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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영화

그랜 토리노: 인종을 넘어선 감동 휴머니즘


나의 2,803번째 영화. 실제로 보수주의자인 클린트 이스트우드지만 무엇이든 장단점이 있듯이 보수주의도 장단점이 있다. 옛 것의 소중함을 알고 가치를 부여한다는 점에서는 장점이지만 그로 인해 생길 수 있는 편견은 단점이듯이 말이다. 영화 속에서는 자신이 배역을 맡은 코왈스키가 그런 인물인데 인종에 대한 편견도 인간관계를 통해서 극복하고 오히려 자신의 유산을 물려줄 정도로 친해진다.


유산: 부의 세습 고리

영화 속에서 보면 코왈스키의 자식들이 나오는데 어쩌면 이 시대의 수많은 자식들을 대변해주는 모습이다. 나는 그런 모습을 보면 도무지 이해가 안 간다. 나는 그렇게 교육 받지 않았고 내 가족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내 가족은 그렇지 않지만 친가쪽 형제들은 그런 면이 강해서 별로 상종을 안 하고 살고 있다. 인간이 인간 같지 않으면 뭐? 그건 짐승이다. 난 생물학적으로 인간을 분류하지 않는다. 인간 같지 않으면 난 인간 취급 안 한다.

유산 받으려고 잘 보이려는 모습이 꼴불견이었다. 비록 부모가 돈이 많지는 않아도 있는 돈 공짜로 물려받는다는 그런 심보가 너무 보기 싫었다. 그렇다고 자기네들이 어렵게 사는 것도 아니면서 말이다. 자식이 정말 어렵게 살면 기본적인 생활을 할 수 있을 정도로만 도와줘야지 그 이상을 하면 항상 부모한테 기대기 마련이다. 자식 이기는 부모가 어디있을까? 그러니 당연히 그렇게 하면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도와준다. 그러니 결국 자식의 잘못이 더 크다고 본다.

자율 경쟁이라는 미명 하에 부의 세습의 고리를 끊지 않으면 계속해서 문제는 생기기 마련이다. 기본 베이스가 다른데 이를 극복한다는 게 그리 말처럼 쉽지 않으니 말이다. 최근 빌 게이츠나 워렌 버펫이 미국의 상속세 폐지에 반대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돈도 많지만 생각이 바른 그런 사람들이 많아져야 할텐데 그렇지 못한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내가 코왈스키라면 나도 그런 자식한테는 아무 것도 물려줄 게 없을 듯하다. 자식이 자식다워야 자식이지.


예상된 결말

사실 결말이 예상되었던 게 평점을 낮춘 요인이었다. 이 결말과 비슷한 스토리를 가진 만화인지 영화인지 소설인지는 모르겠지만 예상되는 결말이었던 지라 마지막 순간에 감동이 약간을 덜했던 게 아쉬웠다. 그래서 개인 평점 8점. 추천하는 영화이긴 하지만 개인적인 아쉬움 때문에 그렇다. 안 그랬으면 9점 정도는 됐을 텐데. 영화 보면서 예전에 <황야의 무법자>, <석양의 건맨> 시절의 총잡이 클린트 이스트우드 참 많이 늙었다는 생각이 든 영화였다.


그랜 토리노: Gran Torino


<그랜 토리노>에서 코왈스키가 아끼는 자동차. 영화에서는 코왈스키가 포드사에서 일한 것으로 되어 있는데 이 차는 포드에서 1972년에 생산된 그랜 토리노다. <분노의 질주: 더 오리지널>에서 악당의 행동대장 정도 되는 녀석이 튜닝해서 몰고 다니는 자동차도 이와 똑같은 1972년형 그랜 토리노. 아무리 옛 것이 좋다고 하지만 난 다자인이 그리 맘에 들지는 않는데... 매니아들은 다른가 보다. 영화에서는 타오라는 옆집 아이와 코왈스키가 인연을 맺게 해준 매개체 역할을 한다.


크리스토퍼 칼리: Christopher Carley


이 배우 어디서 봤다 싶었는데 <로스트 라이언즈>에서 대학생으로 나왔던 게 기억난다. 보통 내가 그렇게 기억하는 경우는 연기를 잘 하지 않으면 그리 기억하지 않는데 워낙 외모 자체가 내가 싫어하는 스타일인지라 쉽게 각인이 된 듯. 난 곱상하게 생긴 남자나 호모같이 생긴 남자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사람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 인상만 두고 얘기했을 때 말이다. <로스트 라이언즈>에서 발표하는 두 명의 대학생들에게 비판적인 질의를 했던 대학생으로 나왔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