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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영화

M (1931)

포토
감독 프리츠 랑
개봉일 1931,독일
별점
date : Oct 02, 2005 / film count : 2398

M 하니까 마치 예전에 TV 드라마 M 이 생각난다.
혹시나 여기에서 모티브를 얻은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도 했었다.
그래서 이 영화를 보면서 주인공이 변성된 소리를 내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했는데...
아니었다. T.T

이 영화가 대단한 지는 모르겠다.
살인자를 찾는 과정이라는 면에서는 참 특이하다고 생각할 수는 있어도
1930년대 당시에 나온 히치콕 영화보다는 내용 면에서는 약하다고 생각이 된다.
미스테리라는 장르로 보기 힘든 것도 이러한 이유다.
다만 내가 이 영화에서 특이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어린이 연쇄살인범을 잡기 위해서 경찰 뿐만이 아니라 지하 조직까지 나섰다는 점이다.
결국 지하 조직에서 연쇄살인범을 잡고 마치 인민 재판식의 재판까지 하는 것을 보면
여기서 뭔가가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게는 했다.
그러나 잘 모르겠다. T.T

1930년대 시대적인 배경도 모르겠고,(영화가 독일 영화이다.)
그 당시의 영화 흐름도 모르겠고,
이게 좀 특별난 점이긴 한데, 감독이 무슨 생각을 갖고 만들었는지
아니면 그냥 재밌게 하기 위해서 만든 것인지 솔직히 난 모르겠다.
난 단지 1930년대에 미스테리라고 불릴 만한 영화를 봤다는 정도의 느낌만 갖고 있을 뿐...
그러나 영화 중반에 이미 살인범에 대해서 나오기 때문에
누가 살인범일까 하는 관심을 갖게 하는 요소는 없었다.
어찌 잡힐까에 관심이 돌아가게 마련이라...

영화로서의 의미가 뭔지는 나는 모른다.
그래서 재미가 덜 했는지도 모르겠다.
다만 상식선에서 볼만한 요소들이 없다면 재미와 감동이 있어야 하는데,
감동은 없고 재미는 좀 있는 편이라 그 정도의 점수 밖에는 줄 수 없다.

다음은 평론이다. 읽어보면 대부분 영화사 얘기인데 뭐 모르겠다. 난 영화학도가 아니다.

영화사에 길이 남는 걸작 가운데는 대중의 열광적인 호응을 받거나 비평가들의 극찬을 받은 경우가 많지만 그와 더불어 다음 세대의 영화에 끼친 영향력이  더 비중있게 다루어지는 경우도 있다.
  프리츠 랑의 <M>도 그러한 범주에 넣을 수 있는 작품이다. 30∼40년대 필름 누아르 감독들에게 <M>은 교과서와 같은 텍스트였고, 20년대말 유성영화가 갓 태어난 뒤 사운드를 영화 속에 어떻게 삽입할 것인가에 대해 우왕좌왕하고 있던 영화인들에게 <M>은 역시 모범적인 교본이었다.
  20년대와 30년대의 독일사회는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권위주의를 지향하는 풍조가 만연해 있었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가 반영된 작품이 바로 <M>이다.
  뒤셀도르프의 어린이 살해사건을 모델로 한 이 작품은 어린이 살해범 베케르트를 쫓는 경찰과 지하세계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랑은  이러한 이야기를 통하여 개인과 공동체의 관계에 대한 주제를 제시한다.
  근대적 의미의 공동체는 자손을 통해 영속되며 법과 같은 권위적 관리체제에 의해 유지되는데, 그러한 권위는 개인의 권리를 제한함으로써 생겨난다는 것이다. 그러나 끝없는 자유를 원하는 개인의 본능은 공동체와 권위에 대한 심대한 위협이 될 수도 있다.
  살인범 베케르트는 바로 그러한 위협의 상징적 존재인 것이다. 그러나 그는 동시에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 인물이다. 이러한  베케르트의 정체성 혼란, 즉 또다른 자아를 구현한랑의 기법들은 필름 누아르의 시각적 스타일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베케르트의 또다른 자아는 그림자나 거울 또는 유리창에 반영된 모습으로 나타난다. 그림자나 거울은 필름 누아르의 가장 지배적인 시각적 모티브 가운데 하나다.
  또한 랑은 베케르트의 개인적 혼란과 더불어 사회적 혼란도 이야기한다. 즉 베케르트를 추적하는 사회적 세력이 경찰과 지하세계로 이원화되어 있는 것이다. 랑은 이러한 두 집단의 장면들을 완벽한 대칭구조로 묘사하고 있다. 특히 두 집단의 베케르트 추적을 위한 회의 장면은 교차편집의 전형으로 꼽힌다.
  사운드기법은 오늘날에도 그 탁월함이 빛을 잃지 않고 있다. 랑은 사운드를 단순히 영상에 종속적인 것이 아닌, 대위법적인 관계로 파악했다.
  특히 경찰과 지하세계의 장면들은 그 유사한 구도에 반해 사운드를 통해 대립적 관계를 부각시키고 있다. 즉 두 집단이 살인범을 쫓는 과정에서 경찰은 시각적인 것(지도, 필적 등)에 치중하는 반면, 지하세계는 소리를 통해 베케르트를 붙잡는다. 맹인거지가 기억해낸 베케르트의 '페르귄트 조곡'의 휘파람소리는 청각적인 모티브로 기능하는 것이다. 그러나 랑의 가장 탁월한 사운드기법은 은유적 기법이다.
  소녀 엘시가 납치되었음을 알리는 장면은 어머니가 엘시를 애타게 부르는 목소리가 다음 장면인 텅빈 계단에서 울려퍼지며, 이어 엘시의 공이 공터로 굴러가는 장면으로 마무리된다.
  이처럼 랑은 사운드를 영상과 결합시켰을 때 그것이 만들어내는 은유적 효과에 대해 누구보다도 앞선 생각을 가진 감독이었다.
  이 작품이 지닌 또하나의 가치는 표현주의의 그림자를 안고 심리적 사실주의의 문을 열었다는 점이다. <M>을 영화사의 전환기에 가장 중요한  작품으로 기억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도 있는 것이다. <필자: 김지석/부산예술학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