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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 시대를 대표하는 예술가들과의 만남 그리고 생각해볼 만한 얘기


나의 3,142번째 영화. 보려고 생각해둔 영화가 아닌데 평점이 상당히 높길래 봤더니만 우디 앨런 감독이네? 음. 우디 앨런 식의 코미디를 그리 좋아하지는 않는데 칭찬 일색이길래(내용은 안 보고 제목만 본다. 영화 보기 전에는 내용 잘 안 읽어본다. 스포일러 있을까봐) 괜찮은가 보다 해서 봤는데 어우~ 상당히 괜찮다. 판타지인데 시대를 대표하는 예술가들이 대거 등장하고, 그들과 주고 받는 대화 속에서 우디 앨런의 위트가 엿보인다.

각본을 우디 앨런이 적었으니 대사들도 다 우디 앨런이 안 만들었겠냐고 근데 그 대사들 속에 위트가 있다니까. 예술가들의 작품명이나 작품 속에 나오는 문구들을 대사에 녹였다는 얘기지. 단순히 여기까지만이었다면 와~ 참 우디 앨런은 예술 분야에 대해 해박한 지식이 있구나하고 감탄하면서 재밌게 봤으니 평점 8점 이렇게 하고 말텐데 생각해볼 만한 메시지가 또 담겨 있네. 그걸 진중하게 풀어내지 않고 그답게 재밌게 위트있게 풀어내더란 얘기지. 그래서 개인 평점 9점 준다.


누구나 최고의 황금기는 바로 지금

<미드나잇 인 파리>를 처음에 나는 로맨스가 섞인 코미디? 뭐 그렇게 생각했는데 꽤 들어볼 만한 메시지가 담겨 있었다. 내가 이런 거 좋아하지. 그런 거 없으면 9점 이상 되기가 힘들다고. 아~ 감동이 남다르면 9점 이상까지 가긴 하는구나. 여튼. <미드나잇 인 파리>에서 주는 메시지는 이거다. 누구나 최고의 황금기는 바로 지금이니 상황을 탓하거나 시대를 탓하지 말고 지금 최선을 다해라는 거. 어차피 상황이 달라진다 해도, 시대가 바뀐다 해도 사람은 그 상황, 그 시대 만족하지 못하는 법이니까. 근데 이 메시지를 진지하게 풀어내지 않고 아주 위트있게 재치있게 풀어내고 있다.

<미드나잇 인 파리>란 영화는 타임 트래블을 소재로 한 영화다. 시대를 뛰어넘는 여행을 한다는 얘기지. 이 정도만 들으면 아마 과거로 가서 시대를 대표하는 유명한 예술가들을 만나겠거니 예상할테다. 거기까지만. 나는 스포일러 쓰고 싶지 않으니까. 근데 보면 알겠지만 그렇게 스토리가 단순하지는 않다. 게다가 내가 방금 얘기한 <미드나잇 인 파리>에서 주는 메시지는 영화를 재미나게 보다 보면 어느 순간에 저절로 드러나게 된다. 그리 묵직하게 전하지 않고 가볍게 전해주는데 그렇다고 흘려버리기는 어려운 그런. 이렇게 만들기 쉽지 않을텐데 하는 생각 많이 했다.

그럼 그렇지. 그러니 각본상을 휩쓸었구랴~ 제84회 아카데미 시상식 각본상, 제69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 각본상, 제64회 미국 작가 조합상 각본상, 제17회 크리틱스 초이스 시상식 각본상. 그럴 만허다! 인정~!


영화에 등장하는 수많은 예술가들

솔직히 나 걱정했다. 한 두명도 아니고 또 내가 예술 분야는 약하다 보니 언제 다 찾아낼까 해서 말이다. 사실 별로 관심이 없는 분야인지라 그냥 넘어가려고 했었지만. ^^; 그런데 네이버 리뷰 중에 기똥차게 정리한 글이 있어서 그걸로 대신한다. 그걸 봐라. 단! 스포일러가 있으니 영화 보고 난 다음에 보고 영화 다시 보면서 참조할 때 좋을 듯 싶다. 엄청 길다. 읽다가 지칠 수도 있으니 각오하고. 나는 정리할 자신이 읍따~! 여튼 이렇게 정리한 사람이 누군지 모르지만 네이버 이용자 중에서도 이런 사람이 있구나~ 정말 드문데. 네이버에는 이런 사람. 근데 리뷰 보니까 이게 그 사람의 유일한 리뷰다. 헐~ 게다가 덧글로 추가적인 정보 준 사람들은 리뷰 아래에 명시를 해뒀다. 이거 인터넷 문화에 대해서 정말 잘 아는 사람이네. 정리하는데 꽤나 고생했을 듯. 토닥토닥~ 누군지 모르지만 이거 보면 연락해라. 밥 사주꾸마. ^^;



안 맞으니까 헤어진다? 맞아~


<미드나잇 인 파리>에서 보면 오웬 윌슨이랑 레이첼 맥아담스가 결혼을 앞둔 연인으로 나오는데 마지막에 헤어진다. 윽~ 스포일러네. 에이씨~ 근데 헤어지는 과정이 매우 깔끔하다. 5분도 안 걸린다. 그 때 오웬 윌슨이 하는 대사가 이거다. 우린 안 맞는다. 딱 봐도 안 맞는 게 보여~ 안 맞는데 그럼 왜 결혼하려고 했을까? 이런 경우 정말 많다. 그러다 어영부영하다 보면 결혼하게 된다니까. 그래서 결혼맞춰가야 하는 게 아니라 기본적으로 노력하지 않아도 잘 맞는 사람을 찾아서 맞출 게 별로 없어야 하는 거다. 그리고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게 되는데. 딱 봐도 잘 맞지 않겠냐 싶다. 물론 그 전에는 서로 이성이라는 감정의 이끌림이 있어야만 하지만.



<미드나잇 인 파리>에서는 여자로 보이네, 마리옹 꼬띠아르


마리옹 꼬띠아르가 나온 전작들 중에서 내가 본 영화에서는 사실 마리옹 꼬띠아르 매력적이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별로 없다. 근데 <미드나잇 인 파리>에서는 꽤 매력적으로 나온다. 글쎄 나도 글을 쓰는 사람이다 보니(콘텐츠를 생산하는 사람이다 보니) 좀 다른 구석(?)이 있는 면이 있다. 혼자서 곰곰이 생각한다거나, 지적인 대화를 좋아한다거나, 천천히 구경하면서 음미하는 걸 즐긴다거나 뭐 그런 것들? 나만의 생각인가? ^^; 물론 동적인 면도 많지만 예전에 비해서 정적인 면이 많이 늘어간다고 할까? 나이가 들어서 그런가? ^^; 그래서 <미드나잇 인 파리>에서 나온 마리옹 꼬띠아르가 매력적으로 느껴졌는지도 모르겠다.


<미드나잇 인 파리>에 등장한 프랑스 영부인


몰랐다. 이 장면에서 프랑스어를 영어로 번역해 주던 가이드로 나온 배우. 카를라 브루니라는데 프랑스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 부인이란다. 헐~ 이탈리아 재벌 상속녀로 전직 베르사체, 아르마니 모델 출신. 키가 175cm! 기타도 잘 치고 노래도 잘 해 음반도 내고. 올~ 전혀 그렇게 안 보이던데. 어지간한 남자들 그냥 뭐 콧방귀 끼겠고만. 헐~ 여튼 깜짝 놀랐네.


예고편