는 이런 거 해본 적이 없으니 말이지.

끝까지 가니 기다리란다. 뭐라 하는데 영어로 얘기하니까 내 뒤에 있던 여자애가 영어로 설명을 해주네. 오~ 엄마랑 같이 온 애던데 영어가 가능한 대학생이었던 듯. 이쁘면 더욱 좋았을텐데. 이윽고 시간이 흘러 내가 올라가는 차례가 되었다. 보니까 10분? 15분 간격으로 입장하는 식이더라고. 2층으로 올라가면 됨.

올라가니까 어두컴컴한 방에 테이블이 있고, 테이블 중앙에 등이 몇 개 있더라. 게다가 의자 앞에는 헤드셋이 있고.

일단 자리에 앉아서 헤드셋 착용. 아마 헤드셋에서 음성 나오고 뭔 효과가 나오는 건가 보다 했지. 뭔가 시작하는 듯 한데 중국어로 나오니까 하나도 안 무서워. 뭔 얘긴지를 알아들을 수가 있어야지. 그리고 등이 꺼진다. 아무 것도 안 보여. 그 때 생각했지. 아마 4D 입체 상영관 같이 어떤 효과가 음성에 맞춰서 나오겠지. 처음에는 뚜벅뚜벅하는 소리와 문 여는 소리가 들리고 뭐 그렇다. 뭔가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아무 것도 안 보이니 음성에 집중하기 보다는 뭔가 나올 거야는 데에 집중하게 되더라고. 촉각에 신경을 집중했지.

뭐 그리 오래 하지는 않았던 거 같다. 그렇다고 너무 짧지도 않았던 거 같고. 얼굴에 바람이 불기도 하고, 다리 아래쪽에 뭐가 건드리기도 하고 그래. 그러나 전혀 무섭지는 않아. 다만 아무 것도 안 보이고 헤드셋에서 이런 저런 소리가 들리고 그러니 그런 거 때문에 괜히 무섭다고 느낄 수는 있을 지 모르겠다만 난 그런 거 별로 안 무서워해서 그냥 그렇더라 정도만 얘기한다. 나랑 같이 입장한 모녀도 비명을 지른다거나 하지도 않더라고. 그냥 뭐. 글쎄. 불 꺼져 있을 때는 두 손 꼭 잡고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이런 식의 공포 체험(?)은 처음 해보는 거라 신선하긴 했지. 무섭진 않았어도 말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